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30대 중반의 나이..
한창 아이를 기르느라 정신없을 나이이다.
거의 대부분의 늦든 빠르던지간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자들은 30대에는 아이를 기르고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전에 태어난 여자나 그후 10년후에 태어난 여자들이라고 해서 82년생 김지영씨의 삶과 그다지 다르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요즘 여자아이들의 여자로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전의 여자들과는 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제발 눈에 보이는 그런 가사일의 편함이나 이 전보다 사회에 나갈 기회가 늘지 않았냐는 등의 수치적이고 형식적인 달라진 삶이 아니라.,


이렇게도 평범한 여자의 일생이 소설로 될 정도로~
누구를 희생한것도 아니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을 살리기 위해 몸을 판것도 아니고 입신양명을 추구한 성공한 여자의 삶도 아닌 정말 아무나인 여자의 삶이 소설의 소재가 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여자의 삶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딸로 소녀로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시어머니로 친정엄마로 할머니까지... 요구되어지고 강요되고 밀어붙여지는 그 삶이 소설속의 소재가 아닐까...

이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최근 딸을 성추행했다는 선생을 죽이고 자수한 엄마의 기사가 생각난다.

담담히 써 내려간 글들이기에 차분히 그 삶속에 나 자신이 보여지는듯 하다.
당신들 이야기가 아닐수 있다는 듯이 누구누구씨 하면서 써내려가는 글을 읽으면서... 어, 난데.. 정말 난데.. 내가 딱 아이들 기르면서 일하면서 했던 생각들 그대로 인데..
10년이 지나도 변한것이 없네... 정말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집안일하는 것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
그런 일들이 내가 우겨서, 하고 싶다니까 집안 편하고자 해서 봐 주는 일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다.

차례음식을 준비하면서 아들한테
나 죽으면 제사고 뭐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데..
정 뭔가를 하고 싶으면 니 손으로 직접하라고 했다.
니 와이프 손으로 하게 하지 말고..
전에 제사지내지 말고 기일에 제사지낸다고 모이지 말아라.. 나는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살거니까...내가 오고 싶을 때 올거니까 제사같은거 지내지 마라 했더니 그것은 남은 사람의 몫이라고 해서 아니다 죽은 사람에게도 강제 소환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고 하지 말 라고 했었다.

그 일이 생각나서 이번에 제사지내고 싶음 니가 직접 준비하라고
나는 너의 엄마이지 니 와이프의 엄마가 아니다.
명심해라.. 반드시.. 그랬더니 울 아들.. 제사지내지 말라며? ㅋㅋ
물론~~ ㅋㅋ
만약 그런것을 하겠다면 말이다~

귀에 딱지가 앉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나 내버려 두라고 ㅎㅎㅎㅎ




-- 할머니의 억양과 눈빛, 고개의 각도와 어깨의 높이, 내쉬고 들이수는 숨까지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표현하자면, ‘감히‘ 귀한 내 손자 것에 욕심을 내? 하는 느낌이었다. 남동생과 남동생의 몫을 소중하고 귀해서 아무나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되고, 김지영씨는 그 ‘아무‘보다도 못한 존재인듯 했다. 언니도 비슷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25p)

--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김지영씨의 어머니가 된 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치맛자락 끝을 꾹 밟고 선 작지만 묵직하고 굳건한 돌덩이, 김지영씨는 그런 돌덩이가 된 기분이었고 왠지 슬폈다. 어머니는 김지영씨의 마음을 알아채고 너저분하게 흐트러진 딸의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다정하게 넘겨 주었다 (37p)

-- 암도 고치고 심장도 이식하는 세상에 생리통 한 약이 한 알 없다니 이게 무슨 일이라니, 자궁에 약 기운 퍼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나 봐, 여기가 무슨 불가침 성역이라도 되는 거야? (63p)

-- ˝죽집도 내가 하자고 했고, 아파트도 내가 샀어. 애들은 지들이 알아서 잘 큰거고, 당신 인생 이정도면 성공한 건 맞은데, 그거 다 당신공 아니니까 나랑 애들한테 잘 하셔, 술 냄새나니까 당신은 거실에서 자고.˝
˝ 그럼, 그럼! 절반은 당신 공이지!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절반 좋아하네. 못해도 7대3이거든? 내가 7, 당신이 3˝ (89p)

-- 우리 학교도 웃기지? 너무 똑똑해서 부담스럽다고 할 때는 언제고 학교 지원 하나 없이 혼자 준비햐서 합격하고 나니까 자랑스러운 동문 타령이야.
김지영씨는 안개가 잔뜩 낀 좁은 골목길에 서 있는 기분이었고, 기업들이 하반기 공채를 시작하자 안개는 빗줄기가 되어 맨살 위로 쏟아져 내렸다 (99p)

