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테스" 입에 착착 붙는 발음은 아닙니다. 2019년 창단한 "카리테스 앙상블"에서 비올라를 맡고 있는 이준서님이 농담을 던지시더라고요. "카스테라가 아니라 카리테스"라고요. Charit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우아미의 화신들이랍니다. 보티첼리의 명화 속 하늘거리는 망사드레스를 입은 여신들이 카리테스겠네요.

이름처럼 카리테스 앙상블의 창단연주회는 우아하고 기품 넘치는 연주자들이 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레파토아 선택으로 '카리테스'스럽게 진행되었답니다.

창단멤버 다섯 분 모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음대 동문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혜령은 서울대 졸업 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현재 청주시립교향악단 수석단원으로 활동중이고, 비올리스트 이준서는 현재 양주시립교향악단 수석인데 이 날 진행과 해석까지 담당해주었습니다. 청중을 편안하게 해주는 친근한 매력적인 화술이 돋보이는 분이셨어요. 이날 연주한 곡에 대한 정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로서 각 곡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그 작곡가는 어떤 특성이 있으며 시대적으로 어떤 음악 특색이 있는지를 아주 쉽게 풀어 전달해주어 청중으로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첼리스트 배기정은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 박사로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합니다. 플루이스트 이지연과 클라리넷의 김태선 역시 이날 연주를 통해 목관악기만의 매력을 청중에게 제대로 전했습니다. 매료당했습니다.

1부에서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String Trio in B-Flat Major, D.471," 3중주 곡으로 시작하여 크로머의 "Flute Quartet in F Major, Op.17"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2019년 창단이라지만 다섯 명의 멤버들이 이전에도 협연 자주하며 음악적 교류를 해왔기에 플루트와 현악기의 호흡이 너무나 잘 맞더군요.

15분 인터미션 이후 선사해준 곡은 빌라 로보스의 "Choros No.2 for Flute & Clarinet"이었습니다. 해설을 담당해준 비올리스트 이준서에 따르면 "휘리릭 지나가버리는 짧은, 그러나 연주하기 무척 어려운 곡"이라 했습니다. 브라질 국적의 작곡가가 브라질 민속음악의 모티브를 활용해 만든 곡이라고는 하는데 이국적이나 난해하게 들렸습니다. 마지막 곡으로는 헨릭 크루셀의 "Quartet No.1 in E-flat Major for Clarinet, Violin, Viola and Cello, Op.2"를 연주해주셨는데요, 객석에서 '듣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놓을만큼 환상의 호흡으로 연주하시더군요.

앵콜곡도 물론 준비해주셨어요.

그. 런. 데......

다들 왜...청중은 그리....급하셨어야 했나요? 연주 진행중에 어찌나 스마트폰 셔터를 곳곳에서 내내 눌러대는지 기가 찰 노릇이었어요. 스마트폰 벨로 온 객석을 떠나가게 시끄러운 소리로 방해하신 건 고의가 아니었으니 넘어가도, 연주 중에 그렇게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을 했어야 할까요? 가장 뒷줄 좌석에 앉아서 보는데 괴로울 지경으로 셔터 소리가 거슬리고 스마트폰 화면의 불빛에 산만해졌습니다. "카리테스"의 우아미와 맞지 않는 집단 스마트폰 찰칵 증세라고 해야할까요?

평소 현악& 목관, 90분 물 흐르듯 보내고 성남아트센터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미세먼지가 고농도 습격이라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마음을 정화시키고 나와서인지 야경이 깨끗하게 느껴졌습니다.

앙상블시어터에서 공연한다는 걸 알고도, 습관적으로 콘서트홀로 올라갔더랬지요. 다음 공연 8월 22일에도 앙상블시어터에서 공연한답니다. 이 때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을 들을 수 있겠네요. 날짜를 챙겨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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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던 참이었다. 저자 유현준 교수는 많아야 40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책날개에 소개된 약력이 화려하고도 크레셴도 진행형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학력깡패"라는 애칭으로, 홍익대에서는 우수 명강의 교수로, 공공건축 부분 대한민국에서 인정하는 건축가로서 유명한 분인가 보다. 나는 오로지 활자를 건너 다니며 그의 생각을 엿보았을 뿐이나, 왠지 공식적 약력 이상으로 포스를 지닌 분일듯하여 강연을 꼭 듣고 싶었다. 늦은 7시 30분 시작하는 강연이어서 좀 무리했다. 예상대로 청중석은 만석. 중고등학생부터 장년층까지 청중이 다양했다.

