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리디아의 눈이 파랗게 태어난것이 그녀의 불행의 시초였을까?

중국인 아빠 제임스는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이 그토록 가지고 싶었지만 가질수없었던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런 어울림을 보고 싶었고 미국인 엄마 메릴린은 리디아에게서 자신이 갖고 싶었지만 끝내 가질수 없었던 특별함을 찾았기에 이 가족의 불행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견된 불행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한 가족이면서도 서로 다른 것을 자신이 아닌 딸아이 리디아를 통해 얻고자 했던 부모로 인해 리디아는 늘 자신이 할수 있는것보다 더 최선을 다했던 아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잃어버려 온통 혼란스럽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으나 그녀의 상태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직 어린 한나뿐이었고 한나는 언니 리디아의 위태로움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그리고 그런 리디아가 어느날 사라져버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람들은 그녀의 나이를 생각해서 단순 가출로 별걱정을 하지않았지만 그녀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반아이들에게 전화를 해보고선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그녀에겐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 관해서라면 모든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느 부모와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리디아네 부모 역시 아이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자신들이 딸아이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지만 믿고 싶어하지않는다.

늘 공부도 잘 하고 부모의 말을 잘 듣던 아이 리디아는 사실 엄마가 기대하는 것처럼 특별하지도않을뿐 아니라 엄마가 믿는것처럼 물리와 생물 같은 과목을 잘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있어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태다.

그렇지만 엄마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걸 알고 있기에 리디아는 진실을 이야기할수 없었고 그런 리디아의 행동을 오해한 엄마는 자신처럼 공부를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해서 남과 다른...그래서 엄마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가정주부가 아닌 독립된 여성으로 살기를 원했다.마치 그렇게 되면 자신이 성공하는 것처럼

이런 엄마의 희망과 반대로 늘 남과 다른 외모로 다른 사람의 시선속에서 혼자 버텨야했던 중국인 아빠 제임스는 딸아이 리디아가 인기있는 아이이길 원했고 공부보다 많은 친구에게 둘러쌓인 평범한 아이이길 원했으나 현실에선 그녀는 단 한명의 친구도 없는 외토리에다 어디다 마음둘곳 없는 아이였다.아빠 제임스의 어린시절처럼...

엄마와 아빠의 서로 다른 희망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서서히 시들어가는 리디아와 그런 리디아를 보면서 같은 부모지만 늘 소외되어 외로워하는 오빠 네이선의 이야기를 통해 왜 리디아가 갑자기 사라지게 된건지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과정을 역으로 추적해가며 이 가족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자신이 원했지만 가지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자식이 아닌 오직 리디아에게서만 짊어지게 한 원인은 슬프게도 리디아의 태도 때문이었고 그녀의 이런 태도는 엄마가 절대로 자신들 곁을 떠나지않도록 엄마가 원하는 일은 무조건 할것이라 결심했던 10년전의 그 가출사건때문이라는 게 안타깝다.

마을 전체에 유일한 동양인이었다는 점에서 늘 친구하나 없이 따돌려지고 모두에게 주목받는 삶을 살았던 아빠 제임스의 삶도 녹록치않기는 마찬가지...그래서 자신과 비슷하지만 엄마를 더 닮은데다 파란 눈을 가지고 태어난 리디아는 자신과 다른 평범한 삶을 살거라고 믿었던 아빠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가족의 죽음을 통해 그 가족이 서로에게 절대로 말하려 하지않았던 비밀과 고민,갈등이 드러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며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일상의 행복이란게 얼마나 가볍게 깨어질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일상의 작은 행복의 고마움을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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