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치열하게 산 20명의 인물들을 소개하며 이들을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사회와 시대상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인물 중엔 내가 너무 어려서 몰랐던 70,80 년대 엽기 살인마도 있고 현 정치인도 있으며 김태촌과 같은 조직폭력배도 있다. `극우수구`로 알려진 조갑제가 과거엔 박정희 유신은 물론 5공독재 정권의 실상을 파헤쳐 명성을 떨쳤고 당시 북한에서 가장 존경하던 남조선 기자였다는 사실, 새정년 박지원 의원이 미국에서 `전경환의 오른팔`을 거쳐 `DJ의 충신`이 되었다는 사실 등 나의 무지한 탓이겠지만 놀라웠다. 우리 사회의 당파성에 매몰된 경직된 인간관을 벗어나 좀 더 관용적인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함영준의 글이 나에겐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우리 사회가 서로에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도 너그러운 곳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왜냐하면 박노해의 말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