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에 따르면,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잡고 탑 꼭대기로 올라온 남자들은 왕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죽임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후에 다시 출간된 라푼젤 이야기는 순화되어 왕자만 등장한다. (p. 115)
클로비스1세는 사자의 갈기 같은 긴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이는 메로빙거 왕조의 전통이었다. (p. 137) 왕의 긴 머리는 곧 왕의 권위와 권력을 의미했다. (p. 138)
시프의 머리카락은 온몸을 휘감을 정도로 길고, 황금빛이 눈부시게 감돌았을 것이다. 시프의 머리카락은 여신임을 증명하는 상징물인 셈이다. 또 하나의 의미가 숨어 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추수를 앞둔 잘 여문 곡식이 자라는 황금 들판을 상징한다. 그래서 시프가 풍요와 수확의 여신이었던 것이다. (p. 143)
삭발례를 하면 정수리의 머리 모양은 원형과 십자가를 띤다. 십자가는 '신과 기독교, 그 자체'를 상징한다. (중략) 원형의 머리모양은 '그리스도가 스스로 죽음을 향하던 최후의 순간에 쓴 가시관'이었다. (p. 153)
유럽의 중세 여성들은 일평생 머리를 길러야 했다. (p. 162) 애냉의 기본형인 뽀족한 모양은 고딕 건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세인들은 교회에 하늘을 향해 높게 치솟은 뾰족한 첨탑을 설치하여, 저 높은 곳에 위치한 신의 영광을 숭배하고 영원한 생명을 기원했다. 이런 의식이 애냉에게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에냉을 통해, 신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을 기원했고, 저 높은 하늘을 향한 간구와 영원을 기원했던 것이다. (p.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