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계부 부자 레시피
달곰미디어 콘텐츠연구소 엮음 / 달곰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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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계부 부자 레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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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을 바람이 선선한데, 모기 잔병의 게릴라 전술 도발은 여전합니다. 초저녁 공원 벤취에서 모기를 쫓는데, 옆에 앉았던 분이 머쓱해하며 말을 하네요. 본인 스마트폰에 설치한 모기 퇴치 어플 때문에 모기가 그쪽으로 갔나 보다고. 순간, '나만 다른 시대에 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놀랐어요. '요즘은 모기도 스마트폰으로 쫓는구나!' 하긴, 매년 말이면 가계부를 직접 사니 지인들이 놀립니다. 그 좋은 스마트폰 가계부 어플을 왜 이용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연애편지도 손으로 써야 제맛이듯 가게부야말로 손으로 써야 감이 옵니다. 어떻게 돈이 흐르고, 어떻게 돈 흐름을 관리해야 할지. 아날로그적 마인드인가요? 아무래도 좋습니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일상의 편리함을 보장해준다해도, 적어도 가계부와 생일 축하카드 정도는 직접 손글씨로 쓰렵니다.

*

2014, 2015년에는 '그리고 책' 출판사에서 펴내주는 빨간 양장본 가계부를 샀습니다. (적었습니다라고 말하기엔 작심 3일 수준이었기에 차마 활용했다고 말하기 어렵네요) 마치 일기와 플래너, 가계부를 한 데 합쳐 놓은 듯 컨텐츠가 알찬 반면 가격도 비싸고 너무 무겁고 부피를 차지하는 책이라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2016년 맞이로 제게 온 가계부는 달곰미디어에서 만들었는데, 훨씬 슬림합니다. 제목은 <가계부 부자 레시피>이지만, 가계부 몸통이 날씬해서 가까이에 두고 매일 펴볼 의욕을 일으켜줍니다.

 

 

 

 

 달곰 출판사 측에서는 기존 가계부의 '한계(?)'를 넘어선 '가정 생활관리 지침서'로서의 가계부를 기획했다합니다. 즉, 가정 경제의 흐름을 사전에 계획하고 능동적으로 관리하며, 재테크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독자를 유도하는 것이지요. <2016 가계부 부자 레서피>의 첫 페이지부터 그런 설명이 이어집니다. 부자 되기 위해 가계부가 필요한 솔깃한 이야기부터, 가계부 잘 쓰는 법 등 실용적 충고를 합니다. 가장 새겨 듣게된 충고는 바로, "신용카드는 외상 빚이에요"와 "나에게 주는 선물? 글쎄요?"였습니다. 까페 순례와 커피를 즐기다보니, 한 달 커피값이 왠만한 외식비와 동급이어도, 그 아슬한 부끄러움을 '내게 주는 선물'이라는 자기세뇌로 눌러왔는데,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일주일에 다섯 번이 아니라 두 번만 내게 선물을 주는 전략으로 바꾸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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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유난히 부담스러운 그 단어, 경조사! 제대로 못 챙겼다가는 인간 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기에 잘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다행히 <2016 가계부 부자 레서피>에서는 일년치 경조사를 한 장에 기록하게 해두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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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별로 가계부를 기록할 수 있도록 일주일치가 한 장을 이루는 구성입니다. 매주 주간 결산을 하여 항목별 결산과 비교가 가능합니다. 항목별 예산을 월초에 짜서 월말에 실지출을 결산하면 된다는데, 과연 매달 그렇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일기쓰는 습관처럼 습관으로 만들면 가능하겠지요? <2016 가계부 부자 레서피>에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의 캘린더를 실어놓았으니 13개월동안 가계부를 스마트폰만큼 매일매일 꼭 살펴 채워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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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김미영 지음 / 알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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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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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신간 코너에 육아서야 항상 단골인양 올라와 있지만, 요즘 특히 워킹맘의 육아서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느낌. 그 많던 능력 있던 여성들, 쇼핑카트와 유모차 뒤에 숨어버렸나 아쉬워했는데 터져 나오나 보다. 밖으로 나오고 싶어 근질거린다고, '나 아직 안 죽었다'고,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성토하려나 보다. 

