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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폭력 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5
앨리슨 라쉬르 지음, 이현정 옮김, 이상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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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 35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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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를 시리즈의 첫 권으로 출발한 "세더잘(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The World Issue Debate) 초창기에는 이 보물같은 이 시리즈 입소문 내느라 바빴는데, 어느덧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다양한 논쟁거리를 진지하게 풀어내는 신개념 청소년 인문교양서로 입소문을 타고 있지요.  주제목록을 계속 확장해나가는 이 시리즈의 35권은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원제: Violent Crime)>입니다. 사실 총기소지가 전면 금지되고, 마약을 밀매하는 마피아의 폭력을 일상에서 겪을 일 없는 한국의 독자에게 폭력범죄는 다소 생소한 주제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2013년의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이나 신창원 등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충격적인 범죄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왔지만, 영국처럼 학교에서 총기 관련 강화조치를 편다거나 길거리에서 불시 검문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폭력범죄로 부터 안전할까요? 범죄는 해당 커뮤니티, 해당 국가만의 문제일까요?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원제: Violent Crime)>는 폭력범죄의 실태와 메카니즘 뿐 아니라, 폭력범죄의 예방책과 대책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소개하며, 폭력 범죄에 대한 일반인의 시야를 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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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앨리슨 라쉬르는  서문에서 "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 권리"를 언급합니다. 단순히 권리만 챙기라는 메세지가 아니라, 그 권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며 작은 실천을 모을 때 실제 지역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나비 효과를 일꺠우지요.

총 6챕터로 구성된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의 첫 장에서는 폭력범죄의 원인을 분석합니다. 대중적인 오해와는 달리 폭력 범죄는 단일한 원인에서 촉발한다기보다는 정신 질환, 원한 관계, 집단 따돌림, 가정 내 불화, 빈곤한 삶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는 입장도 있지만,  범죄의 원인 자체를 없애거나 줄이려는 노력도 동시에 필요합니다. 즉,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사회 빈곤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거나, 비록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CCTV등을 통한 감시망의 구축, 다양한 의식 개혁 캠페인을 그 구체적 방안으로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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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에서는 학교에서의 폭력 범죄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상대적으로 흉기를 이용한 범죄에서 자유로운 한국과는 달리, 영국은 칼을 흉기로 한 범죄가 해마다 급증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의 끔찍한 범죄를 막고자 각국에서도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는 '무관용 정책,' 호주는 '학교보안강화 정책' 등도 실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범죄를 일으키는 극소수의 학생에게 초점을 둔 표적 접근법 뿐 아니라, 따돌림 방지 프로그램이나 집단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근본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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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과 4장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특히 생소한 법죄 집단으로서의 갱(gang)과 마약 관련 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들썩이는 마당에, 브라질이 '코카인과 무기의 집결지'이자 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마약이 원인이 된 온갖 흉악 범죄에도 불구하고 마약을 합법화하자는 목소리도 있답니다. 알콜 중독자처럼 마약 중독자도 사법 대상이 아닌 개인의 건강 문제 차원에서 접근하자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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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는 세계 각국의 총기 규제 법률을 비교소개하고, 총기 소지율과 총기 사건발생률이 비례관계에 있지 않음을 일꺠워줍니다. 차라리 양의 상관관계가 명확하다면 물리적으로 총기 소지 규제법률을 강화하면 될터인데, 보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니 골치가 아픈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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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6장에서 저자는 "과연 폭력 범죄가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폭력범죄근절'이라니 사실 질문을 던지는 저자 스스로도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마약을 밀매하려는 마피아들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어떤 이는 폭력성을 인간 본성의 차원에서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의 폭력과 언론이나 엔터테인멘트 매체를 통해 과장된 포격을 구별하고, 서로를 폭력범죄의 피해로부터 지켜주고 지키려 노력할 때 적어도 폭력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더 멀어질 수 있겠지요. '폭력범죄'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세더잘이기에 다각도에서 치우치지 않고 흥미롭게 다루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세더잘"은 친절합니다. 매 장마다 '간추려 요약하기'의 페이지와 더불어 집중 사례탐구가 소개하여 청소년 독자들이 시사 문제에 쉽게 접근하게 도와줄 뿐 아니라 부록으로는 연표와 용어풀이, 찾아보기 그리고 '더 알아보기'까지 소개하여 친절한 백과사전의 역할을 해주거든요.  <폭력범죄>를 읽고 한국의 범죄예방책 및 범죄관련 제도들을 더 알고 싶거든, '사이버 경찰청' '범죄 예방 정책국' '경찰 박물관' '국립 과학 수사 연구원' 이나 그 웹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좋다네요. 35권 <폭력범죄>와 아울러 34권 <사이버 폭력> 그리고 제 2권 <테러>도 함꼐 읽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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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그리자! 국민서관 그림동화 158
가브리엘 알보로조 글.그림, 김혜진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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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Paint!
즐겁게 그리자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정말 부럽다'고.  그림 연습을 하자니 깜깜한 시골길에 자전거타고 가듯 겁이나며 막막하고, 그림 잘 그리기의 자질은 타고나는 거라 말해버리자니 샘이 납니다.  '내가 못 그리니, 너라도'의 심정으로 아이에게 미술 교육을 시키지만, 이런 오기 역시 그림 그리기의 참 즐거움을 방해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림 그리기가 두렵고 고민스러운 이들을 위한 <즐겁게 그리자!>를 읽어보았습니다. 도대체 밑도 끝도 없이 즐겁게 그리자니 무슨 비결이라도 있을까요?

