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ephistopheles > 영화속에 녹아있는 클래식 음악

나는 클래식을 우아하고 고상하게 듣습니다.
이왕이면 향이 잔뜩 묻어나는 커피와 함께요. 고혹하고 아름다운 커피향에 녹아드는...부우욱!!
(페이퍼 찢는 소리)

원래대로 하겠습니다.
클래식 정말 간만에 가뭄에 콩나듯 듣습니다.
클래식을 들으면 고상하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시면서도
들을 수 있고 몸빼바지에 김을 매다가도 들을 수 있는 것이 클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온갖 종류의 악기들의 화음들을 귀신같이 계산하고 곡을 만드는 그분들만큼은 위대하다고
생각됩니다. 분명 지구인이 아니고 고대의 우주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더군다나 감명깊은 영화를 보면서 귀에 전해지는 클래식의 단편들은 그 영화의 장면들을 계속
생각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봤던 좋은 영화 중에 매력적인 클래식 소품들을 묶어 봅시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



두 주인공(로버트 레드포드, 메릴 스트립)이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 평원을 비행할때 나오는
음악입니다.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이 펼쳐지는 광경에서 흘러나옵니다.
클라리넷이라는 비교적 변방의 악기를 가지고 이런 곡을 만들어 낸 모짜르트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남자가 여자 머리를 감겨주는 흉내는 솔로들의 집중포화를 받을 수 있으니
가급적 삼가 바랍니다.)
 
원곡 : Wolfgang Mozart-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모짜르트 -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 2악장 작품번호 K.622)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주인공(팀 로빈슨)이 감옥의 소장방인지 사무실인지를 점거하고 문을 걸어 잠그고 확성기를 통해
이 음악을 틀어줍니다. 문밖에서 이를 제지할려는 간수들의 위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느긋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주인공은 교도소 내 확성기를 통해 운동장에서 거닐고 있는 전 수감자들에게 이
음악을 들려줍니다. 모두들 넋이 빠진 표정으로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음악을 감미롭게 듣는
모습이 명장면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원곡 : Wolfgang Mozart-Che Soave Zeffiretto
      (모짜르트 -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피가로의 결혼식 중)

엑스칼리버(excalibur)



존 부어만 이라는 감독은 초반에 이런 명작을 만들고선 그 다음부터는 그리 신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만큼은 대단하다 라고 생각됩니다. 아더왕의 이야기를 적당히 에로틱하게 적당히
환타스틱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초반부 원탁의 기사들이 화면에 가득차면서 말을 타고 달려나가는 장면에서 꽤나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곡입니다.

원곡 : Orff Carl-Fortune plango vulnera
       (오르프 - `운명의 여신이여' 카프미나 부라나 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혹은 졸작이라고 손꼽히는 이 영화의 도입부에 원숭이 한마리가 나옵니다.
뼈를 가지고 놀고 있다가 이 뼈를 도구화 시키면서 갑자기 화면이 워프를 했는지 우주공간에 있는
우주 정거장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나오는 음악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곡을 만든 사람은 니체
의 그 책을 안읽었다고 하더군요..쉽게 말해 제목만 따왔답니다.

원곡 : Richard Strauss-Also sprach Zarathustra
      (리햐르트 슈트라우스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샤인(Shine)



천재 피아니스트인 데이빗 할프갓의 자전적인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 그는 결국 아버지의 압박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의 중압감에 못이겨 미쳐버리지요. 그 후 다시 연주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까지 가는 과정을 그린 감명깊게 봤던 영화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영화의 중반부쯤 할프갓이 미친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트램블링
위에서 바바리 코트 하나만 걸치고 이어폰을 끼고 기쁜듯이 뛰는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나오
면서 들리는 음악입니다. 따라해 보고 싶지만 출렁이는 살들 때문에 잠시 보류중이군요..ㅋㅋ

원곡 : Antonio Vivaldi-Nulla in mundo pax sincera
      (안토니오 비발디 - 세상에 참된 평화 없어라.)

텔 미 썸싱 (Tell me something)



사실 텔 미 썸싱이라는 영화보다 모감독의 자동차CF 배경으로 더 유명합니다.(최근이니까요)
번지점프를 하다에도 삽입이 되었다고 하나 영화를 안봐서 모르겠습니다.
구소련의 요상한 쇄국정치로 인해 재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원곡 : Shostakovich- jazz no.2
      (쇼스타코비치 - 재즈 소품 2번)

브레스트 오프 (Bressed off)



이완 맥그리거라는 배우가 나온 영화인데 유명하진 않은 듯 합니다.(개인적으론 재미있었음)
요즘 개봉한 스윙걸즈와 비슷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 나오는 탄광밴드는 실존하는 밴드
입니다. 경제가 어려워 탄광의 폐쇄와 함께 사라질 운명인 브라스 밴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벌
이는 중 페스티발에 참가해서 우승을 하고 밴드의 존속에 성공을 하는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그래도 이 영화에 삽입된 브라스 밴드의 음악들은 정말 좋습니다.
페스티발 우승곡인 윌리엄텔 서곡과 엔딩 크레딧 때 나왔던 엘가의 위풍당당한 행진이 가장 귀에
익숙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곡 : Rossini-william tell overture (로시니 - 윌리엄 텔 서곡)
       Edward Elgar-pomp and circumstance (에드워드 엘가 - 위풍당당한 행진곡)

파리넬리 (Farinell)



옛날 사람들은 정말 잔인했나 봅니다.
고음대의 소프라노 음역을 얻기위해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소년을 거세까지 해가면서 그 음역을
취했으니까요. 이런 가수를 카스트라토라고 합니다.
주인공인 이 카스트라토가 자신의 형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나 마지막 형의 양식고백과 희생으로
새로운 시대를 얻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라르 꼬르비오 라는 감독의 영화는 3편 봤는데 전부
좋았습니다. 왕의 춤, 파리넬리, 그리고 가면속의 아리아.
공통점은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정말 좋습니다.
영화의 중후반부 안구에 습기 차면서 무대에서 격정적으로 나오는 장면에서 이 곡이 나옵니다.

원곡 : Handel-Lascia ch'io pianga
      (헨델 - 울게 하소서)

가면속의 아리아 (Jose van dam 혹은 Music teacher)



일단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그런데 유명하지가 않습니다.
파리넬리는 아는데 가면속의 아리아는 잘 모릅니다.
최고의 성악가가 은퇴 후 후진양성을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두명을 키웁니다.
여자하나와 남자하나. 여자와 달리 남자는 시장에서 소매치기 하는 도둑이였습니다.
재능을 알고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사부는 여제자에게 연정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정작
여제자는 남제자와 눈이 맞아 버리지요. 결국 둘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접고 쓸쓸히
최후를 맞이하는 사부의 모습을 보이면서 이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중에 여제자가 연주회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가곡을 부릅니다. 장막 뒤에서 이걸 듣는
남제자가 즉흥적으로 기가 막힌 사랑의 화음을 맞춰주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원곡 : Verdi-sempre libera
       (주세페 베르디 - `이꽃에서 저꽃으로' 라 트라비아타 중)

10곡 정도를 디벼 봤지만 이 곡들 말고도 수 많은 클래식의 명곡들이 영화속에 녹아 있을거라
생각되어집니다. 그것도 그 영화들의 성격과 주제에 맞게 적절하게 말이지요..^^

뱀꼬리 : 이메일 체크를 생활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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