유현준 교수는 강연장에 입고 온 티셔츠가 배너 사진 속 티셔츠와 똑같(지만 실은 여벌 옷이 더 있)다며 농담을 던졌다. verbal warm up은 그 농담이 전부, 역시 베테랑은 다르다. 바로 강연 시작,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그 많은 청중을 미동도 않고 집중하게 한다.



강연 타이틀은 "도시 이야기"라지만 궁극은 공간,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90분이 어떻게 지나간 지도 모르게 유익한 강연이었다. 유현준 교수는 목소리 작은 젠틀맨 이미지와 사뭇 다르게, 비속어와 "쎈" 표현으로 소신 발언하는 강경파(?)의 매력은 덤.


1. 90분 강연에서 제기한 문제들

1) 대한민국 건축과 도시 디자인에서의 장기적 안목 결여

공공건축은 사람들의 심리, 사회적 관계양상 등 보이지 않는 영역에 잠재적으로,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교실 천장 높이와 학생들의 창의성에는 보이지 않는 상관관계가 있다. 뉴욕 맨하탄과 서울의 경우, 녹지 분포는 30% 후반대로 큰 차이가 없으나 왜 서울에서는 '공원이 부족하다'는 말이 더 나오게 될까? 이는 단순히 공간 면적이 아니라 분포와 지형의 문제와도 관련된다. 고속 성장, 도시화가 진행된 한국의 경우 평지에 아파트 단지를 세우고 녹지와 공원을 경가가 지는 산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거꾸로 간 경우. 공원은 평지일 때 더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아진다.

높은 건축물은 권력욕의 과시와 관련된다. 높이 올리는게 중요한가? 소통하고, 그 안의 사람들이 화목하게 하는 건축이 필요한데 공간의 문제를 간과해버린다. 이렇게 우후죽순 위로만 획일적으로 올린 건물들, 그래서 생겨난 공간은 20,30년 후대에 영향을 미칠텐데 사람들은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듯 하다.



2) 높이 솟구치며 권력을 과시하는 건축에서 소통하고 화목하게 하는 건축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물리적이고도 심리적인 벽으로서의 분할과 심화된 계층화 → 공간의 분할은(SKY캐슬 거주자와 달동네) 경험의 동심원 자체가 생길 여지를 줄여버림으로써 경험을 괴리시키고 공감과 소통 여지마저 낮춰버린다. 결국 단절과 분할로.

3) 자연에서 스스로 소외시키는 건축: 왜 당신이 TV리모콘 버튼을 눌러대고, 유투브 채널 옮겨다니는지 생각해보았는가? 단조롭게 찍어낸 듯한 아파트 생활에서는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도, 경험의 다양성에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어렵다. 뭔가 생동감 있게 변화하는 이벤트 거리를 찾고 싶은데 공간에서는 얻기 어려우니 TV라도.


영드 "Black Mirror" 한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모티브였던 다리를 유현준 교수의 책과 강연에서 다시 만났다. 이 다리는 강 이북과 이남이 소통시키는데, 한강은 다리 개수는 많지만 교통수단 이동이 위주인지라 사람들은 소외된다.

한강가야말로 도시공원이자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은데, 고급 아파트 단지가 폐쇄적으로 점유함으로써 다른 활용 여지를 차단했다고 한다.



학교를 살리자!

두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유현준 교수는 자신이 강연하러 다니는 이유가 결국 이 때문이라고 하며 PPT 슬라이드를 넘겼다. "어떤 학교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위로 위로 높이고 운동장은 좁히고, 교실 수는 늘리되 아이들이 뛰놀 공간은 정작 없는 학교.

감옥과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학교. 그 곳에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12년을 지내는데 정작 학교 건축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낮다는 중요한 지적이다.

대학입시제도, 교육 커리큘럼을 조금씩이라도 변화하는데 학교 건물은 반세기, 아니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같다.

교장실과 교무실, 행정실은 1층 혹은 저층. 고학년 아이들은 학교 탑층으로 몰아올리고. 쉬는 시간 10분 동안 5층에서 걸어 내려와 놀고 다시 5층 교실에 올라갈 수가 없다. 복도에서 놀면 선생님들은 사고 위험 있다면서 들어가라고 하거나 복도에 많이 나오는 아이들을 "문제아"라고 낙인찍는다........