*

'꿈'이 두 번이나 등장하는 제목의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경찰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미영이 썼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정의의 사도'를 꿈꾸며 어려운 사람을 돕곤 했다 한다. 하지만, 본인의 꿈과는 상관없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자기계발서"로 달랬다고 한다.  경찰이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노량진 학원에 다니고 고시원에서 죽을 각오로 공부해서 경찰이 되었다. 한 줄로 적기 아까울 만큼 치열하게 바쁘게 살았다고 그녀는 기억한다.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다. 경찰로서의 입지도 잘 다져두었다. 일하랴 두 아이 육아하랴, 바쁜 와중에 김미영은 항상 드림 리스트 1순위에 있었다는 '작가되기'의 꿈도 이루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까지 썼으니까. 행간을 읽어보니,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잠깐씩 짬이 날 때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커피숍에서 작업하거나, 남들 다 자는 새벽에 글을 써내려갔나 보다. 한마디로 "똑 뿌러지게 야무진"이란 형용사를 절로 떠올리게 힌다. 저자는 긍정 에너지가 풍기는 외모에 성취욕구와 야망이 어마하게 크다. 현재 그녀를 키운 팔 할이 "자기계발서"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이 분야의 다독가였던 '세기의 동기 부여가(205쪽)'를 꿈꾼단다.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세기의 동기 부여가'로서의 첫걸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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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의 성취지향성과 '야무짐'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자면 본문에서 다음의 문장을 빌어오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 하다. "독한 것도 능력이다. 왜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을 내면서 그 능력을 썩히려 하는가?"

 

*

이 문단만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뜨끔하게 찔리면서도 숨이 막혀왔기 때문이다. 착한 엄마, 착한 여성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이 땅의 많은 여성이 위 문구에 뜨끔했을 것이다. 동시에 그녀가 보이는 태도는 "여자는 독해야 사회 생활에서 생존한다".식의 논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녀의 말을 빌자면, "피해자는 있는데 범인이 없는 육아 대참사"에서 워킹맘은 뭘 해도 'sorry'를 연발해야 하며, 혼자만 정체된 고립감에 땅으로 꺼지기도 한다. 직장에서만 휴직한 게 아니라, 꿈도 휴직 상태에 돌입할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김미영은 말한다. 36개월이 고비이니, 3년만 버티라고. "이름을 세상에 남기라"고.

김미영은 그렇게 말 할 자격 있다. 소위 말하는 '몸이 열 개여도 모자를' 지경으로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니까. 본인만 '살아남은 워킹맘의 성공사례' 대열에 진입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많은 워킹맘을 구제해주겠다는 포부도 밝히니까 고맙다.

