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Star 국립현대무용단 픽업 스테이지




[정보]

문의: 02) 6196-1619

장소: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공연기간: 2017.11.10 ~ 11. 12 (일)

공연시간: 평일 20시, 주말 15시

공연상세정보: http://www.sacticket.co.kr/SacHome/perform/detail?searchSeq=32293


 공연예술로서의 춤, 특히 현대무용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용수들이 응축시켜놓은 어마한 에너지를 무대 공간이라는 허용된 장을 통해서 관객과 나누기에, 소위 '氣를 받아가는' 뜨거운 느낌 때문이다. 중독치고는 우아한 중독일진대, 같은 공연, "보고 또 보고"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 지난 11월 둘째 주에 공연된 국립현대무용단 픽업스테이지의 "슈팅스타(Shooting Star)" 공연은 정말 최고였는데,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었다. 바로 3일 공연 중, 마지막 날 찾았기에 "보고 또 보고" 할 수 없었다는 점. 공연 첫날인 10일에 다녀왔더라면,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공연장을 찾았을 텐데. 아쉽다는 말이 자꾸 나온다.

우아한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와 유럽의 신개념 현대무용 "슈팅스타"가 동시 공연되던 11월 11일의 예술의 전당. 강렬한 '분홍분홍' 색감만큼, "슈팅스타"의 개성은 놀랄만큼 뚜렷해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같은 무용가들이 춤을 추고, 동일한 곡을 연주한다해도 매회 공연마다의 독자적 느낌은 두 번 다시 재현할 수 없을 창조적 즉흥성! "슈팅스타" 공연을 본 관람객을 이야기하리. '마린스키 무용단'의 명성에 눌리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 독창성의 무대였다고.



이 독창적 작품의 공동 안무가는 Laurence Yadi와 Nicolas Cantillon! 발음이 어렵다. 로렁스 야디(Laurence Yadi) 니꼴라 껑띠용(Nicolas Cantillon)라고 읽는단다. "동방의 별을 쫓는 유럽 안무가"라는 작품 부제처럼, 이 둘은 70년대 프랑스 태생이면서 아랍권 문화에 뿌리를 둔 작품세계를 지향한다. 사실 로렁스 야디의 아버지가 알제리 태생이라거나, 니꼴라 껑띠용이 알제리인이 창단한 무용단에서 처음 무용을 시작했다는 정보만으로는 '아랍 문화색채'를 유추하지는 못 하겠다. 솔직히, 아랍문화를 잘 모르니까. 그런데 분명한 건, 이들의 안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느린 유동(流動)성에 더해, 쉼없이 솟구치는 에너지를 담고 있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들이 개척한 멀티스타일 퓟퓟(FuittFuitt)’은 아랍 문자를 시각화한 것이라고. 아무리 구글 검색해도 'FuittFuitt' 이미지를 찾기 어려움은, 이것이 '휫퓟'거리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때문인가보다.


 

 
 퓟퓟(FuittFuitt)’ 스타일 무브먼트도 인상깊었지만, 무엇보다도 날 전율케 한 것은 무대에 오른 6명의 국립현대무용단 단원들. best of the best라 감히 브라보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들의 이름을 나열하자면, 유다정, 매튜 리치, 김서윤, 표상만, 임소정, 허준환.
*
한국 무용수들과 작업기간이 얼마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로렁스 야디(Laurence Yadi) 니꼴라 껑띠용(Nicolas Cantillon)는 이들 6인의 무용수들 각자의 고유한 에너지를 속속들이 파악해서 절묘하게 작품에 배치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6인의 개성이 한편의 장대한 배틀 씬을 보듯 압도적인 에너지로 엉켜서 분출된다. 그 중에서도 김서윤은  퓟퓟(FuittFuitt)’ 스타일에 최적화된 듯 즉흥성에 강하다. 어메이징한 무용수이다. 허준환은 함께 무대에 오른 매튜 리치와 표상만에 비한다면 외모상 얌전한 귀공자 느낌을 내는데, 막상 춤이 발화점에 이르면 어마한 지속력으로 끓어오른다. 6인의 무용수 모두 최고였다. 틀림 없이, 로렁스 야디(Laurence Yadi) 니꼴라 껑띠용(Nicolas Cantillon)가 이들 한국의 무용수를 자신들의 'Companie 7273' 무용단에 스카웃해가고 싶어했으리라.

20171112_155845_resized

20171112_160227_resized
이들의 환상적인 춤을 단 한 번 밖에 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팬들에게 "슈팅스타"를 분기별로 선보여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 선물 공연으로 한 번 더 무대에 올려주면 정말 신날텐데 하는 상상을 해본다.
 
"Shooting Star"의 국립현대무용단 버전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누구라도 라이브 음악을 맡은 "블랙 스트링(Black String)"에 감탄했을텐데 로렁스 야디(Laurence Yadi) 니꼴라 껑띠용(Nicolas Cantillon)도 마찬가지였나보다. 짧은 '안무가의 글'에서 상당 비중을 이 음악팀에 대해 이야기한다.
 
"블랙스트링은 노련한 음악팀으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 얻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용수들과 함께 이러한 블랙스트링과 견줄 수 있는 힘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이루어내야 하는 것은 단지 음악과 춤 사이의 불협화음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완벽한 융합의 형태를 찾는 것입니다." 
20171112_155828_resized
다가올 12월 15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이 "투오넬라의 백조"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처럼, 이름 만으로 이미 퀄리티가 검증된 최고의 현대무용단이 공연 선물을 자주 준비해준다는 것은 무용팬으로서 큰 복이다. 그러니, 어찌 선물열기에 게으를 수 있는가? 다음 12월 공연으로 더 많은 현대무용 팬을 확보하기를! Bravo!

20171112_155554_resize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