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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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쇼고 장편소설

달의 영휴



올해 7월 일본에서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이 발표된 후 단숨에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일본 소설 사토 쇼고 장편소설

'달의 영휴'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달이 차고 키우는 '영휴'로 은유한 작가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수수께끼와 같은 만남 속의 의문이 하나씩 풀려나가는 구조를 취했고, 시간별 5개 장에 전체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소설추천 나오키상 장편소설 달의 영휴의

목차는 스토리 소주제가 아닌, 시간으로 전개과정을

나타내주고 있어요.





오사나이에게도 물론 잊지 못할 인생의 사건은 있다.

남들처럼, 아니 남들 이상으로 있다.

...

고등학교 시절, 오사나이는 후배 후지미야 고즈에와 한 번도

말을 섞은 적이 없었다. 얼굴도 몰랐고 이름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대학에서였다.

그가 속한 대학교 서클 중에 '남부반'이라고 부원들끼리 농담 삼아 부르는 비밀

그룹이 있었는데 그 그룹의 정기 모임에서 둘은 처음 만났다.





그사이 오사나이의 인생은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당시에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니 고이.이나게 시절은 순조로움 그 자체였다.

굳이 부족한 것이 있었다고 한다면 한 가지, 부부에게 둘째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고 할까. 하지만 오사나이는 그것을

부족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사나이가 염려한 어머니 이야기란 요약하면 이런 것이었다.

하치노헤의 어머니가 이따금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쓰요시는 앞으로

이곳으로 돌아올 생각이 있는 거니? 하고 돌려서 말하거나 때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온다.

...

그러니까 이 문제는 오사나이가 도쿄에서 취직하기로 결정한 시점부터

애매모호한 미결의 상태로 남아있는 셈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애매모호한 미결의 상태로 놔둘 것인가?



이 밤의 한 장면을 후에 오사나이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돌이켜 생각하게 된다.

복도에 서 있던 루리는 이야기를 어디까지 들은 걸까.

그때 아내는 왜 망상에 빠지게 되었던 걸까.

혹은 자기 자신의 머릿속은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

당시 아내가 내민 증거를 합리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할 수 있다는

확신이 내게 정말로 없었던 걸까.



 


루리의 가출이 딱 그침으로써 그녀가 다카다노바바의 비디오 대여점을

찾아갔던 목족이 뭔지를 알아내는 것도 라이터돌을 바꿔 끼우는 법을

알고 있다고 자랑했던 것의 진위를 알아내는 것도 결국에는 유야무야되었다.

그런 것에 대해 상세하게 규명할 필요성을 오사나이는 느끼지 않았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청년 오사나이이야기 삶의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고등학교 후배를 대학에서 우연히 만나 사귀게 되었으며 그녀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지만,

어느 날 오사나이의 딸은 일곱 살에 의문의 열병으로 인해 부모를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옛날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건을 알고,

초등2학년 때는 혼자 학교를 빠져나와 전철로 낯선 곳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오사나이의 과거에서 사람들이 점차 시공으로 이동해가며

과거의 일들을 끄집어내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과 사건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며 달처럼 졌다가 다시 태어난 소녀의 기억들이 되새겨진다.


'사랑의 깊이가 조건이라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이 나만은 아니다'


시공을 거슬러 흐르는 스토리와 의미심장한 대사와 표정들 속에서

드러나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책 속으로 끌어들이게 하는 마법의 요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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