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매년 대입시험치르는 날이면 비행기도 제때 못 날고 난리를 치는 나라

마치 온 국민이 이 날만큼은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고 초등6년 중,고등6년 자그만치 12년을 이 날 하루를 위해 존재하는 나라...

세상 천지에 이런 나라가 어딨을까?

모든것이 대학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것 같은 이 나라의 교육현실이 못 내 답답하고 우리애만큼은 벗어나게 하고 싶어도 생활터전이 이 나라를 벗어나기 힘들어 결국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고는 있지만 입시에 대해선 나 역시 우리나라 어느 학부모 처럼 할 말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교육환경이나 사고방식이 유사한 일본의 입시에 대한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않고 아마 일본 역시 우리의 입시에 대한 그 난리를 이해하는 나라중 한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고교입시`는 제목에서 말해주듯 대입시험이 아닌 고교입시를 치르는 아이들과 그 교육현장에 있는 선생들의 이야기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듯 치열하고 온 가족이 마치 전쟁을 치르듯 하는 입시를 이해하기 힘들지 몰라도 우리에겐 어느정도 익숙하거나 차이가 없는 모습이기에 확실히 이해도는 높았던것 같고 그래서 책을 읽는 몰입도 역시 높았다

 

현의 최고 명문 이른바 이치고라 불리는 학교에 고교입시를 앞두고 학교내엔 긴장감이 흐른다.

모든 현내의 입시생및 가족들이 이 입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기에 그만큼 모두의 초관심사

실수를 해서도 안되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전쟁을 치루듯 기다리는 사람들]

하지만 이런 학교내부의 사람들의 긴장은 무시한 채 누군가가 만든 온라인상의 게시판에 이 입시를 망쳐버리자라는 도발적인 글이 올라오고 누군가가 실시간으로 시험문제를 올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생각도 못한 시험시간내 휴대폰이 울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시험장 내에 휴대폰 반입은 시험지 몰수및 탈락 처리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무사통과하게 되는데 이 모든 일련의 사건을 누군가가 게시판에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그 학생의 아버지가 현의원이라는 사실까지 까발려지면서 특혜의혹도 일어나는데...

 

시험이라는 건 반드시 필요한것임엔 분명하지만 단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의 중요한 어떤것을 결정짓는다는건 어쩌면 너무나 잔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우리처럼 학연이나 지연이 많은것에서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에서는 특히 그러한데...그래서일까? 책속에 현 내의 이치고출신들의 애향심은 웃기기는 하지만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현실을 담고 있다.

어느샌가 그 사람의 내면이나 됨됨이가 아닌 그가 가진 스펙이나 소유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게 당연시 되는 세상을 살고 있기에..살아가면서 그런걸 더욱 절실히 깨달은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는 반드시 이런 먹이사슬과도 같은 경쟁에서 이기고 우위에 서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모든걸 아이 교육에 투자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원하는 꿈이나 희망따윈 깡그리 무시한채..

여기서도 이치고에 탈락한 것만으로도 마치 경쟁에서 떨어지는 낙오자 취급하는 부모들의 모습에서 현실의 우리 모습을 비추어보게 된다.

학교에 떨어졌다고 반드시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는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인정하기는 힘든데 어쩌면  좋은 학교를 나와야만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있다는 자기 암시를 우리 모두가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만큼 우리는 위태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랄까?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모습이 거창하거나 짓밟아버리자는 모토처럼 확실한것도 아닌 그저 작은 소동에 불과한데도 이에 대처하는 공무원및 학부모들의 모습은 웃기기까지 한다.

허둥대거나 그저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자기 안위만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더욱 학벌이라는 것에 연연하고 마치 구명줄처럼 잡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해보게 된다.

작은 소동을 일으키며 그저 재밌어 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소동에 익명을 가장한채 남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악플을 별다른 가책없이 올리는 아이들 ...작은 소동에도 아이들보다 더 허둥대면서 우왕좌왕 하며 당황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한편의 코미디같다

엄청난 문제제시를 하거나 또다른 문제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하는건 아니기에 부담이 없이 읽을수 있었다.

마치 한여름에 벌어지는 가벼운 헛소동같달까?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웃을수 있어도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그래서 왠지 답답함을 깨닫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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