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궁전 리리 이야기 1
이형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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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법이 인상적인 리리시리즈의 "돼지궁전" 국내 작가 "이형진" 님의 작품이다.

요 전에 "작은 씨" 라는 책도 아이와 함께 보았는데 그림이 참 인상깊었던 기억이 난다.

알고보니 같은 작가의 그림책이다.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들을 보면서 개성있는 그림들이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왜 존 버닝햄이나, 윌리엄 스타이그, 레오 리오니 같이 한 눈에 척 알아볼 수 있는 그림책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돼지 궁전"의 이형진 작가의 그림이 나의 이런

바램에 부응하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판화로 찍어 낸 듯한 화법.....강렬한 색채를 쓴 일러스트는 정말 인상적인듯 하다.

그림마다 결을 살린 표현이 정말 많이 공을 들였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돼지 궁전"은 강렬한 색채 만큼이나 다루고 있는 주제도 무겁다.

아이랑 여러 단행본들을 많이 읽어 본 결과.....담고 있는 주제가 무겁고, 뭔가 깨달음을

주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면 책을 읽은 엄마의 반응은 좋지만 아이의 반응은 별로 였던거 같다.

이제 다섯살 인 딸 아이는 책은 깊은 내용까지 이해하기엔 아직 넘 어린듯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돼지 궁전" 책은 캐릭터가 돼지여서 그런지 아이가 관심있게 보고,

주인공 리리의 행동에 대해 궁금해하는것도 많고, 어른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왜" 그런지 물음을 계속 던지고 있다.

처음 아빠랑 책을 읽었는데 아빠가 마지막 부분에서 친구 할머니인 "선녀할머니"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얘기하자 아이 역시 엄마에게 질문을 해 온다.

아이와도 읽어보고, 혼자서도 읽어봤지만 책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가 처음엔 와 닿지 않았었다.

내가 이해력이 달려서인지 몰라도 뭔가 잡힐듯 하면서도 정확하게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가 뭔지

정답처럼 내 놓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 서점에서 출판사 서평 코너를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고 꼭 뭔가 깨달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작가의 의도가 뭔지를 알게 된다면 책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돼지 궁전"은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난 결손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해마다 결손가정 아이들이 많아진다는것은 뉴스로 많이 접해서 알고 있는 바지만

이런 주제를 아이들 책에서는 좀 처럼 만날 수 없었던 거 같다.

그 만큼 우리의 관심에서 많이 벗어나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 날 리리는 엄마에게 버려지고 외할머니 집으로 오게 된다.

그런 리리는 동네 어른들에 의해 "골칫덩이" 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골칫덩이" 란 말 한마디에 리리는 자기의 본질은 왜곡되고

나쁜 아이로 낙인 찍히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아이는 책을 읽다가 "리리는 엄마가 버리고 간 거야?" 란 질문을 계속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책에 있는 그대로 알려주어야 할지, 아님 순화시켜서 얘기를 해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넘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받는 상처를 알게 되면 내 아이 역시 자기도 그런 순간을

겪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미리 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그냥 먼곳으로 여행 갔다고 얘기해주었다. 언젠간 리리를 만나러 올거라고 얘기해주고.



골칫덩이란 꼬리표를 달고나서 리리는 창피함을 알았다.

길을 걸을 때도 고개를 푹 숙이고 할머니 곁에 딱 붙어서 걷는다.

어른들의 말 한마디에 리리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된 것이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아이의 자존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자신을 끊임없이 격려하며 발전시키려는 자기 존중의 자세...

이것이 자존감인데 리리는 자신이 골칫덩이란 말을 듣고 나서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런 리리가 참 안쓰러워 보인다.

















할머니와 함께 문방구에 갔다가 할머니의 권유로 공주가면을 사게 된 리리.

공주가면을 받아들고 부터 리리는 가면 속에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한다.

가면으로 보이는 얼굴은 늘 밝은 모습이다.

이 가면을 쓰면 골칫덩이 자신도 감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면 안의 진짜 리리의 모습은 겁도 나고 한숨도 쉬는 그런 아이다.























가면을 쓰고 놀러간 친구네 집....

화려하고 멋진 궁전같은 곳이다.

그 곳엔 가면 쓴 자신을 반겨주는 맘씨 좋은 친구의 할머니(선녀할머니)도 있었다.

허나 그건 자신을 손녀딸로 오해한 할머니의 위선적인 행동이었을 뿐

리리가 손녀딸이 아닌걸 알자 할머니의 태도는 돌변한다.

거기에 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리리...그리고 집으로 도망쳐 온다.

가면을 쓰면 자신의 모습이 감춰져서 상처도 안 받을 줄 알았는데 리리는 또 한 번의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가면 뒤에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려고 한 리리.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을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리리의 외할머니의 집에 놀러온 선녀할머니.

리리가 자신의 집에 놀러간 그 아이라는것도 모른채 선녀할머니는

리리의 마음에 또 다시 상처를 주고 만다.

가면 쓴 리리를 보고 자신의 손녀와 친구로 지내라고 한다.

리리는 자신의 존재도 몰라보고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선녀할머니에게 화가 많이 났다.

그리고 이제 가면따윈 필요없다며 벗어던진다.



