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이 나의 없음을 채워 줄 것이라고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고 환상이 깨지면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반면, 나의 없음이 너의 없음을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는 것이다.그래서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없음을 당신에게 줄게요˝
아가씨는 이렇게 꼼짝도 않고 하늘의 별들이 솟아오른 아침 햇살에 밀려 없어질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아름다운 생각만을 보내준 맑은 하늘의 보호를 받으며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아가씨를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을 둘러싸고 별들은 양 떼처럼 여전히 조용한 걸음을 옮겨 갔다. 그리고 몇 번이고 나는 이 별 가운데 가장 예쁘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나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에겐 어떤 사건들을 바꿀 만큼 힘이 없을지 몰라도 그 사건들에 대한 태도를 선택할 자유는 주어진다.
˝그래서 나, 이런 생각을 했어. 어쩌면 성공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대단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몇십 년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기억나는 것은 여름 날 학교 운동장의 수돗물이라든지 개와 함께 본 강가의 석양이라든지, 목욕탕에 다녀오다 아버지가 포장마차에서 사준 어묵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