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간] [나무의 모험]


어쩌다 보니 2019년 7월 들어 읽는 책 제목에 공통적으로 "나무"가 등장한다. 치킨 몇 주 안 먹으면 "땡긴다"는 사람 있둣이, 숲 찾은지 오래 지나면 마음이 헛헛해진다. 그러고 보니 '어쩌다 보니'가 아니네.... 숲, 나무가 그리워서 나도 모르게 "나무" 책들을 찾는 것일지도. 











집 안에 들여놓은 나무 친척 중에 가장 애정하는 'Song of India'



반면,

설치미술 예술가에게는 죄송하지만, 지나다 눈에 들어오면 '흉물스러워서' 저절로 시선을 떨구게 하는 조형물이 있다. 금속 나무.....


미세 플라스틱에 덮여가는 지구도 안타까운데, 나무마저 저렇게 금속 모형이 서게 된다면


통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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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권? 700권? '처분'이라는 단어조차 불손하게 들려서 내보내지 못하고 같이 사는 그림책이 수백 권입니다. 미니멀리즘을 방해하는 공간 잠식력 때문에 '이고 사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림책에서 수액을 얻던 시절도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지요? 옛 애인 만나는 기분으로, "그림책 now"전에 지난 5월 다녀왔습니다. "세계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나다"라는 부제에 걸맞게, 110여명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300여점을 전시했다고 하네요.


"그림책 now"전은 '서울숲' 근방에 '겔러리아 포레' 전시관에서 감상 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쉽게 찾았는데 정작 전시공간 찾느라 조금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하에 있습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ans Christian Andersen Award)’의 2018년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수상자 이고르 올레니코프(러시아)의 원화 작품을 위시해 아시아 최대 국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어워드인 ‘나미콩쿠르(NAMI CONCOURS)’의 2019년 수상작, 세계적 권위의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의 2017년 선정작 등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과 동일한 혹은 비슷한 느낌으로 포토존을 군데 군데 설치해 놓아서 전시장 내 동선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입니다



마음을 사로잡은 공간이 있었는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전하기가 어렵네요. 위 사진 속 의자 3개 보이시죠? 누워서 편히 있으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이 동영상으로 지나갑니다.



‘나미콩쿠르(NAMI CONCOURS)’ 수상작입니다.

위 영상 속 점 무늬가 뭘까요?^^ "망중한"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힌트만 드릴게요. 기가 막힙니다! 주말에 가면 저 벤치에 오래 머무를 수 없겠죠? 평일이 좋은데 "그림책 now"전은 이번 주말까지 전시 마감이니 아쉽네요.


"그림책 now"전 포스터 속 그림의 작가가 그린 또 다른 일러스트레이션, 할머니가 마주하고 있는 이미지의 상단에 젊은 날의 할머니로 보이는 인물이 즐겁게 춤 추고 있습니다.


그림의 힘이라니! 선 몇 개, 농담의 변화만 주었는데도 베짱이의 무기력함이 느껴지네요.




큼지막하게 전시해놓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직접 종이책을 통해 페이지 넘겨가며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은 평면이지만 전시장내 공간 구성을 독특하게 해서 공간감과 입체의 묘미도 즐길 수 있습니다.




둘러보는 데도 족히 1시간은 걸릴 텐데, 이렇게 작은 그림책 도서관도 전시장 내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아뜰리에 수업도 있고요. 그러니 전시장 나오면서 아쉽지 않으려거든 넉넉히 2~3시간은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내일까지 전시 마감입니다. 그림책을 수액삼아 파릇하신 분들이라면, 서울숲 나들이 연계해서 동선 한번 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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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먹는다! 햄만 빼내서 김밥 옆구리 터지는 일 안 생기게 그냥 먹는다!

자장면! 간혹 일부러 찾는다! 물론, 돼지기름으로 야채를 볶았다는 걸 알아도 그냥 먹는다! 


이중적인 면모.


그런데, 21시 주말 늦은 시각. 상가 거리를 지나다가, 이 문구가 많이 거슬려서 사진을 찍었다.

불편하다. "6개월 미만 어린양만 사용"

"6개월"도 불편한 데, "사용"이라니! 


『호모 데우스』를 읽다보면, 더더욱 다른 동물의 살을 탐하는 습성이 불편해지던데

위 문구를 보니 한동안 김밥이며 자장면에도 젓가락이 안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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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프랑스 안무가 조세 몽탈보의 "시간의 나이"를 통해서 국립무용단을 재발견했다고 할까요? 한국 전통춤 무용수가 소화하는 현대무용 안무는 색다른 맛이 있더군요. "넥스트 스텝 Next Step"이라는 이름을 듣고도 감이 왔습니다. 국립무용단이 변신하고 있구나. 말 그대로, next wave/generation, 국립무용단의 젊은 버전 미래형 무대를 보여주려나 싶었는데, 그렇습니다.



. "넥스트 스텝 Next Step Ⅱ"의 공연장,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을 찾았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방문하는 극장인데, 묘하게도 올 때마다 비가 내리네요. 이번 공연의 두 안무가, 박기량과 황태인의 전신이 담긴 야외홍보물이 비 오는 저녁 하늘빛과 잘 어울립니다.



