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 대해 궁금할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묻는다.좋아하는 영화,책, 색깔, 음식등의 이른바 취향을.
하지만 좋아하는건 그 사람을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그 사람이 지향하는 것을 조금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이게 의미없다는 말은 아니다.)
싫어하는 것이 그 사람을 좀 더 알려준다.
좋아하는 것보다는 싫어하는 감정이 본래 더 강하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채식을 조금 추구했다고 해도 그게 히틀러를 말해주지 않는 것처럼. 히틀러가 싫어한 유대인에 관한 그의 행위와 정책이 그의 본질을 알기에 더 도움이 되는 것처럼.
소설을 읽기전에는 몰랐는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질문이 아니었다.
사강도 어쩌면 알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의 덧없음을.
자 이제 누군가에 관심이 생겨 그 사람이 알고 싶으면 물어보자 ˝뭘 싫어하세요?˝
하지만 사실 이걸 깨닫고도 잘 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살다보면 그저
나랑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또 솔깃솔깃한다.
보르헤스는 헛깨비를 쫒지말라고 했지만 쉽지않다.(게다가 이곳 ‘북플‘을 비롯해 우리는 대부분의 우리 삶을 좋아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사느라 싫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기쉽다.)
그래도 <싫어함>의 무게를 알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를 제대로 알게 만드는 ‘싫어하는 것‘들의 본질을 한번씩 들여다보고 그게 왜 어디서 생겨났는지 파악하는것. 신중하게 공개하는 것, 싫어하는 걸 에초에 늘리지 않게 노력하는 태도다.
미드 <크리미널마인드>에는 회마다 명언이 하나 이상씩 나오는데 오늘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적어본다.
˝당신이 오랫동안 어둠의 심연을 들여다 보면 그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 볼 것이다”.
당연히 좋아하는건 포괄적으로 겹치고
의외로 싫어하는건 개별적으로 나뉜다 ㅡ미미
이래놓고 ‘스펜서 리드‘ 사진을 좋아라 올리는 나.
드라마에서 IQ 187의 천재로 나오고
엄청난 속독(부럽)에 심지어 기억력도 뛰어나
페이지 어디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다 기억함
나는 책을 읽는 남자가 좀 많이 멋져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리드는 내 기억으로 몇 분만에 두꺼운 책을 뚝딱뚝딱 읽어버림. 마르고 체력적으로도 FBI 특별팀에서 좀 많이 떨어지는 편임에도 천재적인 두뇌가 이사람의 무기인셈.
하지만 그의 내면을 보여주는 사실들은 정작 다른 것들이다. 그가 외면하려 하는 것들, 그를 고통받게 하는 것들에 진심으로 대면 했을때 그는 인간적으로 보다 나은 사람으로 발돋움한다.
영화 <굿윌 헌팅>에서도 윌(맷 데이먼)은 이른바 천재로 등장하는데 싸움을 일으켜 재판에 출석하고도 뛰어난 머리로 스스로를 변호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 하지만 역시나 그런 것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그를 억누르는 과거와 오랜 시간 마주하지 못하고
그 문제에서 파생한 분노조절장애등으로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다가 인생의 스승을 만나 변화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리드‘는 그의 어두운 면을 지켜봐주고 지지해주는 동료들의 힘으로.
‘윌‘ 또한 그의 아픔을 이해하고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스승과 친구의 진심으로 변화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생각이 이어지는 하루.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