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1875년작 <파라솔을 든 여인> 그림은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카미유와 아들 장을 모델로 하고 있다.

 

  

모네가 사랑했던 여인이자 모네의 아름다운 그림 속 모델로써 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아내 카미유의 갑작스런 죽음은 모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영면하는 카미유의 마지막 모습 마져 화폭에 담을 정도로 아내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모네.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품은 화가라는 사실로 나는 모네를 좋아하게 되었더랬다.

 

더욱이 카미유가 죽고 두번째로 맞이한 아내 알리스를  카미유와 같은 장소 같은 포즈로 그림에 담으면서도 (파라솔을든 여인의 그림은 총 3점이 남아있다) 카미유에게 미안한 마음에 알리스의 얼굴을 그려넣지 못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접하고 카미유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간직한 모네의 마음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더랬다.

 

 

(1886년)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된 모네에 책 <모네가 사랑한 정원>은 나를 무척 행복하게 해주었더랬다. 사치를 해야 했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서 공간을 조성하고 끊임없는 마찰 속에서도 식물을 심고 가꾸며 화폭에 담아내기까지의 과정들이 찬란한 그림이 되어 그림에 대한 안목이 전혀없던 나에게도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모네는 그림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 그림을 이해하려면 백 마디 설명 보다 자신이 직접 가꾼 정원을 보는 게 낫다'며 직접 가꾼 정원을 보여주길 좋아했는데, 그림보다 식물의 아름다움을 피력하는 이 화가의 다재다능함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런 모네의 그림 중에서 좋아하게 된 아이리스가 흐드러지게 핀 그림이랄지 오솔길을 감싸는 해바라기 그림은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게 했더랬다.

 

 

 <아이리스가 있는 모네의 정원>

 

 

 <베퇴유의 화가의 정원>

 

 

그런데 책을 읽으며 조금 의아한 부분이 생겼더랬다. 한때 모네의 후원자였던 에르네스트 오슈데가 파산을 하자 오슈데의 아내였던 알리스와 그녀의 자식들이 함께 모네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는 부분과 그렇게 함께 생활하게 된 알리스는 아픈 카미유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며 임종까지 보살폈다는 것, 그리고 알리스와 별거 중이던 오슈거가 죽은 후 1년이 지나고 모네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이 뭔가 찜찜함을 갖게 했다.

 

 

아무리 후원자의 아내였다고는 하나 버젓이 남편이 있는 여인이 어찌하야 모네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커져 갔지만 이 책에서는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일체 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미술평론가 이주헌님의 <그리다, 너를 >편에 소개된 글을 찾게 되었는데1876년 여름 에르네스트 오슈데로부터 의뢰를 받은 모네가 판널화 그림을 제작하기 위해 그의 집에서 3개월 동안 지내게 되었는데, 이때 만나게된 오슈거의 아내 알리스와의 은밀한 밀회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며 이미 카미유를 모델로 그렸던 첫번째 작품  <파라솔을 든 여인 1875년>을 그릴 당시에 알리스와 밀회가 이루워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하! 이럴수가) 그렇다면 <모네가 사랑한 정원>에서 소개된 연도수 1876년보다도 일찍 알리스를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더욱이 알리스가 1877년에 낳은 여섯번째 아들 장 피에르 오슈데는 모네의 아들이라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와! 이럴수가)

 

그리고 또한 1886년작 <파라솔을 든 여인>의 그림 (얼굴없는 여인의 그림)은 알리스가 아니라 알리스의 맏딸 수잔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1873년부터 모네와 갈등이 시작된 카미유가 서른둘의 나이에 병으로 죽기까지 모네는 죄책감이 컸을 것이며 수잔을 그리면서도(얼굴이 없는 파라솔을 든 여인) 아마 카미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거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부분을 읽으며 왠지 <헤르만 헤세의 사랑>이 떠올렸다. 본처를 정신병자로 몰아넣고 재산을 모두 빼앗으려고 했다던 부분이나 뿔뿔이 흩어진 자식들이 겪었던 수모를 애써 모른척 했던 헤세가. 어쩌면 1800년대의 시대상을 지금의 시각으로 이해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그렇더라도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기엔 다소 어렵다. 다만 모네는 자식들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실현했고 알리스 이후로는 다른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없는걸로 봐서 카사노바적인 기질은 아니었던 듯 싶다. 이런 충격 속에서도 그들의 작품은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답다. 작품은 작품일뿐 

사생활과 연결짓진 말자. 애써 아름다운 그림들을 들여다보며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모네가 화가로써 삶을 살아가는 일대기를 그림과 함께 잔잔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모네의 일대기에 관한 이야기라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림이 보고픈날 그림만 펴봐도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또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모네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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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11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네의 삶을 정리한 책을 보면서 재혼을 선택한 모네가 이해되지 않았어요.

해피북 2017-03-12 15:16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저도 책을읽으면서 모네의 마음이 조금 이해되지 않았어요~~ 카미유를 그렇게 사랑 했는데... 갈등으로 잠시 외도를 한거라면 바람처럼 조용하게 돌아왔어야 했는데 아픈 카미유를 핑계로 함께 살고말이죠.ㅡㅜ 물론 그 덕에 아픈 카미유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나.. 마음은 정말 아팠을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17-03-13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네 그림 감상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네의 사랑이야기 충격이네요ㅠ 저도 지고지순한 사랑인줄만 알았는데ㅠㅠ

해피북 2017-04-12 22:36   좋아요 1 | URL
에공 댓글을 너무 늦게 봤어요~~ ㅎ 저두 지고지순한 사랑인줄 알았는데 이 책 읽으며 조금 충격을 ㅜㅜ ㅎ

고양이라디오 2017-04-10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구경하다 반가운 이름이 있어 방문했습니다^^ 당선 축하드려요~

해피북 2017-04-12 23:59   좋아요 1 | URL
아고~~부끄럽습니다. 부족한데 뽑아주셔서 감사한 마음 한가득인데 이렇게 댓글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ㅎㅎ
그나저나 고양이라디오님 이사 준비는 잘되셨는지요~~이사 잘하시구 꽃비도 흠뻑 즐기시는 날들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