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 모중석 스릴러 클럽 40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양영란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그 나무는 징조였다.

어느날 갑자기 밤새 내 정원에 내가 심은적이 없는 나무가 있다면 누구나 이상하게 생각할것이고 그 나무가 심어진 연유에 대해 궁금해할것이다.

이 집의 주인이자 과거 유명 오페라 가수였던 소피아 역시 갑자기 등장한 나무에 대해 궁금해하는걸 넘어서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게 되지만 남편은 그런 아내의 반응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함으로써 이 부부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끝내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던 소피아는 옆집으로 이사온 괴짜 역사학자무리에게 돈을 주고 나무밑을 파줄것을 요청하지만 나무밑은 예상과 달리 아무것도 나오지않고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는듯하다 얼마후 소피아가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다 외진곳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사건속으로 이 역사학자와 전직 노형사가 뛰어들게 된다.

다소 몽환적이고 환상과 현실이 기괴하게 어울리며 사건자체의 무서움이나 기괴함보다 늘 그 분위기나 등장인물들간의 묘한 갈등관계 같은것으로 아슬아슬함을 표현해주는 프랑스의 작가 `프레드 바르가스`의 소설 `당신의 정원 나무아래`는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제목이나 표지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미 `죽은자들이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제목의 느낌으로는 솔직히 좀비나 혹은 그 비슷한 존재들이 나오는 판타지라는 인상이 강했다.

아마도 이 제목이었다면 개인적으로는 읽고 싶어 선택하지는 않았을것 같다는게 솔직한 마음이다.

이에 비해 새로운 제목인 `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는 정원에 있는 나무 아래에서 뭔가가 나올것 같다는 느낌이 물씬 나면서 스릴러장르의 책다운 비밀스런 느낌을 주고 있어 새 제목으로 리뉴얼한것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시리즈인 아담스베르그 시리즈와 어딘지 비슷한듯하지만 조금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 드는데 거기에는 이 책을 이끌어가는 세명의 독특한 캐릭터인 역사학자들과 전직 형사의 캐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사시대 전문가인 마티아스,중세유럽전문가인 마르크,그리고 1차 대전 전문가인 뤼시앵 이 세사람은 자신이 연구하는 역사에 대해서는 탁월한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의 일에는 서툴러 자신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인생들이다. 그리고 이런 한심하기 그지없는 세사람과 어울려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을 빌린 또 한사람은 마르크의 대부이자 외삼촌이고 타고난 수사관으로서의 감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부패한 형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직한 방두슬레

우연히 소피아의 부탁으로 어딘지 꺼림찍한 나무밑을 파헤쳤던 인연으로 소피아의 실종부터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4명의 괴짜들이 사건을 스스로 추리하고 추적하면서 단순히 그녀의 막대한 유산을 노린 사건으로 보였던 이 사건들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사건중심이 아닌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긴장감있고 스프디한 전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다소 늘어지고 밋밋하게 느껴질수 있으나 찬찬히 읽다보면 엉뚱하기 짝이 없지만 일상속에서의 생활에는 괴짜적인 면모에다 순진하게 보이는 세 명의 역사학자들이 하는 행동들과 그들의 다소 유치하게 보일수 있는 대화를 곱씹어 보는 재미를 발견할수 있다.

물론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좋지만 이제까지 읽었던 범죄소설과는 조금 다른 강점을 보이는 프레드 바르가스 특유의 느낌이 강한 `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는 세명의 남자와 그들을 이끄는 한명의 전직 형사들이 서로 사건을 비롯해서 온갖 것을 주제로 주거니받거니 하는 대화로 전체를 이끌어가는 연극같은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조용하고 잔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내면의 강력한 욕망과 열정,추악한 본능을 이끌어 내는 바르가스의 또다른 시리즈인 복음서 시리즈의 첫편인 `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는 아담스베르그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리하지만 엉뚱하고 이성관계에선 어리숙한 세 명의 복음서로 불리우는 역사학자들과 한 명의 전직형사가 이끌어가는 복음서 시리즈...다음 편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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