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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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보다 혹은 무리 내 도태될까 두려워 주위는커녕 나 자신조차도 돌아보기 어려운 경쟁 사회 속 오늘날, 우리는 인간관계마저 사회생활의 연장으로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골머리를 앓아가는 생활은 자연스레 스트레스로 시나브로 스스로를 갉아먹는 패턴이 일상이 되어만 간다.

한 번뿐인 인생에 이 악순환의 고리 끊고 후회 없이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신과 의사 토미가 전 작 ‘고민이 사라지는 말’에 이어 짧은 조언만으로 한 층 더 여유로운 생활을 위한 처방을 내리는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을 출간했다.

저자는 생활 속 내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사소한 상처와 결함마저 먼저 알아채 조언과 격려, 위로의 말들을 건넨다.

본문은 현대인에게 마냥 움켜쥐고 있기보다는 포기하고 버릴 만한 것은 쉬이 내려놓고 걱정 또한 비운 뒤 좀 더 여유로운 양질의 삶을 권한다.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기보다는 때론 쉬어가 스스로를 챙기며 여유를 갖고 포기의 미학은 저자의 조언을 따르며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크나큰 긍정의 효과로 나타난다.

심지어 최악의 상황마저 기회로 발판 삼아 좋은 것 만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독자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용기를 전한다.

루틴에서 어긋나 조금은 귀찮은 일을 시도해 보며 욕망을 갖고 갈구하기보다는 외려 지금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토미의 조언은 탐욕적이며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좀 더 나를 나답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상 곁에서 지켜보던 지인의 따스한 어조와 격려는 독자로 하여금 안정감마저 선사하며 독서로 치유됨을 느끼게 만든다.

언젠가부터 시간에 쫓기며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한 신중한 선택을 기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토미의 조언들은 비움과 포기로 오히려 더 소중하고 값진 것들을 얻게 되는 이야기였다.

#지극히짧고도사소한인생잠언 #정신과의사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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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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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 가운데 대다수는 귀족의 자제였다고 한다.

생계만을 위해 사는 삶보다는 주위를 돌아보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이들 중심으로 다양한 사고를 통해 철학의 발전이 일어났는 의미다.

이렇듯 인간이 사유함에 있어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현저하게 낮고 활동조차 제약이 있던 시기 역시 문학의 발전 또한 미미했을 터, 그에 따른 한계를 제시한 후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가 주어진다면 더 훌륭한 여성 문학가가 탄생할 것이라는 혁명과도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여성 작가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버지니아 울프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그녀의 작품 속 문장을 모아 저자가 해설과 함께 엮어낸 이야기다.

본문은 버지니아 울프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버지니아가 낯선 이들도 본문을 통해 그녀가 주장하는 바를 쉬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해설을 곁들였다.

또한 의식의 흐름으로 쓰인 글들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버지니아가 말하는 바를 요약과 해설로 독자를 이끌며 친근감과 익숙함으로 그녀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애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버지니아가 제기했던 여성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인권이 신장되어 적절한 보수가 지급될 때 건강한 사회가 이룩된다는 주장과 교육을 통한 평등권과 사회 정의를 지지하던 주장, 전쟁마저 그녀만의 논리적인 글쓰기로 자연스레 반대하는 모든 주장들을 만날 수 있었고, 버지니아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인 글들은 유려한 문체에 매료되어 쉬이 읽어가지만 기실 그것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되기 어려워 수차례 곱씹고 반복해 읽게 된다.

때로는 삶을 바라보는 글로, 때로는 난해한 글로, 하루라는 시간만을 통해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등 본인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스스로의 주장을 공고히 해온 그녀의 글을 면면히 살피다 보면 그녀만의 글쓰기 스펙트럼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모를 위대함으로 다가온다.

점차 다양하게 확대되는 주제와 세계관으로 넓디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찬란한 글로 하여금 우리네 삶을 겹쳐 되돌아보게 하며 통찰력은 수많은 퇴고보다는 가히 천재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타고난 글이라고 느껴진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하루 한 시간에 불과한 병상에서조차 작품을 썼다는 그녀를 떠올리며 비단 짧게 마감한 안타까운 그녀의 생애만을 조망할 것이 아닌 여성문학가로서 개혁을 꿈꾸었던 혁명가라는 이미지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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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 - 진짜 사랑을 잊은 한국 사회, 더 나은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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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무한히 경쟁하는 자본주의의 우리 사회는 주위에 어떤 이웃이 사는지 관심조차 없고, 무연고자의 고독사 소식마저 흔한 일이 되어버린 이기심과 각박함의 사회가 되고야 말았다.

이제는 이 씁쓸한 일상이 혐오로 이어져 대낮에 칼부림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마저 발생했고,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던 유사 범죄들은 대한민국을 점점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리도 극악무도하고 흉악한 범죄가 횡행하는 병든 사회를 유발한 원인은 무엇일까.

심리연구소 ‘함께’의 김태형 소장은 사라진 진짜 사랑과 더불어 가짜 사랑을 일삼는 풍조를 병든 사회를 유발한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진짜 사랑의 개념조차 사라진 우리에게 사랑의 개념을 각인시키고 사랑에 대하여 망각과 착각으로 변질된 사랑, 즉 가짜 사랑을 하는 우리에게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본문은 스토킹 범죄나 질투심 등의 잘못된 사랑의 예시를 통해 가짜 사랑이 낳은 폐해를 지적하며 진짜 사랑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한다.