-- 김지영씨는 미로 한가운데 선 기분이었다. 성실하고 차분하게 출구를 찾고 있는데 애초부터 출구가 없었다고 한다. 망연히 주저 앉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고, 최소 투자로 최대이익을 내겠다는 대표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효율과 합리만을 내세우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는 결국 무엇이 남을까.. 남은 이들은 행복할까 (123p)

-- 그 놈의 돕는다 소리좀 그만 할 수 없어? 살림도 돕겠다, 애 키우는 것도 돕겠다, 내가 일하는 것도 돕겠다, 이집 오빠집 아니야? 오빠 살림 아니야? 애는 오빠 애 아니야? 그리고 내가 일하면 그 돈은 나만 써? 왜 남의 일에 선심쓰는 것처렁 그렇게 말해? (144p)

-- 전업주부가 된 후, 김지영씨는 ‘살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고 난이도를 후려깎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 받들어지면서 좀처럼 비용을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값이 매겨지는 순간 누군가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겠지 (149p)

-- 그런데 왜 어머니는 힘들다고 얘기하지 않았을까. 김지영씨의 어머니뿐 만 아니라 이미 아이를 낳아 키워 본 친척들, 선배들, 친구들 누구도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tv나 영화에는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만 나왔고 어머니는 아름답다고 위대하다고만 했다. 물론 김지영씨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아이를 잘 키울 것이다. 하지만 대견하다거나 위대하다거나 하는 말은 정말 듣기 싫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힘들어 하는 것 조차 안 될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머리만 좀 지끈거려도 쉽게 진통제를 삼키는 사람들이, 점 하나 뺄때도 꼭 마취 연고를 바르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엄마들에게는 기꺼이 다 아프고, 다 힘들고 죽을것 같은 공포도 다 이겨 내라고 한다. 그게 모성애인것처럼 말한다. 세상에는 모성애라는 종교가 있는것이 아닐까. 모성애를 믿으십쇼. 천국이 가까이 있습니다!! (150~151p)

-- 여유가 있으면 취미생활을 하고 여유가 없으면 내 애든 남의 애든 가르치라는 건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관심사와 재능까지 제한받는 기분이었다. 설렘은 잦아들고 무기력이 찾아왔다... 김지영씨는 앞으로 시간과 조건이 맞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생기면 업종에 관계없이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63p)

-- 그 커피 1500원이었어. 그 사람들도 같은 커피 마셨으니까 얼만지 알았을 거야. 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 아니라 1500만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잖아. 내가 오빠 돈을 훔친것도 아니잖아.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165p)

--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7-02-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차례상을 사진으로 올리며 자신의 어머닌 차례상준비하고 절을 하는데 , 여러분은 어떠냐는 페친님이 계셨네요 . ( 정확한 표현인지 잘 모르겠는데) 다들 자기 집에선 엄마가 상차리고 절한다고 , 차례상 원래 남자몫아니었냐 ㅡ설왕설래 ..아니 차려도 주고절하는게 그게 큰 일이나되는 듯한 댓글들에 ...뾰족해졌었어요 . 절하게 해준다 ㅡ 이거 넘 웃긴거예요 . 그래서 어쩜 여성들 스스로 자존심 지키느라 굽히지 않는 의미로 절은 안하는 게 암암리에 궂어진건 아닐까 ㅡ 뭐 ..그런생각 들데요 . 하도 절하나에 유새를 하니까 ..ㅎㅎㅎ 아직 아직 멀었군 싶어요 . 그런데 이 모든 일이 사랑해서 즐거운 일 , 애틋한 일이 될 수없는건지 .. 그쵸?

지금행복하자 2017-02-06 09:57   좋아요 1 | URL
절하게 해준다.. 별걸 다 생색내네요~ 내 조상한테도 절 못하는데... 그런 절 안한다고 하고 싶어요 ㅋㅋ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서 상차리고 치우고 언제 옷 갖춰입고와서 절하고 하겠어요. 남자들은 가만히 있다가 절만 하면 되는데 그들이 절하는 동안에 여자들은 계속 일하고 있잖아요~ 그냥 절 안하고 싶다고요 ㅎㅎ

[그장소] 2017-02-06 22:44   좋아요 0 | URL
ㅎㅎㅎ그런데, 그마저도 자릴 양보해준듯 말하니 얄미웠다는 ..

2017-02-06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2-0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2-07 21:26   좋아요 1 | URL
늦은 저녁 이제 먹고 글도 이제 봤어요~^^ 서니데이님 굿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