*

그런데 마음이 짠하다. 김미영의 책을 읽다보니, 그녀의 "열심히 살고, 살아남겠다"는 강박증이 활자를 타고 내 핏줄로 흘러들어오는 듯 하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답답하고 안쓰럽기도 한다.  "독한 것도 능력이다. 왜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을 내면서 그 능력을 썩히려 하는가?". 이 유리천장 사회에서 엄마 여성(여성과 다른 제 3의 존재로서의 엄마 여성)은 독해져야만 하는가? 그런 강박에 휘둘려야 하는가? 나는, 왠지 거리를 두고 싶어졌다. 천천히 가는 꿈도 꿈이기에. 김미영 작가의 빨리 가려는 꿈에는 응원을 보낸다. 단지 지향이 다를 뿐! 이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육아 인력에게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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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크렴 -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 앨범
심재원 글.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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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크렴- 육아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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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공감을 사며 인기를 끄는 육아서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육아, 힘들어 힘들어. 전투육아에서 제대하고파!"하며 귀여운 엄살에 하소연을 더한 솔직화법을 구사한다는 점? 좋은 엄마, 이상적인 아빠가 꼭 되어야만하겠다고 오기 내세우지도 내숭 떨지도 않는다. 이 전투육아가 빨리 지나가 달라는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육아서. 그런데 여기 제목부터가 이색적인 육아툰이 있다. 바로 <천천히 크렴>. 남들은 이 시기가 너무 힘들다며 아이들 콩나물 자라듯 쑥쑥 자라달라고 하소연인데, 이 책의 저자이자 아빠는 좀 다르다.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니 아기더러 제발 천천히 크라고 한다. 제목에서부터 호감을 느끼고 펴본 <천천히 크렴>은 광고 회사의 아트 디렉터이자 아빠인 심재원이 직접 썼다. 그가 하루하루 바삐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로서 "쪽잠"을 자가며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rimeda)에 올린 육아일기가 불과 몇개월만에 SNS 이용자들의 열렬한 공감을 이끌어내며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육아툰이 바로 <천천이 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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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를 향한 애틋함과 아빠가 되어가는 자로서의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 그리고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천천히 크렴>에서는 저자 심재원의 사람됨마져도 느껴진다. 그는 야단스럽거나 과시적이지 않아서 좋다.  남들이 '일상'이라며 지나치는 풍경을 순간 포착해서 관조해내는 내적인 사람이다.  조회수 꽤나 높다는 파워 블러거처럼 육아 스킬 과시나, 육아용품 고급 정보를 흘리고 싶어하지도 않다. 그저 대한민국의 평범한 맞벌이 부부로서의 고달프지만 행복한 육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한다. 심재원은 별다른 주석을 달지도 않고, 그림 한 컷 보여주기만 해도 독자의 마음을 짠하게 움직이는 신기한 재주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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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천천히 크렴>의 첫 번째 장은 아내를 향한 러브레터로 읽힌다. 연애할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아내는 아이가 식탁에 흘린 밥알을 주워 먹기도 하고, 어깨에는 파스를 붙이고 쪽잠을 자며, 전에 없던 건망증까지 보인다. 남편 심재원은 그런 아내가 안쓰럽고 고마워서 10시 퇴근이라고 말해놨다가 9시에 퇴근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기도 한다. 야단스럽게 아내에게 고맙다거나 사랑한다거나 립서비스를 날리지 않았어도 그가 그려낸 한 컷 한 컷의 그림을 보면 느껴진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단단한지.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는 남편이 있는데, 화목한 가정이 아니될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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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아이가 커가는 시간 순으로 구성된  <천천히 크렴>은 한 컷의 그림에 짧은 코멘트를 더해 놓았다. '촌철살인'이라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로 예리한 그의 멘트 중 인상 깊은 몇을 소개해보자면,

 

 

"나의 건망증이 아이의 변비를 부른다."(상상해 보시라, 묽어진 분유를.....)

*

"받는 시간은 길지만 버리는 건 순식간 (월급같은 아들의 목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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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쓰는 게 맞긴 한데"(크리넥스의 비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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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원의 육아툰이 10만인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인듯 한 친밀성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실재로 심재원은 그림 속 아기의 얼굴을 비워놓았다.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로 더 진화시켜나갈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또한 제 5장은 SNS로 소통하며 자신들의 소중한 사진을 공유해준 이웃들의 사진을 그려놓았다. 그런 이유로 <천천히 크렴>은 채워나가는 육아일기로 선물하기 괜찮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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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
에르빈 바겐호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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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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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대학진학을 위해, 자격증을 위해, 취업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만 하는"것, 혹은 생존력을 높여줄 무기로 전락해 가는 현실. 공부와 참교육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런 제목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다큐멘터리 감독 에드빈 바겐 호퍼와, 다큐멘터리 영화 <알파벳>의 자비네 크리하바움, "학습 생태 운동"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 슈테른이 함께 쓴 책이다. 왠지 제목만 봐서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공부 잘 해야지!"하는 의기가 불끈 올라올 것 같은가? 공부하기 싫어서 책상 앞에서 몸 배배 꼬는 아이에게 이 책 선물하면, 아이가 우등생으로 변모할 결심을 할까? 이 책의 변방을 돌아본 독자로서 섵부른 대답일지 모르지만, 나의 대답은 NO!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며 이 책은 오히려 제도권 교육의 부조리함을 조용히 비판하고 있다. 즉, "나 공부잘해서 1등할래!"의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쓰는 '공부,'나 '교육'의 의미 그 자체를 뒤집어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비판의 방식도 전투적이기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다. 공저자 3인에 더하여, 이 책에는 저자 안드레 슈테른의 아내가 쓴 육아 일기에 그 아기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이 책의 주장을 가장 부드럽게 그러나 강렬하게 독자에게 각인시켜주는 목소리는 바로 슈테른 부부의 아기 안토닌의 성장기가 아닌가 싶다.