90분 강의를 들었을뿐인데, 강의 듣기 전후 도시와 공간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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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미세먼지 습격이 연이어지니, "온실 식물원" 검색을 하게 됩니다. 인위적 환경으로건 사진으로건 초록이 본능적으로 그리워서요. 끔찍한 상상이지만, 동식물이 "한때 존재했음"을 미디어 재현으로만 확인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포토 아크(Photo Ark)"도 비슷한 발상에서 시작한 듯 합니다. 약 12,000종으로 추정되는 지구 생명체를 사진으로 "존재함, 존재했음"을 기록하는 프로젝트이니까요.

9001

2019년 2월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아크展" 한 벽면에서 "9001"이라는 숫자를 보았어요. 사진가 조엘 사토리(Joel Sartore)가 최근까지 9001개 이상 사진 찍었다는 뜻입니다. 2005년, 링컨 어린이 동물원에서 "벌거숭이 두더지 귀" 촬영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매년 700여 종 사진을 추가하는 목표로 2019년에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전시회에 도슨트와 오디오가이드(2000원)는 언제부터인가 필수로 생각하며 챙기고 있습니다. 이번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 아크" 도슨트 가이드는 오후 2시 정각부터 40여분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초상권 침해 실례가 될까봐 사진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도슨트가 전시회 취지를 잘 알고 박학다식하여 어린이 관람객들이 몰입하여 경청하더군요. 멋진 전시는 단지 포토 전시뿐 아니라, 전시회를 물밑에서 실제 진행해주시는 노력과 정성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엘 사토리는 "Photo Ark" 동물, 곤충 사진을 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답니다. 평균 약 45분간 사전 준비 후, 실제로는 5분 정도 촬영함으로써 최대한 촬영대상을 배려했다고 하는군요. 또한 동물원에서건 스튜디오에서건 뒷 배경을 무채색 처리하여 피사체의 독특성을 두드러지게 합니다. 외부 환경이 아닌 생명 그 자체로 보자는 의도에서 한 연출이랍니다.



조엘 사토리는 생명체의 크기와 무관하게 모든 생명은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고 도슨트가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키가 3미터 넘는 코끼리나 작은 새 모두 같은 크기의 화면에 배치한 이유입니다.



저는 "포토 아크" 전에서 만난 많은 매혹적인 생명체 중에 유독 비인간 영장류에게서 눈을 뗄 수 없더군요. 외양의 유사성에서 오는 친밀함 때문일까요? 그들로 개체수 감소니 멸종 위기대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같은 영장류인 인간의 근미래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일까요?









section4. 5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과 그 보호를 위한 노력 및 성과와 한계를 중심으로 전시장이 꾸려졌습니다.



"멸종위기" 동물 리스트에서 토끼를 보게 될 줄 꿈도 못 꿨습니다. 정확히는 이미 "멸종 예상"판정 받은 "컬럼비아분지 피그미 토끼" 사진입니다. 암컷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왜? 왜?"를 묻게 될 수 밖에요.

아래 마다가스카르 거북이는 수명이 100여년인데, 애완용으로 새끼들을 잡아가고 강장제로 등껍질을 몰래 유통함으로써 개체수가 급감해서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멸종 위기의 동물 종을 구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구하는 일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 아크 전시 중





캘리포니아 콘도르나, 판다 등은 집중적인 보호 관리를 받음으로써 개체수가 다시 증가추세에 있는 종입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이렇게 번식한 콘도르의 경우, 납중독의 문제도 겪고 있고 '어떤 종을 우선 보호하는가? 인간이 그 결정을 무슨 권리로 하는가?'라는 윤리적(?)인 문제도 남아 있으니까요.







전시회 가기 전, 다른 관람객들의 리뷰를 미리 봤습니다. 나름의 선호와 일정대로 전시장에 체류하셨을 텐데, 저는 2시간 여유 잡고 방문했다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찬찬히 들으면 1시간, 도슨트 가이드 40분, 여기에 더해 다큐멘터리 상영해주는 room이 있는데 다큐가 하도 재미있어서 한 번 들어가면 잘 안 나오신다더라고요. 총 3시간 분량의 영상물이라고 하니, 전시 방문 예정인 분들은 시간 여유있게 잡으셔도 좋겠습니다.





조엘 사토리의 스튜디오를 몰래 살펴보는 기분이 들게하는 설치였습니다. 하얀색 보자기를 쒸운 장방형 공간 안에 동물 사진들이 지나갑니다.