 


 

*

제일 먼저 생각을 해야겠지요? 우엇을 그리고 싶은지 말이예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어려워 보여도 괜찮아요. 잘 그리려는 욕심이나 부담감을 내려놓고 시작해봅시다. 어떤 생각은 바람처럼 연기처럼 휙 사라져버리기 떄문에 머릿 속에 꼭 붙들고 있다가 그려야 한대요.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처럼 백일몽상태에서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고, 생각을 삭히고 발효시켜서 더 멋진 생각으로 키울 수도 있대요.

자, 무엇을 그릴지 정했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그려야겠지요? 처음부터 완성작이 뚝딱 나오지는 않아요.  연습도 해보고, 마음가는 대로 그려도 보고, 차분하게 공들여 그리기도 하고, 물감대포를 쏘아대듯 요란하게 그리기도 하지요. 형형색색 달팽이의 응가를 물감삼아 그리기도 하고요. 그리는 사람마다, 같은 사람이라도 기분따라 그리는 대상따라 그리는 방법도 다양하답니다. 어느 하나에 얽매여 고수할 필요는 없어요.


*

그림이 모두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요. 심지어는 솜씨 좋은 화가라도 자신의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 짜증 나기도 한다나요. 자기 그림을 사람들에게 내 놓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 그림 그리기에 옳은 방법, 그른 방법은 따로 없어요. 즐겁게 그리면 된답니다!  <즐겁게 그리자!>를 읽고나면, 마치 잘 쓰인 운동지침서를 읽다 말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게 되듯, 책장을 덮자마자 종이와 크레파스를 찾게 된답니다. 그리고 싶은 욕심을 꿈틀꿈틀 움직이게 해주는 고마운 그림책 <즐겁게 그리자!> 눈을 즐겁게 해주고, 그림 그리기에 대한 부담을 낮춰서 마음을 가볍게 해주어요!



 

 

황공하게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하는 천진한 아이가 공주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물고기 비늘을 모티브로 한 드레스인가요? 물결 무늬의 경쾌함이 말해줍니다. "그림, 즐겁게 그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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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철학하는 아이 1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민유리 옮김 / 이마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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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ther's Village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한 주일 내내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매일 본 그림책,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원제: My Father's Village). 내 마음의 영화 <그랑 블루>(Le Grand Bleu 1988)를 아련하게 떠올리게 하는 정서와 풍경이 배어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 클레어 리볼라(Claire A. Nivola)가 썼지만,  배경은 이탈리아이다.  제목 그대로 작가 아버지의 고향이자 현실의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오라니. 그렇다.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자전적 그림책이자 마음의 고향인 오라니를 향한 헌사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1911년 지중해의 심장부에 위치한 샤르데나 섬의 오라니에서 태어났다. 1939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일평생 미국에서 살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한 번도 오라니를 떠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작가와 작가의 남동생을 데리고 종종 오라니를 방문했다는데, 작가는 이후에도 계속 오라니를 찾았다. "오라니에서 모든 것의 근원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황홀한 것인지도 느낄 수 있었 ('작가의 말'에서)"기에........
*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오라니를 오가고 머물렀던 작가의 애정만큼이나,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에서 묘사는 구체적이다. 실제 그 곳의 알고 사랑하는 이들만이 그려낼 수 있는 삶의 풍경이다. 그 아름다운 구체성 덕분에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볼 때마다 새로운 '아하 모먼트  A-ha moment'를 주며 다가온다. 예를 들어,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 속에서 마을 외곽에 짓고 있는 건물 여섯 채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을 동쪽 외곽의 사이프러스 숲 속 건물이 묘지라는 것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알게 된다. 또한 빨래 줄에 널려 있던 흰색 물방울 무늬의 셔츠를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한 소녀가 입고 있다. 그림 속에서 작가의 남동생으로 추정되는 소년은 맨발을 좋아하는지, 여러 번 맨발차림으로 등장하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텍스트 뿐만 아니라 그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오라니의 삶을 독자에게 한 뼘 거리로 상상하게 해준다.


