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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판토 해전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4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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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9년 9월 13일에 발생한 베네치아 국영 조선소의 화재는 그때까지 잠잠하던 투르크 궁정 안의 강경파를 자극했다.
그들은 지금이야말로 베네치아 해군이 재기 불능이니 키프로스를 탈환할 때라고 술탄을 부추겨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에 이른다.
가진 재주라고는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것 밖에 없던 술탄 셀림 2세는 대제라는 존칭으로 불린 아버지(쉴레이만 대제)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아버지와는 달리 국정을 대신들에게만 맡겨 놓은 채 하렘에서 노닐기만 좋아하였다.
투르크 군의 키프로스 공략은 아버지가 해내지 못한 것을 자신이 해 보이겠다는 그의 무모한 야심에 다름 아니었다.
1570년 투르크는 키프로스 섬의 반환을 요구하며 선전 포고를 해 왔고 이에 맞서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와 베네치아국, 그리고 교황 피우스 5세가 투르크 족에 대항하기 위해 신성 동맹이란 이름으로 연합 함대를 결성해 싸우기로 했으나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지 않아 난항을 겪다가, 1571년 10월 7일 투르크 제국과 기독교 연합 함대 사이에 벌어진 레판토 해전은 지중해가 역사의 무대였던 기나긴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었고, 또한 갤리선이 주역을 맡은 마지막 대(大) 해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은 승리로 이끌었지만 연합 함대의 서로 다른 이해 관계때문에 베네치아는 독자적으로 투르크와 단독 강화에 나섰고 키프로스는 투르크에 돌아가고 베네치아는 막대한 액수를 통행료로 물고, 대신 72년 간의 긴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레판토 해전은 투르크의 키프로스 공략에 맞서 싸운 탓에 베네치아 공화국의 전투가 가장 치열했다.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고 내던짐으로써 베네치아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번 전쟁 3부작을 읽으며 한 국가의 존망과 성쇠에 있어 정치와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남북으로 분단되어 대치 상황에 있는 우리 나라 현실을 미루어 볼 때 정치 지도자들의 의식 수준은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가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관심가질 때 우리와 자손들의 평화와 번영이 담보될 수 있음을 실감해 본다.