시간 여유가 더 있으신 관람객은 작은 참여를 하실 수 있습니다. "Planet or Plastic?" 관한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포스팅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 찾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이 전시회를 다녀간 어린 친구들, 아니 어른 그 누구라도 마가렛 미드가 말한 "깨어 있으며 헌신적인 구성원"으로 자각하고 행동하기를 기대하며! 너부터? 네,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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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평점, 별점, 리뷰가 아무리 좋더라도 직접 보기 전에는 반만 믿는 편이지만 '극장 용' 무대에 오른다면 우선 기본 별★★★은 주고 시작합니다. 관객으로서의 지난 경험에 비추어,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작품만 오른다고 판단하거든요. 오페레타 가족 뮤지컬 "판타지아"는 "극장 용"에서 공연 중인 데다가 "재관람" 관객들 후기도 많이 올라와서 특히 기대가 컸습니다.



2시 공연 시작인데, 2시 정각 도착해서 공연 시작 30분 전의 포토타임을 놓쳤습니다. 출연진, '부니부니 음악 탐험대' 배우님들이 관객들과 교감하며 사진 촬영에 응해주신다 하는데, 아쉽게도 전 빈 배경만 찍어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철 지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웬 트리냐고요? 실은 "판타지아"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오픈해 기획되었는데, 워낙 반응이 좋아서 연장 공연 중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다가오는 2월 24일(일요일)에 마지막 공연을 한다니까요. 혹시 관람 고민 중인 분들은 아래 공연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시어 낭패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공연은 듣던대로, 엄지 척할만 합니다. 다만, 관람 연령 7세 이하의 연령대 어린이들이라면 양 손 다 올려 박수치겠지만 초등학생만 되어도 살짝 시큰둥 할 수 있다는 스포일러는 남기고 싶습니다.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30명 출연진의 노래솜씨 춤실력에는 절로 박수가 터졌지만 줄거리가 많이 평면적이고 유치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술을 부리는 악당 Black이 산타마을에 침입해 Snowball을 훔쳐가자 크리스마스는 사라질 위험에 처합니다. 이에 '부니부니 음악대'인 '롬바,' '호린,' '튜튜,' '코코넷,' '크랄라'가 악당 블랙에게서 스노우볼을 되찾아올뿐 아니라 Black을 감화시켜 산타 마을 식구로 맞이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줄거리가 너무나 예측 가능하고, 캐릭터 성격도 또한 뻔히 예측가능하니 유치 갈고 영구치 나올 연령의 아이들은 줄거리에서는 재미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다들 '모범생' 스타일이고 줄거리에 유머 코드가 거의 없어서, 객석에서 빵빵 터지는 반응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위 사진 속, 파란 의상을 입은 "코코넛" 캐릭터가 열일합니다. 착한 모범생같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수다스럽고 산만한 매력을 퐁퐁 풍깁니다.

또한 군무진 중, 자그마한 몸집에 현대무용, 한국무용, 재즈 테크닉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멋진 무용수도 눈에 들어옵니다. 전반적으로 30명 배우분들의 끼와 능력이 탁월하기에 "판타지아" 재관람 관객까지 생겼구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클래식 음악을 라이브 오케스트라로, 공연장에서, 꼬마들이 허가 받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없으니 아이 두신 부모님들이라면 2월 24일 공연 막내리기 전에 극장 용 찾을 계획 세워보셔도 좋겠습니다.



객석의 어떤 꼬마는 감동 받아서 울고, 어떤 꼬마는 "무서워, 집에 갈래"하며 울고, 어떤 꼬마는 출연진과 손 한 번 잡아보려고 고사리 손을 쭉쭉 뻗어봅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글박물관 나들이까지 알차게 했네요.

혹 점심 시간 전후로 "판타지아" 관람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계획 있으시다면, '거울못' 식당에서의 식사도 추천 드립니다. "판타지아" 티켓 소지자 중 어린이에 한해서 반상 50% 할인 이벤트 중이더라고요. 쏟아지는 햇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행지 같습니다. '거울못(Mirror Pond)'에서 한참 머물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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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믿고 보는"이라는 문구를 피로감 줄 만큼 많이 쓰시잖아요. 자제해야겠는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에는 이 문구를 꼭 붙여주고 싶네요. 한가람 미술관을 찾고 후회해본 적 없었으니까요. 호평 일색인, "피카소와 큐비즘" 전 역시 '예술의 전당 명화 전시 14개'를 성공시킨 '서순주' 감독이 기획했다네요.




