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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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맛있는 과자와 읽을거리를살 수 있다. 그 사실이 그녀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뭉클해져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p.49

치매 환자는 평생 자신의 의사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을 억제당해 온 역사 그 자체인거지. 하지만 인간이 왜 멋진 존재인가.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최대한 그것을 지켜주는 것, 그것을 해야한다고 생각해. p.152

실수를 받아들이고 실수를 함께 즐긴다는, 조금씩의 '관용'을 우리 사회가 가질 수 있게 된다면 분명히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가치관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솔직히 대부분의 실수와 착오라는 것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조금만 대화를 하면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이 아닐까. p.194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만두가 나오는 식당이 있다.
그런데 손님들은 화내지 않고 음식이 잘못나온 다른 손님과 바꿔 먹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꿈만 같은 이 식당은 실제로 존재하는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그리고 이 곳에서 손님 접객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른신들이다.

치매라는 단어에 바로 기억장애, 가출, 폭언과 폭력 등이 떠올랐다. 치매 어르신들이 일하시는 식당이라는 말에 위험하지는 않을까? 사고나지 않을까? 라는 걱정부터 앞섰다.

치매 어르신들을 24시간 관찰한 적도 없으면서 왜 부정적인 생각만 했을까? PD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행복한 프로젝트가 계속되고 치매 어르신들의 생활과 식당에서의 모습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던 내가 참 부끄러웠다.

치매 어르신들은 시장에서 직접 장을보고 요리를 하는 평범한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요리점에서 일하시면서 주문도 가능하고 손님들과 웃으며 소통도 가능하다. 자신이 번 돈으로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먹을 수 있다는 현실에 기뻐한다. 치매 어르신들은 조금 실수가 잦을 수 있지만 환자이기 전에 사람이었다.

우리는 치매 어르신들을 사람으로 보기 전 이미 환자라고 치부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스스로가 조금 관대해지면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더 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 대사로도 책 제목으로도 나왔던 말이 생각났다.
아빠(엄마)도 아빠(엄마)가 처음이야.
치매 어르신들도 치매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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