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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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사위이자 기업사내 홍보물 부편집장이라는... 사내정치에 아무런 힘도 없고 영향력도 없는 스가무라는 사건을 몰고다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에도 퇴임한 임원의 인터뷰를 하고 편집장과 돌아가던 중 난데없이 버스납치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총을 들고 납치를 시도하는 사람은 어의없게도 작고 힘없어보이는 70대의 노인이지만 그는 의외로 냉정하게 상황을 주도하면서 승객과 버스를 그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게 하고 다른 노인 한사람과 버스기사를 내리게 한 후 버스납치소식을 알릴것을 요구한다.

노인의 요구는 간단하다.

그가 불러주는 3명을 버스앞으로 데려오라는 것

위협이라곤 없어보이는 버스안에서 남은 승객 5사람과 노인은 서로 대화를 하게 되고 승객들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새 노인과 감정이 동화되는 걸 느끼지만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은 편집장 단 한사람뿐

처음부터 별다른 위협도 되지않았던 버스납치사건은 간단하게 제압되고 노인 한사람외엔 피해자도 없이 사건은 끝나는 듯 하지만 이 사건이 있고 한 달 후 처음 노인이 버스안에서 승객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게다던 돈이 그들앞으로 배달된다.

돈을 받고 갈등하게 되는 피해자들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이 돈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노인에 대해 그리고 그가 불러오라고 했던 세사람에 대해 조사하기로 한 피해자들과 스가무라는 노인과 그 세사람의 관계를 조사하다 생각도 못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일본과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의 유형이나 그 사건을 둘러싸고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정서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유행했던 신종범죄사건 같은건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건이 많은데 특히 노인이나 사회물정을 잘 모르는 대학생 혹은 주부를 상대로 한 금융사기나 피라미드판매방식을 딴 사기사건같은건 피해자나 가해자 이름을 제외하곤 그 형태나 사기수법이 닮아있어 어느나라에서 벌어진 사건인지 그 차이를 알수 없을 정도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살인사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살인사건이 개인의 원한이나 치정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벌어진다고 한다면 사기사건은 그 죄질이 더 나쁜것이 어느정도 신뢰관계를 형성한 사람들 사이에서 돈이나 기타 개인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거나 속여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기에 개인적으로 살인사건보다 사람간의 믿음과 신뢰를 깨는 사기사건이 더 사회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나오는 범죄유형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친분이 있거나 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벌게 해 준다고 접근해서 물건을 강매하거나 돈을 부당편취하거나 자신들의 조직에 사람을 끌어들이는...이젠 너무나 흔한 사기사건들이 나오는데 피해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지인과 친척같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피해를 보게 한 사람들중에는 그들에게서 이득을 얻고 심증적으로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알고서도 묵인한 가해자들도 있어 그들을 과연 피해자라고 할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피해자로 시작해서 나만 손해를 볼수 없다는 생각으로 혹은 불법이지만 큰 돈을 벌수 있다면 모른척 외면하고 적극적으로 다른 피해자들을 모집해 또다른 피해자를 양상해 결국 피해자지만 가해자가 되고 마는 카테고리적 성격을 지닌 피라미드 사기사건이 끊이지않고 또 다른 얼굴로 우리곁을 맴도는 걸 보면 결국 악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전염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다노인이 피해자에게 속죄한다고 짊어진 십자가가 공감되기보다 공허하게 느껴지는지도...

어리숙한듯하면서도 결정적일때 늘 이성적이고 냉철한 시선으로 사건해결에 큰 힘을 발휘하는 스기무라 사부로 역시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옷에 안맞는듯 했던 회장님의 사위에서 벗어나 드디어 탐정으로 활약하게 될 전환점을 맞게 되는것을 보면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으로 입맛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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