자신을 지켜줄 것만 같았던 공주 가면은 골칫덩이란 꼬리표를 떼줄 탈출구가 더 이상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 리리는 골칫덩이란 꼬리말도 당당하게 받아 들일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성장해나갈 것 같은

암시를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시련을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는 리리.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더 나은 아이가 될 수 있을거란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리리 이야기가

앞으로 계속 되었음 하는 바람이 든다.



골칫덩이란 말 한 마디에 리리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어른이기에 약자인 아이에게 상처받는 행동이나 말들을 무심코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리리처럼 소외받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이 아닌 차가운 시선과, 선입견을 가지고 보지는

않았는지.....그랬다면 앞으론 그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분명 어른들이 읽었을 때도 반성과 깨달음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어른들의 차가운 시선으로 인해 리리처럼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인식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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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보여! 레벨 1 창의력이 쑥쑥 자라는 숨은 그림 찾기
조안 스타이너 지음 / 베틀북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의 세 번째 숨은 그림 찾기 책......
’너도 보이니’ 와 ’어디’ 두 권다 재미있게 잘 봐주어서
비슷한 느낌의 책 ’난 네가 보여’ 도 구입을 해주었다.
펼쳐보기로 몇 페이지만 봤을 땐 정말 나머지 두 책과 구성도 비슷하고 그림도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책이 집에 오고 나서 우선 책의 뒷 표지에 있는 글들을 읽어 봤는데
"천재 마술사의 환상적인 작품"
"환상적이다. 이 책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눈에 확 뜨이는 독창적인 책"
"깜짝 놀랄만한 책" 등의 이 책이 정말 대단한 책인것 마냥 칭찬 일색이길래....
’너도 보이니?’ 와 ’어디’와 별로 다를게 없는거 같은데 왜 이런 찬사를 할까 싶었다.


근데 첫 페이지를 보고 나서 내가 잘못 생각했었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머지 두 책과....느낌만 비슷할 뿐.......페이지 마다 실린 소품들은 정말 "우와..."를 연발하게 만든
멋진 작품들이었다....

’너도 보이니?’와 ’어디?’ 가 여러 소품들을 때론 질서 정연하게 때론 난잡하게 섞어 놓고
그 속에서 뭔가를 찾는 놀이였다면
’난 네가 보여’ 책은 여러 소품들이 합작해서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고
그 안에서 뭔가를 찾는 놀이다.

.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정말 놀라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그림책.....
얼핏보면 정말 모른다.
그냥 지나칠지도 모른다. 근데 한 번더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이럴수가!!!!" 란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작은 소품들이 마법을 부린것 마냥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조화가 잘 되어 있어서
"신기함"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 ^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평범한 물건들의 놀라운 변신"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조안 스타이너란 작가를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고
놀라운 작품으로 태어난것이다. 이런것을 내 아이에게 보여주는것 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일인것 같다.


아이는 그저 이 책이 숨은 그림 찾기책이란 것에 신났고 엄마랑 빨리 해보고 싶어서 들떠 있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난 처음부터 하나하나씩 찾아봐야겠단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었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실수.....
43개월 우리 딸아이....처음에 내가 불러 주는것들 하나하나 열심히 찾더니...
한 페이지 다 마치기도 전에 따분해 하는 표정과 재미없어함을 느낄 수 있었다. ㅠ.ㅠ


우선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단어들이 종종 등장했다는것....
티백, 밀 이삭, 바인더 속지, 나선형 파스타, 버클........찾을 때 마다 난 이것들이 뭔지 아이에게
설명해주다 보니 나도 지치고 아이도 지쳤던거 같다. 그리고 나선...
"이 책은 네 살이 보기엔 무리야......." 란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결국 2페이지도 다 못 보고 책을 고이 모셔 두었다가 나중에 꺼내줘야하나? 란 생각까지 들게 되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참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단걸 알게 되었다.
왜 첨부터 하나하나씩 찾아볼려고 했을까? 그렇게 하라고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이도 뭔가를 찾아냈다는 기쁨으로 이 책을 보고싶어 했을텐데
엄마가 말하는걸 못 찾을 때 마다 아이는 얼마나 실망스러웠을까?
아이는 이 책이 어려운 책...기존의 다른 책보다 재미 없는 책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책을 보고 느꼈던 놀라움을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땅콩으로 만든 꼬꼬닭을 가리키며 "채원아....이거 뭘로 만들었을것 같아?" 하고
물어봤더니....잠시 고민한 뒤에.."땅콩!!!" 그런다....
아이의 대답을 듣고 나서 난 오버 액션으로...."그지? 정말 신기하지? 땅콩이 꼬꼬닭이 됐어...웃긴다....ㅎㅎ"
그랬더니 아이도 서서히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오리로 변신한 마늘....책상 다리가 된 크레욜라 크레파스....자동차 바퀴가 된 도넛....등등....
이 페이지 저 페이지 넘겨가며 "이건 뭘로 만들었을까?" 놀이를 하면서 아이의 흥을 돋구워 주었다.
아이의 서서히 이 책이 주는 재미에 빠져 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가 무언가를 찾아내고 나서 아주 흡족해 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서,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서 아이에게 새로운 놀이를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에 정말 감사했다.
책에 적힌 대로 하나하나씩 찾아 보는 놀이는 나중에 할 수도 있고..
또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냥 아이와 책을 보면서 작품을 보고 이야기만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놀라운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줬으니 말이다.
난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살아왔는지.....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내 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
아이도 이 책을 보면서 멋진 상상의 세계를 많이 맛보았음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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