<책 속 마음을 울리는 글귀>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 한 이는 누구였던가. 마오 쩌둥이었던가, 클라우제비츠였던가, 아니면 이 둘 다 였던가.
만일 이 주장이 맞다면 나 역시 피를 흘리는 정치를 그려내기 전에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을 묘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레판토 해전은 제일 먼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에서 출발해 이어 '피를 흘리는 정치'로, 최종적으로 다시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으로 끝난 역사상 중요한 한 사건이었다.
다른 모든 전쟁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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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섬 공방전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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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기사단은 십자군 시대 종교와 군사 및 병자 치료에 봉사하는 종교 단체로 설립되었으며, '청빈, 복종, 순결'의 3원칙을 모토로 기사도 정신과 수도원 정신이 융합된 조직으로 예루살렘 함락과 함께 로도스로 근거지를 옮겨 일명 로도스 기사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로도스 기사단은 바다에서 기독교 세력을 보호하고 이슬람 세력을 공격하는 해적 행위로 조직을 유지해 왔으며, 이로 인해 프랑스, 독일, 에스파냐, 영국, 이탈리아 등 서유럽 기독교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끊임없는 기사들의 자원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 왔다.
로도스 섬 공방전은 152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투르크 제국 술탄 쉴레이만 1세가 이끄는 이슬람 세력과 성 요한 기사단장 필리프 드 릴라당이 이끄는 기독교 세력 간의 약 6개월에 걸친 공방전을 그리고 있다.
당시 서유럽 국가들은 도시형 자립 국가에서 영토형 대륙 국가 시대로의 전환기에 있었기에 투르크 제국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성 요한 기사단을 지원할 여력도 마음도 없었기에, '푸른 피'가 흐른다는 몰락하는 기사 계급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어떻게 신흥 대국과 맞서 싸웠고 마침내 패했는가를 저자는 담담한 필치로 써내려 가고 있다.
로도스 섬 공방전 이후, 성 요한 기사단은 몰타섬으로 근거지를 옮겨 몰타 기사단으로 활동하다가 1798년 6월 이집트 원정길에 오른 나폴레옹에 의해 몰타에서 추방되어 이곳 저곳을 떠돌다 현재는 로마에 본부가 남아 의료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한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인다는 게 요즘도 종종 있는 일이지만, 종교는 그저 명분상의 이유이고 실제론 영토욕, 정복욕, 경제적 욕심 때문인 것 같다.
성 요한 기사단 역시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기독교 세력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해적 행위를 정당화했으니 말이다.
명색이 문명국의 귀족 자제들로 구성된 기사들이 기사도 정신 운운하며 해적질을 한다고 생각하니 실소가 나온다.
당시 귀족 자제들은 장남은 가업을 잇고, 차남은 종교에 귀의해 추기경을 노리고, 삼남은 군사를 이끌고 용병 대장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다.
그러므로 성 요한 기사단과 같은 단체가 필요했을 법도 하다.
20대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수도승이 되어 바다 위에서 싸우다 흩어져 버린다.
20대 젊은 혈기였기에 강철 갑주로 무장하고 장렬히 싸우다 죽는 게 멋있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투르크 제국의 병사들도, 성 요한 기사단의 기사들도 안쓰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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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플 함락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0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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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년,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투르크의 메메드 2세의 공격에 50일간 버티다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죽음과 함께 함락되었다.
이후 투르크 제국은 콘스탄티노플로 수도를 옮기고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꾸며 성 소피아 대성당은 모스크로 개조하고 이후 400년간 지배를 계속한다.
오늘날 터키의 수도인 이스탄불의 역사를 진하게 느끼게 해 준 콘스탄티노플 함락전은 역사의 흥망성쇠를 극명하게 보여준 전투였다.
고대 로마 제국이 꽃을 활짝 피웠던 비잔틴 제국 문명이 이슬람 문명으로 바뀌게 된 역사의 현장에서,
투르크 족의 새 역사 창조를 위한 요충지인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성공시킨 20대 젊은 술탄 메메드 2세와
제국과 운명을 함께하고자 처절히 맞서 싸운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그리고 기독교국으로서 이슬람교로부터 우방국이자 경제의 요충 국가를 지키고자 노력한 베네치아 공화국 등 서유럽 국가들의 어정쩡한 노력 등,
전쟁이라는 비극의 시대적 배경과 전쟁 후의 문명 변화 등을 이 하나의 전쟁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국가간, 민족간, 서로 다른 종교간, 또한 대의명분과는 다른 이해관계에 따라 비극적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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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 - 완결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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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류 최대의 악업이다. 그런데도 인류는 도무지 이 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전쟁이란 그 승패 여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저지른 후 얼마나 오랫동안 평화가 이어졌느냐 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게 좋지 않을까.
또한 인류가 전쟁이라는 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상 영원히 지속되는 평화란 있을 수 없으며, 그때그때 단기간의 평화를 쌓아가는 식으로 달성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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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에게 묻는 20가지 질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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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다음 다섯 가지다. 지성, 설득력, 지구력, 자제력, 지속적인 의지. 카이사르만이 이 모든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이탈리아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 문장은 거기에 쓰이는 언어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평소에 쓰이지 않는 말이나 동료들끼리만 통하는 표현은 배가 암초를 피하는 것처럼 피해야 한다.(율리우스 카이사르)

- 내가 석방한 사람들이 다시 나한테 칼을 들이댄다 해도, 그런 일로 마음을 어지럽히고 싶지는 않소. 내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거요.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카이사르)

- 인간은 누구에게나 모든 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밖에는 보지 않는다. 아무리 나쁜 결과로 끝난 일이라 해도 애초에 그 일을 시작한 동기는 선의였다.(카이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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