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 근대의 빛과 그림자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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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

근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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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월 둘째 주, 공공도서관에서 빌려 놓고 돌려가며 읽는 책 목록. 그 중 예약희망된, 한 마디로 "찜"당한 책이 한 권 있으니 바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지난 달 시리즈의  제3권이 출간되었다던데, 줄 서서 빌려 갈 만큼 인기 많으니 도서관에서 빨리 순환시켜드려야 할 책인가보다. 다른 책 재껴두고 책 읽는 속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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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저자(니까 당연히 주경철 교수)는 "인간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인간을 만든다."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유럽인이란 - 더 크게 보아 인간이란 - 사악하기 그지없는 존재라고 느껴졌더가도 인간 내면의 어느 한구석에는 아름답고 숭고한 한 조각의 가능성이 깃들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작은 가능성을 크게 키우고자 하는 것이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를 비춰보는 이유이다. 인간 사회는 어쨌든 조금씩 밝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리라 믿고 싶." (11쪽)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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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를 읽다보면, 연일 'shooting,' 'murder,' 'terror' 단어가 연발되는 끔찍한 뉴스만큼이나 페이지 애프터 페이지마다 암살당하는 사람, 죽이는 사람, 고문당하는 집단과 개인, 전쟁의 폭력과 권력자들의 암투 이야기가 이어진다. 흠, 그래서 주경철 교수가 "아름답고 숭고한 한 조각의 가능성"이라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역사 공부하여 인간의 양면적 모습을 잘 성찰하다보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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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1』 에서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서울대)는 세계사 특히 유럽사를 젊은세대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네이버팟캐스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펴낸다고 했는데, 역사에 무지한 독자를 배려하여 쉽게 썼다. 또한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말까지의 유럽의 역사를 8명의 인물을 통해 조망하는 전략을 썼다. 그 첫번 째 인물이 "카트린 드 메디시스," 영화 '여왕 마고'에서의 캐릭터처럼 검은 옷을 입고 모략을 일삼는 타락한 정치인이 아니었으리라는 것이 주경철 교수의 해석이다. 교수는 '스티븐 핑거'까지 동원하며 여성정치가가 더 평화지향적일지 모른다는 입장에 무게를 두는 듯 하다. 이어, 네델란드 건국의 초석을 놓은 "빌렘"을 소개하는데 그가 '침묵공'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3장에서는 후대의 오해와 달리 신앙심이 깊었던 불굴의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과학과 종교의 공존을 모색한 근대인'으로서 소개한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챕터는 4장이었는데, "독일의 악마들, 마녀사냥 이야기"를 다룬다. 주경철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유럽 문명은 마녀를 필요로 했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신성성과 마성 등은 함꼐 규정되었다. 최고의 선을 확립하고 지키기 위해 최악의 존재를 만들어야 했다. (137쪽)

고 해석한다. 또한 마녀사냥을 흔히 '중세적 현상'으로 규정하지만 실은 르네상스와 과학혁명, 계몽주의로 이어지는 근대 초에 그 정점을 이뤘음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는데, 정석의 답내기는 어렵다다. 다만 주경철 교수에 따르면, "다양한 갈등이 폭력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기제로서 마녀 개념이 장기간에 걸쳐 준비되었오, 그것이 특정 지역의 특정 국면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했으니 "마녀사냥은 다양한 갈등이 분출될 수 있는 일종의 범용(汎用)기제"(162)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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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는 태양왕 루이14세의 "절대주의" 체제가 결코 절대적이지 않았으며, 지방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챙기고 지키는 와중에 끊임없이 전쟁을 치뤄댔던 루이 14세 때문에 프랑스 국민과 이웃국가 국민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를 상기시켜준다.
개인적으로 사람 이름이 많이 나와 읽으며 괴로웠던 6장에서는 합스부르크 가문을 통해 유럽근대사를 보여준다. 7장은 미술사와도 겹칠텐데 천재 예술가였던 베르니니를 통해 유럽사를, 8장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존 로가 버블을 일으킨 사건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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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라고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손도 안 대어 보다가, 유시민 작가의 글 기반이 어린 시절 역사 공부라는 생각에 반성하며 최근 한 두권씩 찾아다니는 수준이다. 이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2』를 다음 독자를 위해 반납하고, 설혜심 교수의 『소비의 역사』를 대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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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1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 제 ‘서재 브리핑’에 같은 내용의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리뷰 11편이 뜹니다. 리뷰 등록 과정에 알라딘 서버에 오류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18-01-18 00:21   좋아요 0 | URL
cyrus님, 친히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꿈에도 모르고 있었네요. 낮에 리뷰와 사진 올리려는데 계속 오류가 났는데 그 모든 시도마다 다 등록되었나봅니다. 귀찮으실 일을 이렇게 일부러 시간내 댓글로 알려주시니 다시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