 
작가는 어린 시절 오라니의 거리를 사촌들과 뛰어 다니며 놀던 떄의 설레임과 흥분을 담아내고 싶다 했다.  아버지의 고향에서 한 아이에게 완전한 세상이 되었는지, 공동체적 삶이 이상이 아닌 현실이었음을 보여준다. 오라니에서 아이들은 태어나는 아가를 함꼐 축복했고, 누군가의 죽음을 함께 애도했고, 함께 빵을 굽고 나누어 먹고, 축제에서 춤을 추고 놀았다. 마을의 누군가가 따온 신선한 올리브로 샐러드를 해 먹고, 또 마을 재단사 아저씨가 옷 짓는 것을 구경하고, 함께 나무에 올라 과일을 따 먹었다. 작가는 "조각조각의 일들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먹는 것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것들이 누군가 수고롭게 만들었음을 자연스레 배웠다"며 마음의 고향 오라니를 예찬한다.
 


작가는 이런 질문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저 사람들(New Yorkers)에게도 자기만의 오라니가 있을까?"  아마도 작가는 "세상 어떤 곳에서도 느끼지 못할, 따뜻하고 강렬한 그 무엇"을 오라니에서 느꼈기에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자화된 도시의 삶에서 오라니를 품고 사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동시에 저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하기를 갈망할 것이다. 오라니를 품고 살고 싶지 않은가? 사람들과 강렬하고 따뜻하게 교감하며 '공동체적'인 삶이 가능한 마을을. 물론, 오라니 역시 시간이 멈춘 이상화된 낙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공간이지만, 적어도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을 꿈꾸게 해준다.


 
작가 클레어 리볼라(Claire A. Nivola)의 인터뷰 기사 링크 & 작가의 대표작 소개http://blaine.org/sevenimpossiblethings/?p=2104
 
 
 
리뷰에 이용한 이미지는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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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초록섬 너른세상 그림책
한성민 글.그림 / 파란자전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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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초록섬

 

 
 
검정색과 흰색에 빨간 포인트를 주는 등 색채를 절제한 그림책은 많이 보아왔지만, 검정 그림선에 초록색과 주황색만을 대비시키듯 쓴 그림책은 처음입니다. 한성민 작가가 쓰고 그린 <행복한 초록섬>말입니다. 색채를 제한했기에 오히려 이미지는 강렬하고, 깊숙히 뇌리에 남습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가의 의도가 읽힙니다. 작가는 자연, 희망, 미래의 메세지에는 초록색을, 현재와 문명의 이기심으로 물든 환경은 주황색으로 채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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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도시풍경으로 시작됩니다. 하늘이 있기나 했을까 싶을 정도로 동서남북 모두 높은 건물들로 꽉막힌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네모 도시입니다. 기껏해야 직사각형으로, 마름모로, 정사각형으로 네모를 변주할 뿐 인간의 손길이 가해진 인공물의 세계에서 곡선미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루는 망원경으로 세상 구경하기를 좋아했던 할아버지 눈에 초록색이 들어옵니다. 호기심에 할아버지는 배를 타고 초록색에 다가가는데, 그것은 낙웍으로서의 초록섬이었습니다.
*
 

*
할아버지에게서 낙원의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살림살이를 챙겨서 섬으로 이사가기로 합니다. 그리 욕심 부리지 않고 짐을 쌌는데도 모터보트에 간신히 실어야할 정도로 이삿짐이 많았습니다. 두 노부부는 만족하며 살았을까요? 물론 시간을 되돌린 듯 할머니가 어린시절에 보았던 푸르름을 가진 숲에서의 삶은 평온하고 행복했습니다. 행복하다 보니, 아들 딸 손자 며느리 다 생각납니다. 초록섬에 놀러왔다 반한 몇몇 가족들은 이 섬에 살기로 했습니다. 초록섬에 다녀가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초록섬에도 높은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곳으로 이주해온 가족들 역시 많아졌기 떄문입니다.