 안토닌의 할아버지는 개인의 꿈과 재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안토닌의 아빠인 안드레 슈테른에게 정규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대신 소위 홈스쿨링으로 아들을 키웠는데, 아들 안드레 슈테른은 직업의 정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음악가, 작곡가, 기타 제작자, 저널리스트, 작가이자 사회운동가로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을 길러주었던 바로 그 방식으로 안토닌을 키우고 있는데, 그의 아내 역시 만만치 않은 자유인이다. 명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과감히 연극을 평생의 동반자로 선택했고 현재는 연극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부는 아기 안토닌을 정형화된 틀에 가두어 놓지도, 소위 연령별 '정상 발달'과정을 강요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하듯 연령별 권장도서 필독서 리스트를 꿰찬 것도 아니고, 연령별 권장 만화를 보여주지도 장난감을 사주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기다려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준다. 아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것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천천히 아이와 함께 그 활동을 할 환경에 들어간다. 안토닌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아빠에게 사주었던 아가 옷을 입고 크고, 할아버지가 아빠에게 사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엄마가 기타 연주하는 것을 구경한다. 자신만의 작은 기타를 선물받는다. 한국의 많은 꼬마들이 커다란 인형옷을 뒤집어 쓴 뽀로로들이 어색한 몸짓으로 무대에서 뒤뚱거리는 것을 구경할 때, 안토닌은 "마술피리"를 감상하고, 뮤지컬과 오페라를 구경하러 다닌다. 한국의 꼬마들이 한글 방문학습을 받고 소위 '모짜르트 이펙트'를 기대하며 머리 좋아진다는 클래식 CD에 사육당할 때, 안토닌은 자연스레 일상의 자동차 번호판으로 철자와 숫자를 배운다.

자유롭게 키운다고 해서 규율이 없거나 일상의 최소한의 질서를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토닌의 부모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아이에게 드보르작 교향곡을 들려준다. 안토닌은 내면이 이끄는 대로 호기심을 마음껏 풀어내고, 춤도 추고 움직이고 놀면서 내면의 리듬에 따라 성장하게 된다. 마치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 변화가 자연스레 이뤄지듯이 안토닌의 성장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뤄진다. 이것이 어쩌면 슈테른 부부가 주도하는 '학습 생태' 운동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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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테른 부부는 지면을 통해서만 느껴기기에도 무척 차분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내면의 힘이 강한 부모들이다. 삶에 쪼들리고 경쟁에의 압력을 받는 여느 부모들이 보이기 어려운 태도 - 인내심, 부드러움, 상호대등한 관계로서 아이를 존중하기 - 를 보이고 있어,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를 읽는 많은 대한민국 부모들을 기죽게 한다. 슈테른 부부는 프랑스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케이스일진데, 프랑스와 교육환경 사회문화적 풍토가 다른 한국에서는 어떠하겠는가? 슈테른 부부의 홈스쿨링 방식을 다 따라할 수도, 모방할 수도 없기는 하다. 하지만, 적어도 A-Z 계단식으로 진급해가는 정규교육시스템 밖에서 오히려 아이의 잠재력이 크게 발현될 수 있다는 케이스를 확보하였고, 변화해보고픈 동기를 얻었다.

한국 사회에서 대안교육을 꿈꾸는 이들, 혹은 현재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는 든든한 아군 노릇을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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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육아 - 웃겨 죽거나 죽도록 웃기거나, 엄마들의 폭풍성장 코믹육아느와르
서현정 지음 / 한빛라이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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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를 신성한 경전 모시듯 아끼며 탐독하던 초보시절은 지났다. 한동안 육아서의 엄숙주의와 '좋은 엄마 이데올로기'에 질려서 '빠이빠이'하고 있었는데 다시 궁금해졌다. 요새는 제목마저도 불량끼 풍기는 '전투육아' '불량 육아' 가 뜨는 모양이니..... 육아서의 이단아(?) 두 권이 왜 장안이 화제인지 궁금해서 일부러 나란히 읽었다.

