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우리 모임이 진짜 문학회는 아니었다는 말로 시작하는게 최선일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와 모저리 부인, 그리고 어쩌면 부커를 제외하고는 우리 대부분이 학교를 졸업한 후로 책과 인연이 별로 없었습니다. 우리는 깨끗한 종이를 망칠까 조심하며 모저리 부인의 책장에서 책을 꺼냈어요. 당시 저는 책따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직 사령부와 감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책장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고른 책은 《셰익스피어 선집》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찰스 디킨스나 윌리엄 워즈워스는 나 같은 무지렁이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누구보다도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그랬다고 믿습니다. 물론 제가 그의글을 항상 이해하는 건 아닙니다만, 언젠가는 이해하겠지요.
제가 보기에 그는 말을 아낄수록 더 많은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찬탄하는 문장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 바로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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