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삼한사온(三寒四溫) 같은 사람이다.

일주일 중 사흘은 열심히 살다가 나흘은 방전된 배터리마냥 퍼져 있기를 반복한다.

매번 뭔가를 결심하지만 늘 작심삼일(作心三日)에 그친다.

불혹(不惑)이 되어서야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백 세 시대에 아직 절반도 살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게으름과 저질 체력이 늘 발목을 잡는다.

내가 기르고 싶은 좋은 습관은 네 가지다.

운동, 독서, 글쓰기, 영어 공부다.

 

사람에게는 니즈(needs, 결핍, 필요조건)와 원츠(wants, 욕구, 충분조건), 라이크스(likes, 선호, 필요충분조건)가 있다.  배가 고파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니즈다.  원츠는 먹고 싶은 것이다.  라이크스는 좋아하는 것이다.(274쪽)

 

내게 운동과 영어 공부는 니즈이고, 독서와 글쓰기는 원츠와 라이크스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내기 위한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영어 공부는 보다 자유로운 해외 여행과 자녀 교육과 열등감 극복을 위해 필요하고, 독서와 글쓰기는 지식과 지혜를 키우기 위해, 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욕구이자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고를 때 주제가 '도서관, 독서, 글쓰기, 영어 학습법, 따라하기 쉬운 운동' 등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하지만 습관이란 머리가 아닌 몸으로 만드는 것이라서 독서를 제외한 나머지 습관은 여전히 생각으로만, 입으로만 머물고 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초인'을 자신을 극복한 인간으로 정의한다.  초인은 무언가를 마땅히 해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어서 한다.  구속과 의무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의욕으로 한다.  그에게는 삶이 즐겁다.  인생이 행복하다.  세상이 아름답다.(274쪽)

 

나도 자신을 극복한 초인이 되고 싶다.

예전 직장에서 전 직원에게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 주고 '소중한 것 먼저하기'라는 집합 교육과 사이버 교육을 시켜준 적이 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프랭클린 플래너를 들고 다녔다.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단순한 내용이었는데 아직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삶과 글쓰기는 닮았다.  나는 매일 아침 할 일을 생각한다.  중요도 순으로 죽 열거한다.  하루 동안 할 일을 한다.  그리고 한 일에 관해 정리하고 평가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글을 쓸 때도 생각을 떠올린다.  덩어리 짓고 순서 정하는 것으로 생각을 구성한다.  쓴다.  쓰고 나서 이리저리 고친다.  그렇게 한 장 두 장이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된다.(320쪽)

 

영어 공부도 글쓰기도 운동도 결국엔 하루하루의 작은 행동이 모여 습관이 되고 인생이 되어야 하는데, 말로는 머리로는 정말 쉬운 것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때 알았던 걸 지금 실천하고 있었더라면…

 

《강원국의 글쓰기》는 저자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의 글쓰기는 습관의 위대함에 대한 역설이다.

 

형광등 불이 꺼지면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잠들지 못했다.  동트기를 기다렸다.  대학 시절 한마디도 끼어들지 못하고 집에 간 날에도 잠이 오지 않았다.  벌떡 일어나 책을 읽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신혼이던 아내에게 하소연하다 복받쳐 울었다.  나만의 분투였다.  투명인간으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나는 오늘도 아는 것이 재미있어 책을 읽는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생각난 것은 메모한다.  그리고 강의할 때마다 새롭게 알게 된 걸 말한다.  일상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다.  이 네 가지가 리듬을 타며 나를 드러낸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눈치도 보지 않는다.  날마다 새롭다.  하루하루가 충만하다.  스스로 고양되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남처럼 살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나답게 산다.(331쪽)

 

책을 읽고 나서 어느새 저자의 삶을 응원하게 됐다.

그리고 나의 삶도 열심히 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