에리히 프롬이나 솔로몬의 주장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며 진짜 사랑은 없고 가짜 사랑만을 하게 되는 원인을 찾고 사랑에 대한 이해와 능력으로 주제를 발전시켜나가 사랑의 건전한 사회 개혁을 위한 길을 보여준다.

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금기해야 할 행동들을 나열하는 저자는 평소 사랑에 대하여 고찰해 본 적 없이 행동하던 나의 사랑 또한 성찰하고 고치며 스스로를 한 층 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늦게나마 진짜 사랑의 개념을 인지하게 되었지만 이로 하여금 성장해나가며 건강한 진짜 사랑을 하고 사회적으로도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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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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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는 선잠에서 깨어나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 놓인 채 스스로 자각조차 어려운 호접지몽을 경험하곤 한다.

정보라 작가의 작품은 이처럼 현실 그 너머 어딘가에 독자가 머물도록 죽음이나 상실, 폭력과 같은 어두운 주제를 통해 우리를 데려다 놓았다.

관조적 시각으로 무미건조하게 풀어내는 작품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독자가 몽환적 환각상태에 빠지도록 구성되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간키 어렵고 모호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기행을 저지르는 인물들과 소재의 의뭉스럽고 괴기스러움을 통해 비현실적 요소들이 오히려 현실성을 도드라지게끔 강조했다.

끔찍함과 기이함의 혼재 속에 취해 머물다 보면 마치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이 역설적 의미로 떠오른다.

너무나 괴기스럽고 생소하지만 생생한 소풍을 다녀온 것만 같은 감각.

저자는 리발관의 괴이와 같은 작품들로 하여금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되게끔 시니컬하게 죽음을 묘사하는가 하면 타인의 친절이나 전화와 같은 작품에서는 죽음이 빚어낸 상실과 이별의 아픔을 끝없이 하강시켜 침잠시키기보다는 비통한 감각임에도 호기심을 이끌며 담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그려 오히려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극대화시키는 탁월한 필력을 보여주어 직접 겪지 않은 고통의 아픔마저 나의 이야기로 와닿게 그려냈다.

본문에서는 작품마다 활짝 열려있는 결말로 상상을 펼칠 수밖에 없게 구성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제시한다.

하여 독자는 이를 통해 어두움, 삶의 그림자와 같은 이면이라는 공통된 주제들이 갖고 있는 묘한 매력으로 이끌어 점점 취하게 된다.

그로테스크함의 극단에 있던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로 하여금 나 역시도 마치 다양하고 낯설며 독특하지만 기가 막힌 미슐랭 음식들이 즐비한 뷔페 같은 그곳에 흠뻑 취한 채 후유증을 한가득 안고 나온 기분을 선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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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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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뮤덕이었던 나에게 쾌감을 선사했던 방구석 뮤지컬에 이어 방구석 오페라가 출간되었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오페라는 대중에게 뮤지컬보다는 진입장벽이 다소 높아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섣부른 도전으로 무작정 감상하기 어려워 오페라 감상을 주저하던 독자들에게 방구석 오페라는 친절하게도 초심자의 눈높이에서 오페라를 이해하기 쉽게 펴낸 이야기였다.

나와 같은 문외한도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해설과 구성요소를 시작으로 줄거리와 더불어 작곡가의 특징, 오페라의 변천사까지 설명해 주는 섬세함으로 갖춰진 본문은 QR코드로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도록 신경 써 구성되었다.

폴포츠를 시작으로 많은 성악가들이 불렀던 네순도르마가 투란도트의 아리아였으며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리날도에 등장하는 아리아였다는 익숙하지만 낯선 사실들을 알게 되며 흥미를 갖게 된 오페라이야기는 번역된 가사와 함께 설명이 어우러져 오페라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지도록 유혹했다.

8년을 노력했다는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 28년간 작곡한 니벨룽겐의 반지, 16편이나 이르는 파우스트와 같이 숫자만으로도 압도적인 작품에 뒤이어 초연부터 인기 있었던 마술피리에 비해 청중이 이해하지 못해 실패했던 카르멘, 기괴함이 극에 달하는 샬로메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오페라의 세계로 독자를 맞이해주었다.

오늘날 방영하던 막장드라마 이상의 파국에 이르는 스토리와 실제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이르는 스토리들은 축약된 줄거리로 만났음에도 그로 하여금 울고 웃고 사랑과 인생을 경험하며 감동과 위안을 얻게 되어 전체적인 서사를 알고 싶어졌다.

여기에 체력 소모가 심한 인물들은 가수를 교체하여 출연시키는 방식, 발레 무용수의 화려한 무용이 돋보이는 일 트로바톨, 너무나 화려해 부담스러운 제작비로 공연을 자주 할 수 없다는 요정의 여왕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어느새 시나브로 작품에 스며들어 독자 또한 관람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오페라 작품을 직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번 독서를 계기로 당신도 뮤지컬 못지않게 다채로운 매력으로 무장한 오페라의 세계에 호기심이 생겼다면 이번 독서를 계기로 오페라에 입덕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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