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해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유럽과 영미가 초강세인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호주 출신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조 올로클린 시리즈의 신작 `미안하다고 말해`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뚜렷한 범죄 증거가 없는 한 일단 가출로 보는 것은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다를 바가 없는 듯~
축제가 끝난 후 조용한 마을에서 두 명의 소녀가 사라졌다.
조용하던 마을은 발칵 뒤집어지고 온통 헤집고 다녀도 소녀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자 경찰과 이웃들은 가출한걸로 생각하지만 가족들의 생활은 엉망진창이 된다.
그리고 모두에게서 관심이 사라진 3년 후 한 겨울에 호숫가에서 영양실조 상태로 죽은 여자의 사체가 떠오르고 인근 농장에서 부부를 끔찍하게 살해한 후 방화를 한 사건이 벌어진다.
농장 사건의 용의자로 범죄 전력이 있고 정신병력이 있는 한 남자가 떠오르지만 사건 현장을 본 조 올로 클린은 사건 현장의 잔혹성과 치밀한 대담함을 들어 용의자의 범죄가 아님을 직감하지만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둔 경찰들은 많은 조건이 일치하고 있는 용의자를 놔 줄 생각이 없다.
한편 모두가 별 관심이 없었던 호숫가의 여자는 조에 의해 3년 전 사라졌던 소녀 중 한 사람인 태쉬임이 드러나고 농장 사건과 연관되어있음을 알지만 나머지 한 명의 소녀는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녀의 생사조차 의심스러운 정황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드러난 하나하나의 사실과 조사를 바탕으로 범죄 용의자의 신상을 마치 프로파일링 하는 것처럼 용의점을 좁혀나가는 조
모두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소녀들이 사라진 날의 진상은 어의없게도 조의 조사로 인해 모든 것이 뒤집어지고 처음부터 다시 조사가 시작되는 가운데 그에게 소중한 딸인 찰리와 별거 중인 아내와의 관계를 개선할 여지는 점점 사라지기만 해 조를 괴롭게 한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조가 구해야만 하는 소녀는 자신의 딸인 찰리와 같은 나이에 납치된 소녀이기에 더욱 사명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데다 모든 사람들이 불량소녀라고 칭하던 태쉬의 일련의 행동... 예를 들면 자신에게 성적인 끌림을 느끼는 또래 소년에게 불을 지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남자들에게 추파를 던지며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는 모습은 분명 좋게 보이지는 않지만 과연 모두가 그녀의 탓이라고 할 정도로 그녀는 나쁜 소녀인가 하는 것에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녀들이 사라지고자 했던 이유를 파들어가면서 아무도 몰랐던 그날 밤의 진상이 조금씩 드러난다.
태쉬의 도발적인 행동과 거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녀 역시 기껏 반항기에 접어든 15세의 소녀에 불과하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는 어른들이 행하는 잔인한 마녀사냥 같은 낙인은 한 소녀의 인생을 비틀어놨을 뿐 아니라 모든 잘못을 어린 그녀에게 뒤집어 씌워 희대의 악녀이자 나쁜 일을 당해도 싸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어 좀 더 일찍 사건의 진상을 알수 있었음에도 눈앞을 가리는 작용을 한다.
사라졌던 소녀 중 한 사람인 파이퍼의 일기를 통해 지금 현재 소녀가 처한 상황과 납치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가 나쁜 아이라고 칭했던 태쉬가 친구를 위해 어떤 희생을 감당했는지를 납치된 소녀의 시점으로 하나하나 재구성하고 한편으론 조의 시점을 통해 현재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과연 두 사람은 언제 만나게 되고 어떻게 구출될지 궁금증을 극대화하고 있다.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보다 그날밤 소녀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 촛점을 맞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사춘기소녀들의 어른들은 좀체 이해하기 힘든 심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을 썼음을 알수 있다.거친 소녀 태쉬처럼 아무리 어른인체 행동해도 그애들은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아이에 불과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마을의 모습은 역시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일 뿐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약물에 노출되어있으며 온갖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곳 빙엄은 범죄에 노출되어있는 여느 도시와 다르지 않았고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거기서 거기고 어디서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은 계속된다는 현실을 일깨워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