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죽이다 데이브 거니 시리즈 3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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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 숫자를 가지고 범인과의 한판 대결로 한 번에 독자를 사로잡은 존 버든의 은퇴한 형사 데이브 거니 시리즈 그 3번째 `기꺼이 죽이다`가 드디어 나왔다.
데뷔작인 `658, 우연히`부터 시작해서 결혼식 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신부의 머리를 날려버린 `악녀를 위한 밤`도 그렇고 소재의 독창성에서부터 빛나는 존 버든의 데이브 거니 형사 시리즈는 일단 데이브 거니라는 인물의 캐릭터부터 쉽지 않다.
복잡하고 강박적이며 매사를 의심하고 누군가를 곁에 들이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데이브라는 인물이 복잡한 사건을 만나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접근해서 사건을 해결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데이브 거니 시리즈는 일단 술술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복잡하기 그지없는 거니의 내면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자마자 단박에 가독성 있게 죽죽 읽혀나가지 않지만 한 줄 한 줄 거니를 따라 범죄현장을 둘러보고 그 범죄자가 되어 사건을 재구성해보고 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매력에... 그리고 거니라는 인간의 고민에 깊이 동화되어 버린다.
거니는 결혼식 날 신부의 머리가 잘리는 사건을 해결하다 총상을 입고 죽다 살아난 후 약물에 많이 의존할 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으로 이명에 시달리는 등 상당히 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런 후유증도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졌고 자신도 모르는 새 벌컥 성질을 내는 등 스스로 강점이라 생각했던 인내심마저 바닥난 상태라는 것
이런 거니에 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언론인 코니가 자신의 딸을 부탁해 온다.
엄마를 따라 언론인의 길을 가게 된 킴은 오래전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이자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일명 `착한 양치기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 그들이 사건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 사건으로 인해 달라진 삶을 조명하는 TV 쇼를 기안하고 그 TV 쇼를 이끌어 가게 되었는데 거니가 전 형사로서의 감과 경험으로 자신의 곁에서 어드바이스를 해 줄 것과 그녀의 집에 몰래 들어와 기분 나쁜 장난을 하고 스토커 짓을 하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자신을 좀 보호해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분명히 기획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킴뿐 만 아니라 거니에게까지 그 위협의 손길이 뻗쳐오지만 킴의 확언과는 달리 거니는 전 남자친구의 짓이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을 품는다.
그리고 착한 양치기 사건의 희생자들 유족을 만나보다 그 당시 사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의문을 가지게 된 거니는 사건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누구도 그의 이런 행보를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프로파일링 된 착한 양치기 사건의 전문가적 판단이 굳건히 벽처럼 굳어 있어 그 고정 관념을 깨기란 쉽지 않고 심지어 거니는 자격조차 없다.
범인이 사건 후 보낸 메시지 즉 `부자가 곧 사회악이다`라는 메시지와 사건의 현장 사이엔 분명하게 괴리가 있지만 아무도 그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투약한다는 이유로 그의 병력으로 인한 판단력을 의심하며 거론하기 바쁜 전문가들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자신들이 그때 실수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거니의 손발을 묶기 바쁜 FBI와 일명 전문가 집단들의 방해는 갈수록 집요해지는 가운데 스스로의 직감과 믿음에 확신이 없어진 거니는 전면전의 양상을 띄고 충돌 직전까지 몰려가 서로를 미워하기 바쁘다.
예전의 냉철하고 분석적이었던 거니의 모습은 사라지고 인내심은 적어졌으며 초조해하고 스스로의 판단에 확신이 없으며 벌컥 성질을 내는 다소 달라진 인간적인 거니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흥미거리였다.
10년 전 단지 특정 기종의 고급차를 몰다는 이유로 무차별하게 총격을 해 6명의 희생자를 낸 착한 양치기 사건 그리고 방송 의도와 달리 그 사건을 재조명하게 하는 킴의 방송 후 희생자의 가족들이 연달아 피살된다. 이번엔 총이 아닌 얼음송곳이라는 자극적인 무기로...
이제 범인을 잡지 못하면 거니 역시 자신들의 자리 보존을 위해 거니를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FBI와 전문가들 손에 의해 갈가리 찢길 판이고 범인은 연달아 유족을 죽이고 있으며 심지어 거니의 가족조차 안전하지 않고 일촉측발의 상태다.
지극히 냉정하고 냉철하게 사람들을 죽여나가는 범인을 잡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고군 분투하기 바쁜 거니의 활약이 돋보이는... 기꺼이 죽이다
예전 보더 좀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거니... 얼른 다음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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