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
앨리슨 데이비드 지음, 이주혜 옮김 / 좋은꿈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Help Your Child Love Reading 』,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 정직하고도 명료한 번역이다. 어린이책 출판사 에그몬트 출판사(Egmont Publishing)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엘리슨 데이비드가 영국에서 펴낸 부모 가이드를 '좋은꿈 출판사'가 한국 독자에게 소개한다. '좋은꿈 출판사' 역시 어린이를 책과 사랑에 빠지도록 어르고 달래고 유혹하는 출판사이니, 엘리슨 데이비드의 책을 이 출판사에서 한국판으로 출간해준 게 우연은 아닐 것이다.



실은,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어떤 주장이 펼쳐질지 짐작할 수 있었다.

"부모부터 책을 늘 가까이하고, 책 읽는 가정 분위기를 조성할 것," "핸드폰 등 스마트기기를 멀리할 것," "아이에게 직접 책 읽어주거나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것," "도서관 자주 들릴 것"

뭐 비결이 딱히 있겠나? 내 아이, 책 사랑에 풍덩 빠지게 하는 데에. 어떻게 그 타오르는 책 사랑을 가르치거나 억지로 강요할 수 있겠나? 그건 느껴본 자만 알고 다시 찾는 환희의 샘물. 마셔도 기분 좋게 또다시 목마르게 하는 샘물. 극장에서 꼬마 군단과 "미녀와 야수"(2017)를 보다가, 어이없게도 눈물샘이 뻥 뚫렸었는데, 다름 아닌 서재 씬 때문이었다. 시골이라는 좁은 공간, 좁은 경험 세계에 갇혀 있던 소녀 Bell이 야수의 서재에서 책들을 보자 환희에 떠는 그 마음을 내가 아니까. 마음이 블루일 때 책이 천연 프로작이 되어주고, 몸이 지칠 때조차 책을 비타민 삼는 사람들의 그 마음을 아니까..... 책 읽다가 간혹 속해있는 시공간을 잊으니까.....

책 읽기 전 짐작한 대로 앨리슨 데이비드는 "부모부터 솔선수범 책과 친하고, 스크린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경험을 공유하라"라는 조언을 한다. 차별점은, 저자가 엄마이자 출판인으로 쌓아온 노하우에 기반해 자녀 연령별로 구체적인 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장에서는 0~4세인 '미취학 아동'을 위한 조언을, 5장에서는 자칫 부모의 손길(?)을 떠나기 쉬운 12~16세 청소년기 자녀들의 책 사랑 키우기를 위한 조언을 전개한다. 앨리슨 데이비드의 목소리에 더해, 이 분야 전문가들과 다른 교사들의 충고를 함께 들려주기에 설득력을 몇 배로 올라간다.



작년에 서민 교수의 출판기념 강연회에 참석했을 때, 자타인정 책벌레 서민 교수는 '스마트폰'의 폐해를 청중에게 인지시키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스마트 기기 사용시간과 종이책 넘기며 종이책과 사랑에 빠지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의 남녀노소에게 반비례 관계라는걸, 누가 몰라?"하는 이들 많았을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 역시, 핵심 주장을 뒤집어보면 "화면 사용시간을 제한, 최소화하라"와 다름없다. 지키기 어려워서 그렇지, 책 사랑으로 건너가기 전 첫 장애물로 등극한 스마트폰, 절대 멀리해야만 하나보다.



엘리슨 데이비드의 충고 중 또 하나, 인상 깊은 것은 큰 아이들(소위 '중2' 전후)에게도 부모가 같이 책을 읽는다거나, 읽어주거나 역으로 아이가 책을 고르게 하여 그 책을 부모가 읽는 등 소통을 적극 꾀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이다.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는 꼬마들 베드타임용으로 끝내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부모가 많겠지만, 함께 읽기의 효과는 아이 나이를 넘어선다.

만약, 이 책을 읽게 될 이가 부모라면, 더 무엇 말하랴. 손 닿는 데 책을 두고 늘 읽는 모습을 보이면, 책 읽기가 곧 명상이자 힐링인 모습을 보이면 아이 역시 책을 삶의 일부로 들일 텐데.... 2019년은 아이와 나란히 채워나가는 책 일기장을 한 권 준비들 하시면 어떠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9-02-07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책이 늘 가까이에 있었던 걸 기억합니다. 사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냥 그렇게 읽었고 중간에 국민학교 3-4학년 정도 때 책을 덜 읽던 시절에는 행여 글에서 멀어질까봐 부모님이 만화책을 사주셨었어요 (나중에 들으니 그래서 사주셨다고 하시네요). 방법론은 모르지만 늘 책을 보는 환경이면 자연스럽게 그리 되는 것 같습니다.

2019-02-07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