사진: 국립무용단

황태인 안무가의 "무무"는 "한 편의 그림처럼 그려낸 한국무용 고유의 움직임"이라더니, 정말 그랬습니다. 검은 의상, 푸르른 무대 조명, 심플한 무대 디자인, 현의 소리, 오직 네 명의 무용수(김미애, 조용진, 조승열, 황태인)이 '헉' 소리 절로 나올 기량의 춤으로 채워갑니다. 15분 내내 진지하고,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정중동, 점선면, 무용수들의 부드러운 손 움직임으로 얼마나 큰 에너지가 전해지는지, 한국춤의 본질을 안무가가 깊이 고민했구나 감동받았습니다.

https://youtu.be/O9CD9E35ruQ


상대적으로 "쁘랭땅 printemps"은 공연 시간이 깁니다. 무려 30분. 그런데 조명, 무대 의상과 소품, 음악 등을 어찌나 골고루 썼는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박기량 안무가는 "여성들만의" 봄을 그리고 싶었을까요? 여성 무용수들만 등장하는데, 아마존 여전사가 절로 연상됩다. 남자는 가라. 우리끼리 쾌락, 우리끼리 놀고, 탈출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심지어 재생산으로 사회 존속시킬 수 있다! 너무 멀리 간 해석인가요? 아무튼 오늘 이 공연 관객 중에 축제(특히 페미니스트의) 기획자가 있다면 "Printemps"섭외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했습니다.




황태인 안무가가 안전하게 다져지고 고르게 평편한 길을 간다면, 박기량 안무가는 일부러 울퉁불퉁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외발자전거 같다는 인상을 주네요. 적어도 제게는 몽탈보의 "시간의 나이"보다 훨씬 "Primtemps"이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었어요. 앞으로, 박기량 안무가가 만든 작품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티켓 예매할 듯합니다. 




공연 보고 나온 후에 "next step"문구가 더 확 와닿네요. 국립 무용단이 이렇게까지 참신하게 우리 춤에 새 옷을 입힐 수 있구나.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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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옆얼굴로 먼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를 상상해보았다. 카리스마, 결단력, 고집스러움, 높은 자존감. 그렇게 그러졌다. 88년생, 한국 나이로 31세인 조진주는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2010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 이어 2014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실력파 연주자이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가서 현재는 캐나다 맥길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데다가 연주 솜씨뿐 아니라 말 솜씨와 글솜씨가 대단하다. 내년엔 '객석'에 연재하던 에세이를 모아 출간한다니 다재다능해서 더욱 매력적이다.


https://youtu.be/C9Z_YFjszUY


 2019년 4월 중반부터 말까지, 조진주는 서울에 한참 머무르려나 보다. 4월 19일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의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회"를 시작으로 "서울 스프링 페스티벌" 무대에 연일 오르는 스케줄이 잡혀 있다. 30대에 들어섰어도 연주하는데 체력적 변화가 없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동감이요! 4월 19일 독주회는 인터미션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한 90분 연주였건만, 객석의 성원에 "나의 살던 고향"을 앵콜곡으로 가뿐히 들려주었으니 말이다.



음치, 박치, 클래식 백지상태인 나는 '가나다라' 배우는 마음으로 공연장 순례를 다니는데, 이번 '조진주의 독주 무대'는 익숙한 뷔페가 아닌, 아주 드문 기회에나 맛볼 수 있는 명인의 밥상을 대접받은 기분이었다. 연주된 4곡 중에서, 오로지 "Bach"의 "파르티타 제2번 D단조"만 익숙했다. 처음 들어보는 나머지 3곡 중 2곡은 2010년대에 작곡된 컨템포러리 음악이었다. 조진주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rock and roll," 그 중에서도 "메탈리카 Metallica" 느낌의 곡이다. '귀에 친숙해서 쉽게 소비되는 음악만 하려고 이렇게 애써 연습하고 공부하지는 않았다'며 혁신적 시도를 꾀하는(연주회에 드레스가 아닌 정장 팬츠 차림인 것도 그 한가지로 보고 싶다) 그녀는 포스터 얼굴 옆선에서 전달하는 만큼이나 '고집 세고, 소신 있는,' 실로 그런 성향의 예술가인듯하다.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공식 누리집(Photo by Denis Kelly)



2019년 4월 19일 독주회 선곡의 이유를 조진주는 이렇게 밝힌다.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에서 조진주와 선의의 경쟁을 했던 이들 모두 여성이었는데, 이를 두고 한 남성 전문가가 비아냥 거리는 뉘앙스로 칼럼을 썼나보다. "어떻게 최종에 오른 6명이 모두 여성냐?"라고. 조진주는 "속된 말로 '빡쳤다. 여성 예술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통쾌하게도 그녀는 "인디애나 콩쿨"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주어지는 카네기 홀 무대에서 일부러 21세기 "여성 작곡가"의 곡을 2곡이나 선곡하며 카운터펀치를 날렸다고 한다. 두 곡중, 제목부터가 힘 넘치는 "String Force"는 조진주의 연주로 유튜브에서도 들어볼 수 있다.


https://youtu.be/mjYIOKfRjts

  


 매력 넘치는 예술가이다. 4월 19일 티엘아이 아트센터 연주, 고맙습니다.


사족..... 티엘아이 아트센터, 클래식 음악 전용 아트홀로서 이름값하는 좋은 공간이지만 객석 앞줄과 뒷줄에서의 청음 경험이 사뭇 다르다. 뒤 줄에 앉았더니, 앞 좌석 관객들 몸 뒤척이는 소리, 겨울 점퍼 입고 사각거리는 소리, 구둣발 바닥에 대는 소리, 잔기침하는 소리, 정말 별 소리가 다 섞여 소리 뭉치가 돼서 날아오는 기분이었다. 신기한 것은, 이처럼 잔 소음이 많았지만 Bach 연주할 때만큼은 조진주의 연주에 모두 몽환상태일 정도로 몰입했는데 잡음이 전무했다는 점! 이 많은 청중을 완전히 몰입시킬 수 있는 조진주의 바이올린 선율이란! 음악의 힘이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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