*
도시와 초록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더니, 급기야 공항과 활주로도 생겼습니다. 초록섬을 개발하려다보니 도시의 공장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야했지요. 사람들은 초록섬을 "적당히"개발하여 지상낙원 휴식처로서 자신들을위해 초록섬이 봉사해주길 원했나봅니다. 그러나 자연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나요? 해일이 초록섬을 집어 삼켜버렸습니다. 다 휩쓸려 사라져버렸습니다.

 
하긴 휩쓸려 사라진 것도 이름만 초록섬이지, 3/4은 주황색 인공건물로 뒤덮힌 반인공섬이었지요. 사람들은 초록섬을 버리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버렸어요. 이렇게 허무하게 이야기가 끝나냐고요?
 

 
동식물을 사랑하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한성민 작가는 '오늘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 나무를 심는' 이의 심정으로 (아마도), 할아버지에게 멋진 미션을 드렸네요. 할아버지는 페허가 되버린 초록섬을 향해 작은 초록 나무 세 그루를 싣고 노 저어 갑니다. 할아버지라고 믿기지 않게, 등과 팔은 곧고 노를 젓는 모습에서 활기가 넘칩니다. 초록섬에 초록 나무를 싣고 가는 건, 생명이자 희망을 향한 발걸음이니까요. 그 노젓기에 동참하고 싶고, 동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며   <행복한 초록섬>을 읽습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초록섬을 키우려면 많이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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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대로 하면 돼 - 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단순한 진리
알렉스 컨스 지음, 강무성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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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단순한 진리
엄마 말대로 하면 돼

 
 
 
살면서 경계해야할 여러 "중심 中心주의" 중에  "인간중심주의 (anthropocentrism)"는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상에서 그다지 생각해 볼 기회도, 접할 기회도 없으니까요. 인간 외의 종에게도 인간적 속성을 투사하여 인간화된 해석을 더하기. 보다 극단으로 나가면, 인간외의 종들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중심주의. 혹자는 <엄마 말대로 하면 돼>를 보면서 불편감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인간 독자들을 위해 목욕에 털손질, 꽃단장까지 마친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현실 세계에서는 돼지품종대회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꺠끗한 핑크빛의 새끼돼지나 강아지들이 인간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한답니다. '연출된 자연스러움,' '사진의 피사체로서 인간적 터치가 가해진 동물성'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는 독자도 있겠지요. 하지만, 직관적으로 반응하자면 <엄마 말대로 하면 돼>는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운 사진집이예요.동물 사진을 특화하여 유명한 알렉스 컨스(Alex Cerns)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에 행복한 인생을 위한 경구를 곁들여내었답니다.  
 
 
 
원제 역시 >로서 동물들의 모습에 곁들인 경구들은 참으로 '엄마표 잔소리'를 닮았습니다. 주로 '-해라,' '-해야지' 식의 권유이자 명령형의 메세지이지만, 인생의 진리라하기엔 너무 단순해보이는 메세지이지만, 들어서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엄마표 잔소리 말입니다. 요새 한글을 거의 완벽하게 뗀 6세 누나가 4세 동생에게 <엄마 말대로 하면 돼>를 읽어주는 것을 몰래 엿들고 있지만 킥킥거리는 웃음이 절로 터져나오려 합니다. 누나는 무척이나 진지하게, 엄마 목소리를 흉내내에서 "아무도 인생이 쉬울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라는 본문을 읽으니 코웃음이 나올 수 밖에요. '6세 꼬마야, 네가 인생을 아니?'
 
<엄마 말대로 하면 돼>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와 고양이, 귀여운 토끼, (깨끗하게 씻겨져 단장된) 돼지와 양,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합니다. 모두 사진작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알렉스 컨스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지요. 사진 속 동물들의 몸짓이나 표정에서 연상할 수 있는 충고(혹은 엄마표 잔소리)를 사진 옆에 하나씩 적은 형식으로 책은 이뤄졌습니다.

 
 
 
예를 들어, 먹이를 입에 물고(아마도 먹는 중?) 있는 토끼 옆에는 "녹색 채소를 항상 먹도록 해."가 적혀 있고, 잠자고 있는 고양이 옆에는 "낮잠 한 숨 잘 자면 몸과 마음이 거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 끄덕이게 하는 경구들이지요. 분명 인생에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새겨듣고 지키기만 한다면요. 그래서 '엄마표 잔소리'를 연상시키는 것이겠지요?
저자 알렉스 컨스는"관계와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는 동물 세계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헌정하며 작업했답니다. 마음의 여유를 주고 싶을 때 편안하게 읽기에도,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 동물이 많이 등장하는 덕에 아이들에게도  <엄마 말대로 하면 돼>의 인기가 높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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