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는 어떤 이유

"이모, 미래에는 산소가 부족해질거야. 지금도 사람들이 나무를 많이 쓰고, 또 계속해서 쓰고 있잖아. 이모가 좋아하는 책도 다 나무야, 내가 좋아하는 책상도 다 나무고.  그리고 지구의 열대화가 계속 되니까, 살 수 있는 생물도 적어지고... 숲이 점점 부족해 지는 거지.. 그래서 내 생각에는 숲을 가지고 있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  숲에서 산소가 나오면 이제 나라에서 세금도 면제 해주고, 그 산소값을 돌려 줄 것 같거든. 우리가 전기세를 내는 것 처럼. 그 사람들은 탄소세를 내고, 숲을 가진 사람한테 탄소세로 다시 이익을 돌려주는 거지. 그래서 산을 개발하지 않고 나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이제 부자가 되는 세상이 올거야. 나는 그래서 산을 가지는게 꿈이야 이모. "


이제 건물주의 시대는 가고, 산소유주의 시대가 열리는 것인가 !


"그러니까 이모 아파트를 팔아서 지금 산을 사!"


뭐지... 이 다단계 같은 멘트는... 


"이모는 아파트가 없어, 아파트는 이모부 명의로 되어 있어." 


그러자 마자 엄청 실망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더니 외친다.


"이모부 나 할말이 있어요! 제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J군 아파트는 팔지 말자. 나는 자연인이다 찍을 생각이 아니라면 아파트는 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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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1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엇. 돈 열심히 벌어서 저도 산을 좀 사야겠네요. 저는 내친김에 자연인도 좀 하고... 인간들아 잠시 이별하자, 안녕~

따라쟁이 2023-03-16 10:42   좋아요 0 | URL
자연인은 책 배송을 받을때 도서산간지역의 배송비를 부담하여야 합니다. !

다락방 2023-03-16 10:48   좋아요 0 | URL
그러면 한 번 살 때 스무권씩 주문하는 걸로... ( ˝)
 



얼마 전 친구의 딸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그림책을 선물했다. 




종종 이유 없이 그림책을 사고, 읽는다. 
















 이 두 권은 아직 내 책장을 채우고 있다. 있으려나 서점은 나의 힐링 도서이고 

 두 사람은 어떤 알라디너가  J군이 법적 보호자로 등록되는 시점 즈음에 선물해준 책이다. 




 










그림책이라고 분류하긴 애매히긴 하지만, (어쨋든 그림이 많으니까.!)

이 책 역시 내 책장 제일 왼쪽에 자리 잡고 종종 다시 읽게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크기가 제각각인 쿠션에 파묻히기 좋은 계절이다. 

귤을 까먹으며 그림책 보기 좋은 계절이 이제 곧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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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선물중이다. 주변에 11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을 만한 독서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마구 마구 책을 선물중이다.

 















"읽기 좀 힘들수도 있는데, 좋아. 내가 너라서 책값을 가만하고 선물하는거야"

라고 속닥거리면서 

'아, 읽고 싶은데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 '좋은데, 잘 안읽혀'

나만 그럴 수 없지!  너희도 같은 고민을 좀 해봐라. 캬캬캬캬캬캬컄 




# 2. 내가 좋아하는 알라디너의 대댓글을 읽다가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김훈이 일위를 합니까?"라는 대목을 보았다. 

흠칫. 

네, 나는 그 책을 사서 읽었어요. 게다가 선물도 받아서 우리집은 1인 1 하얼빈 입니다. 















이렇게 두권! 





#3. 내가 불리바치오의 오레오쿠키 쉐이크를 먹기 위해서 출근을 계속 해야 겠다고  몇일 전에 

페이퍼에 썻는데, J군이 나에게 불리바치오의 오레오쿠키 쉐이크를 집으로 배달 시켜줬다. 

이건, 퇴사해도 좋다는 그린라이트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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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로마제국의 붕괴·1881년의 인디언 봉기·히틀러의 폴란드 침입·그리고 강풍세계〉에서는 몇 가지 단어를 기록해 두었다가 일주일 분의 일기를 쓰는 남자가 나온다. 


나는 일기장 같은 수첩을 늘 들고 다니면서 메모를 남겨 놓는 편인데, 일기로 바꾸지 않은 메모들도 

많다. 신기한 것은 메모를 들여다 보면 어떤 일로 이 메모를 남겼는지가 잘 기억난다는 거다.

가방을 등에 짊어지고 가방을 찾아 다니는 내가.. 메모의 힘은 대단하다. 


meno 1. DELIGHT

흑임자라떼가 유명하다는 강원도 까페 앞,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흑임자라떼는 흑임자 맛과, 커피 맛이 났다, 뭔가 표현해보려고 생각할 수록 흑임자 맛과 커피맛이였다. 커피맛과는 별개로 날씨는 몹시 좋았다.  태풍이 오기 전이라고 시끄러운 뉴스가 한창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하늘은 더 파랗게 빛났고 구름은 파도쳐 왔다가, 긴 눈꼬리를 남기며 멀어져 갔다.

하늘과, 바다와, 구름을 보면서 우리는 한참 수다를 떨었다.   

꼭 필요한 이야기 몇 가지와 대분분은 하지 않아도 그만인 이야기들이였다. 