*

각각의 목소리와 엄마로서의 내공에도 차이가 나지만(<전투육아>의 서현정은 삼심대 중반의 엄마내공 3단이라면 <불량육아>의 김선미는 엄마내공 주부짠밥 9단의 40대), 두 권의 공통점을 꼽아보자. 두 육아서 모두  '나 이만큼 엄마노릇 잘 하거든,' 내지는 '좋은 엄마라면 자고로 요 정도는 해야지'하는 훈계나 과시를 과감히 접었다. 대신 '낮버밤반(낮에는 버럭하고 밤에는 반성함)'의 맨 얼굴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엄마 노릇 재밌고 숭고하다고 거짓말 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엄마노릇 이렇게 힘든 것인지 왜 미리 안 말해줬냐고 엄살을 떨면 떨었지. 특히 <불량육아>의 김선미는 소위 파워블러거들의 육아 포스팅이나 육아산업체의 현란한 광고와 육아전문가들의 충고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있게 '책육아'하라고 입술이 닳도록 주장한다. 상업주의에 육아가 쩌들어가는 데 반기를 들고 한 방 날리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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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육아블로그를 운영하며 <전투육아>를 펴낸 서현정은 김선미에 비해 좀 더 엄살이 귀엽고, 아티스틱하다. 김선미는 딸 하은이를 어엿한 작은 숙녀로 키워냈지만 서현정은 아직 유모차 밀고, 이유식레서피 꿰차던 시절에서 멀리 가지 못했다. 책 본문에 올렸던 부적이나 서방님 캐리커처들을 그린 솜씨로 미루어짐작할 수 있었겠지만 서현정은 미대 출신이다.  제목은 과격하게 <전투육아>라지만, 육아의 고단함을 4차원 수준의 농담으로 희화화 시켜낸 재주가 대단하다. 예를 들어, 위 사진 속 부족은 서현정표, "입맛이 돌지어다!" "계속 자" 부적은 킥킥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낮버밤반' 엄마의 애환이 떠올라서 마음 짠하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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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육아블로그를 운영한다지만, 서현정은 무척이나 애교 넘치는 캐릭터같다. 무뚝뚝하고 표정 변화 없는 남편을 참 사랑스럽게도 캐리커쳐 해놓았다. 그는 쌈직한 코렐 유리그릇을 두고 "우리 집 그릇은 샤넬이니까 안 깨져"라고 말하는 엉뚱함을 보이기도 했단다.  이 친절해씨는 더운 여름날 자상하게도 아내에게 "날도 더운데 스시룩 같은 거 입으면 어때?"라며 코디네이터를 자처하기도 했다. (see-through look을 sushi look이라 한 것이다!!!). <전투육아>를 읽다보면 아내 서현정의 남편 친절해씨를 향한 애정을 진하게 느낀다. 두 남매 키우느라 바쁜 와중에도 남편의 어록, 남편의 표정 변화까지 순간순간 잡아내고 기록할 만큼 사랑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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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트렌드 코리아> 소비트렌드 전망 팀에서는 2015년의 키워드에 "일상의 자랑질"을 넣었는데, 과연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많은 육아 블로그들이 성행할 수 있을까. 아이가 넘어져도, 울어도, 아이 밥을 차려놓고도, 아이가 까마귀 발이 되어 놀고 있을 때도 폰을 들이민다. 찰칵찰칵. 가공하지 않은 채 실시간으로 올리는 사진들이 오히려 어설퍼서 공감과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전투육아 지휘관 서현정도 어지간히 바삐 스마트폰 누르며 아이들 따라다녔나보다. 결코 연출해낼 수 없는 코믹하고도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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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육아>는 단순히 음쓰(음식물쓰레기) 버리러 간다는 핑계로 별다방에서 숨돌리고 오는 이땅의 젊은 엄마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일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엄마'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성장일기와도 같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춘천가는 기차를 타던 뒤태는 간데 없고, 꽁지머리에 쌈직한 옷을 입고 키즈까페 내 꼬마기차에 탄 아줌마의 모습, "그건 내가 아니야!"하며 부인하는 대신, 인정하면서 커나간다. 그래 나 애 딸린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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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에 각성시킨다. 일어나라, 전국의 전투육아부대 동지들이여! 일어나라! 긴 가방끈, 화려한 스펙, 다 집어 던지고 육아에 올인하고 있는 전국의 엄마들이여,  움추러들지 마라! 그대들은 애키우다가 사회 예비군, 변방의 지위로 몰렸지만 가장 원초적인 차원의 애국을 실천중이니 진정한 숨은 영웅이다! 서현정은 암묵적으로 그런 응원의 메세지를 <전투육아>에서 던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육아서에서 딱 하나의 명언을 꼽아보라면 이것, "차는 어린이집 보내고 마셔야 꿀맛이죠." 겪어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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