동아시아의 근세
기시모토 미오 지음, 노영구 옮김 / 와이즈플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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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인을 읽다가 발견한 책이다. 동아시아의 근세라는 제목에 혹해서 책을 구매했다. 배송된 책을 보면서 "어?"라는 말을 했다. 왜 이리 얇은가라는 의문 때문이다. 그래도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있겠지라는 생각에 책을 열었다.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 근세로 말할 수 있는 시대를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 각자가 말하는 근세라는 것은 다르다는 저자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세를 규정하자면 근세의 특징을 무엇으로 잡아야할 것인가?


  물자와 사람의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고 빈번하다는 것을 그 특징으로 잡을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주제로 잡았던 물품들도 무역이 아니라면 그 중요성이 한것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주제는 가볍지 않다. 은이 어떻게 남미와 유럽, 중국, 한국, 일본을 아우르게 되었는지, 담배는, 그리고 고구마는, 무기는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그렇게 무지막지한 이동을 했는가를 살펴보다 보면 우리의 시선이 어느샌가 전지구적인 차원으로 확장된다. 이렇게 본다면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물자의 광활하고 빈번한 이동을 너무나 간략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이동만 말해도 쉽지 않을 것이며, 두 개 혹은 세 개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이동 또한 이 정도의 분량으로는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은을 들자면 은은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생산이 되고, 이것이 대량으로 생산되게 된 이야기는 일본에서만 보자면 전국 시대의 이야기, 채굴 기술의 발전과 같은 것들을 같이 이야기해햐 하며 그렇게 된다면 이 책의 두께는 한 주제만 가지고도 훨씬 더 두거워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은 학자로서의 성실성이 부족하던지, 아니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간략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 섰다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출판사에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든지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세계사를 움직인 다섯가지 힘이라는 책이 이러한 주제를 조금더 효과적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책을 보면서 코에이의 대항해 시대와 자꾸 겹쳐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여튼 왠지 속은 기분이 드는 것은 기분이 약간 거시기 하다. 오랫동안 책을 멀리 해서 그런지 책을 보는 안목이 많이 약해진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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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문룡 2019-02-0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검색을 하다가 이 책에 달린 서평이 있어서 댓글을 남깁니다.
해당 책은 아마 1998년 야마카와 출판사에 출간 되었던 문고판 東アジアの「近世」의 책을 번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서 책도 엄청 얇게 되어있어요. 세계사 시리즈로 나오는 것이라 말하자면 일반 대중을 위한 다이제스트판 이라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연찮게 발견하여 뒤늦은 댓글을 달게 되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aint236 2019-02-07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개인적으로 다이제스트판은 좋아하지 않는데. 보면서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