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각하
배명훈 지음, 이강훈 그림 / 북하우스 / 201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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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각하를 읽게 된 건 거의 표지디자인때문이었어요.
표지의 파란 색도, 일러스트도, 총통각하라는 책의 타이틀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궁금했던 책이었거든요.

 

총통각하는 각각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은거라서,
하나하나 각각의 이야기에 대해 나눠서 말해보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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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맨 처음은 바이센테니얼 챈슬러.
총통이 싫어서 냉동인간으로 잠들고 또 잠드는 부부의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는 책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총통이 싫다'라고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부부가 하는일은 총통의 임기가 끝날때까지 냉동인간으로

잠자는것 뿐이에요. 한마디로 피하는것이죠.

그런데 피해도피해도 총통의 임기는 끝나지않고, 죽지도 않아요.
 
책의 시작인 이 이야기는 쉬워서 책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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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는 새벽의 습격.
총통의 지시대로 공중에서 낙하산으로 전쟁터로 투입하는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는 결말이 뭔가 반전의 느낌이 있는 이야기였어요.
결말 직전까지만해도 거의 전쟁터로 뛰어드는 낙하산 부대의 모습이 펼쳐져요.
하지만 결론을 보면....! 음. 그러고보니 포스팅을 하면서, 뭔가 조금은
알것같기도 한 기분이 드네요...! 근데 쓸수는 없고 ㅠ.ㅠ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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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이야기는 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로부터. 라는 이야기에요.
제목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게한 이야기였어요.
 
이 이야기는 한 남자가 자신이 여행한 나라와 그 나라에서 만난 여자 등등~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는 느낌으로 쓰여져있어요. 제목의 '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는
고양이를 섬기는, 소를 섬기는, 용을 섬기는 나라에요.
 
그리고 새삼 눈에 띄는 게 한 가지가 더 있었어요.
시위대를 둘러싸고 쭉 늘어서 있는 경찰 병력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 말이야.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있더라고. 그래서 그 생각이 났지.
그 여자의 나라에서 용을 둘러싼 경찰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었는지가.
어디였겠어? 당연히 용 반대쪽이었지. 그때 깨달은거야.

지키려고 마음먹은 건 등 뒤에 두는 거구나.
시선이 향하는 쪽에는 위험해 보이는 걸 두는 거구나.
 
세번째 이야기에서 가장 와닿았던 글은 바로 이거였어요.
지금 쓰면서 다시 읽어도 소름이 돋네요.
 
이 이야기에서 남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것이 고양이다, 소다, 용이다~
이런식으로 왔다갔다 하며 말하지만, 결국 말하고 싶었던건 이 내용이 아닌가 싶어요.
남자의 나라는 사람들의 나라. 그렇다면 고양이나 소나 용의 나라처럼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줘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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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이야기는 발자국.
이 이야기는 미스테리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에요.
 
광장에 모여 가만히 꽃을들고 시위를 하던 수많은 시민들.
그런데 그 조용한 곳에서 원인을 알수없는 사건들이 일어나요.
그곳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부상을 입는데 자신이 부상을 입은지도 모르고,
결국에는 사망사고도 일어나고 말죠.
 
그리고 범인은 'ㅁㅁㅁ'으로 밝혀지는데.....
...... '발자국'이라는 커다란 이야기속에 작게작게 서브 타이틀을 삽입해두었는데,
저는 그중에서 '농담'과 '진담'으로 흘러가는부분의 전개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어쨋든, 결과는 찝찝 ㅠ.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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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이야기는 혁명이 끝났다고?
한 남자가 대학생때 좋아했던 선배를 만났던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이에요.
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로부터와 비슷한 흐름이죠.
 
이부분은 내용은 저에겐 어려워서.
어쨋든, 펼쳐지는 상황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긴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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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는 위대한 수습.
이 이야기는 약간 예전의 이야기처럼 씌여져있어요.
 
주인공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저는 감동이 있었던 이야기였어요.
총통의 그림자!!!!를 표현한것도, 결말에서 그림자의 말도 그렇고.
좀 더 마음에들었던 이야기들 중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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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는 냉방노조 진압작전.
토론을 하면 주위의 온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는 총통각하의 이야기중에서 아름답게(..)끝난 몇 안되는 이야기중 하나에요.
토론을 하면 온도를 내릴 수 있다는 발상과 그걸로 풀어가는 이야기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할정도로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여덟번째는 초록연필.
연필장인이 죽기 전에 만든 1000개 한정세트의 초록연필에 대한 이야기에요.
현재의 시점에서 연필의 흐름을 추적하는 어느 회사의 평범한 직원 두명의 이야기와,
과거 연필장인과, 연필장인이 되기 이전의 예언자에 대한 이야기에요.
 
회사에서 여행에 다녀온 직원이 선물로 초록연필 한세트를 사오는데,
그 연필은 다른 사무용품들이 그렇듯, 어디론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게 되버려요.
그래서 그 연필의 행방을 찾으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되게 흥미로웠어요.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내용과 유사한 일을 저도 겪어보았던지라!!!
왠지 알것같기도 했지만, 책에서는 연필이동의 범위가 어마어마해서 신기하기도했어요.
마지막의 결론은 안타깝기도 하지만, 발상이 너무 멋진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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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이야기는 내년.
어느 미래에, 2012년 보존 박물관에서 30년째, 혹은 그 이상의 알수없는 시간동안
내년이 오지않는 2012년에서 살고있는 이야기에요.
 
저는 이 책을 쪼개가면서 읽고있던터라, 2012년에 걸쳐서 2013년까지 읽게된 셈이었는데.
오지않는 내년, 끝나지 않는 2012년. 그래서 2012년을 움직이게 만들려는 사람들.
아무튼 이 이야기도 결말이ㅜ.ㅜ 안타까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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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열번째 이야기, CHARGE!
예언자와 예언자가 될 아이와 네번째 악마에 관한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도 몇안되는 감동적인 결말을 볼 수 있었던 이야기에요.
저는 결말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캬~

 

 

그리고 이어지는 허윤진 문학평론가의 해설.
 
'은경씨'에게 말하듯이, 혹은 편지를 쓰듯이 펼쳐지는 이야기에요.
먼 미래에, 악마를 없애러 가기 전 배명훈 작가의 총통각하를 읽고나서-
라는 설정이 들어간 해설이라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작가의 말.
 
***
 
제목에서도 그렇고, 곳곳에서 '총통'의 이야기가 나오거나,
분위기나 흐름상 떠오를만한 이야기거리들이 있는 책이에요.
하지만 큰 거리낌이나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더라고요.
 
왜냐하면, 일단 이야기들이 다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어요.
상상도 못해봤던 이야기들도 있고, 뭔가 친숙한듯한데 그 속에서 다른 이야기들도 있고요.
 
 
그리고 책 표지디자인과 이강훈님의 그림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그림들이 결국에는

이야기를 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셈이거든요.
 
이야기를 다 읽으면 이미지가 얼마나 잘 보여준 것인지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너무 쏠쏠했고 좋았어요.
 
 
***
 
처음엔 단순히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이지만,
재미있게 잘 읽어서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배명훈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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