2시 도슨트를 놓치고 3시에 입장권을 발권 받았기에,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했습니다. 1시간 여유롭게 관람한 후, 다시 4시 도슨트의 전시해설을 들었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만큼은 도슨트 혹은 오디오 가이드를 적어도 하나 필히 활용하기를 권합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었기에, 잔머리를 굴려서 오디오 가이드에서 해설하는 작품들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전시회 부제인 "입체파 회화의 모든 것을 만나다"에 상응하도록 이 전시는 입체주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세잔과 원시미술," 즉 입체주의의 기원을 소개하고, 둘째 섹션에서는 절친이었다는 피카소와 브라크를 중심으로 "입체주의의 발명"을 다룹니다. 이 섹션에서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을 만나봅니다.




파블로 피카소, 남자의 두상 (1912)

세 번째 섹션에서는 "섹시옹 도르와 들로네의 오르피즘," 네 번째 섹션에서는 "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입체주의"를 소개합니다.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며, 파리시립미술관에서 80년 만에 외출했기에 더욱 특별한 초대형 걸작품을 다섯 번째 섹션에서 감상한 관람객은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 90개를 만나본 셈입니다.



"키즈 아틀리에" 수업 연계로 입장한 미취학&취학 꼬마 십수명에 일반 어린이 관객들이 꽤 많았는데도 어찌나 다들 관람예절을 잘 지키시는지 족히 일이백명 입장했을텐데도 관람환경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이크 없이도 온 공간을 쩌렁쩌렁 울리는 성량으로 큐비즘의 생성과 발달 소멸을 강의한 도슨트 선생님, 엄지 척! 해설이 끝날 때까지 자리 이탈하시는 분 없을 정도로 흥미롭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90개 작품과 도슨트의 충실한 설명에 힘입어 불과 100여분 한가람미술관에 머물렀을 뿐이지만 '입체파 회화'를 희미하게나마 알겠더라고요. 오늘의 기쁜 수확인 셈이죠.

도슨트 선생님이 이번 전시를 연대기적으로 구성했기에, 같은 화가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풍이 어떻게 바뀌는지 눈여겨보라하였는데 피카소야 워낙 구사할 수 있는 화풍이 많으니 패스. 피카소보다도 로베르 들로네의 화풍 변화에서 큰 감명 받았습니다.



예술의 전당 측에서 제공한 팜플랫 문구에 따르면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는 무채색이 특징이던 입체파 회화에 색채적 확장성을 완성한 대표작가"라 합니다. 저는 실제로 로베르 들로네의 그림 앞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같은 지구인으로 두 개의 눈과 두개의 귀를 갖고 살아도, 이렇게 세상을 풍성하고 찬란한 빛으로 재해석하는 이들이 있구나....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그 색깔의 향연을 펼치던 들로네의 팔레트를 상상해봅니다. 그가 선물한 빛의 향연을 거진 100여 년 뒤 한국의 무명인이 찬탄하며 즐깁니다.

아래 사진은 6미터의 초대형 작품 제작을 위한 아담한 습작과 거대한 완성작입니다. 관람객 인증샷 부르기에, 실제 전시장에서는 관람객 흐름이 계속 이어집니다.




일단 출구 밖으로 나오면, Go back은 불가.

아트숍에서 평소보다 오래 머뭅니다.

도록은 공간을 차지해서 패스, 대신 3D 엽서 몇 장 샀습니다. 아트 프레임, 우산, 큐브 등 전시 연계된 소품도 눈에 쏙쏙 박힙니다.



2시간이나 한가람 미술관에 머물며,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를 찬찬히 살핀 덕분에 '입체파화가'가 누구인지, '입체파' 안에서의 다양성과 그 매력, 서양미술사에서 입체파의 의의 등을 윤곽이나마 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번 더 말해보고 싶네요. 역시! "한가람미술관 전시" 믿고 봅니다!

*


"에버 알머슨" 전시회 끝나기 전에 다시 한가람 미술관 찾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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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2-11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전시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19-02-11 15:20   좋아요 0 | URL
읽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예술전당 한가람 미술관은 주중이나 평일이나 한산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쩜 기획자가 능력이 이렇게 출중하신지^^ 기획자가 더 궁금해지네요 다녀오고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