꼭 필요한 이야기는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였으며, 하지 않아도 그만인 이야기들은 가볍고 즐거웠다. 그렇게 살고 있다, 꼭 필요한 몇 가지 일을 하고, 대부분은 하지 않아도 그만인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꼭 필요한 몇 가지 일은 무겁고 어려운 일들이지만, 꼭 하지 않아도 그만인 일들은 가볍고 즐겁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던 테이블 맞은 편에는 카라반이 한대 서 있었는데.. 

"DELIGHT"라고 적혀 있었다. 카라반에 적힌 것과는 다르게 그것은 우리의 시야 대부분을 막고 있어서, 바다를 보려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야 했다. 


meon 2. 오레오쿠키 쉐이크 

강원도 바닷가에 있었던게 꿈인지, 내가 오늘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 하는게 꿈인지,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나도 나를 모르겠지만, 일단 출근은 해야지. 하면서 출근차에 올랐다. 출근하는 길을 

꾸뻑꾸뻑 졸면서, 그래, 멀리 있는 직장에 다니니까 이렇게 출근길에 자기도 하고 줗구나, 역시 직장이 좀 멀어야지... 하다가 아니지, 가까우면 침대에서 더 자면 되잖아 하다가.. 그래도 출근길에 잠깐 자는게 꿀잠이지 하다가, 아니지. 그럴바에 출근을 안하는게 제일 좋잖아. J군이 밥을 

굶기진 않으니까... 하다가.. 아니지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아, 휘낭시에도 먹어야 하고 볼리

바치오의 오레오쿠키 쉐이크도 먹으며 살아야 하니.. 나는 출근을 해야 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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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2-09-2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요. 술도 마셔야 하구요. ㅎㅎ
따라쟁이님. 엄청 오랜만이네요.
먼 곳으로 출근하시는군요. 저는 올해 사무실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왔어요. 걸어다니는 출퇴근길을 매일 즐기고 있어요.

따라쟁이 2022-09-2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습니다. 술도 마셔야지요. ㅎㅎ 출근길은 가까워도 멀어도 싫어요. 싫습니다!
엄청 오랫만이죠. 제가 좋아라하는 사람이 요즘은 뭘읽고 어떻게 사나 페이퍼를 써보는게 어떻냐고 권해줬어요!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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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강남역 근처 사람이 너무 많은 카페의 한 귀퉁이였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소음이 가득찬

곳이였다.

 

 

#1.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기억난다.  

책 귀퉁이에 색연필을 칠하던 사각거리는 소리도 기억난다.

그사람은  문득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 보았다.

아주  짧은 시간.  길어야 삼초 남짓.  

오래전 일이라 그 사람의 목소리는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도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반쯤 삐뚜룸하게 올라갔던  입꼬리만 사진처럼 머릿속에 찍혀 남았다.

그 사람이 말했다.

"눈동자가 밝은 갈색이네요."

그리곤 탁 소리를 내며 소설책이 덮혔다.

내 기억도 그쯤에서 덮혔다.

 

 

이경은 수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이는 다리를 꼬고 턱을 괜 채로 이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동자가 갈색이구나." 수이가 말했다.

 

<내게 무해한 사람 13p>

 

 

내 밝은 갈색의 눈동자는 엄마를 닮았다.

엄마의 머라카락은 염색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밝은 갈색이였는데 엄마는 오히려

검은색으로 염색을 하곤 했다.

나는 그정도로 밝지는 않지만 엄마를 닮은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동자가 좋았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내내 이경은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해야 했다. 머리카락이 갈색이어서 교칙에 위반되었기 때문이다. 갈색 머리가 다시 자라나면 선부도부에 불려가서 훈계를 듣고 그 부분을 검게 염색해야 했다. "넌 눈도 갈색이구나?" 자신을 바라보던 선도부장의 찌푸린 얼굴 앞에서 이경은 더이상 주눅들지 않았다. 당신은 사랑이 부족하구나. 아무도 당신 같은 사람을 사랑해주지 않을 테니까. 그 찌푸린 얼굴을 이경은 속으로 비웃을 수 있었다.

 

<내게 무해한 사람   17p>

 

 

내 오랜친구는 내 갈색 눈동자를 부러워한다.

한번만 더 그따구로 눈웃음을 지으면 그 갈색눈동자를 뽑아버리겠다고 말했던 사람도 있다.

내 첫사랑은 너무 울어서 색이 빠진 눈동자 같다고 말했다.

우리 아빠는 내 갈색 눈동자에서 엄마가 보인다고 말한다.

 

내 갈색눈동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나와 꽤 오랜시간을 지낸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내 눈동자의 색깔은 내게 관심이였고, 사랑이였다.

내가 나의 갈색 눈동자를 더욱 사랑하는 이유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내 눈동자가 갈색이라는 것을 알아차린것은 나와 마주 앉은지 십여분정도가

흘렀을 때였다. 그 짧은 시간 처음보는 나의 눈동자 색을 알아봤다. 마치 내가 내 눈동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아는 사람처럼.

 

"어떻게 알았어요?" 라고 물었었나?

그 사람이 뭐라고 했더라... "보이니까." 라고 했던가..

 

  

#2.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도 그랬어.. 있잖아... 나도 그랬단다... 나도.. "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그 순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내게 무해한 사람 2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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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7-2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

따라쟁이 2018-07-24 09:03   좋아요 0 | URL
잊지않았네요;)

감은빛 2018-07-2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따라쟁이님이다!

따라쟁이 2018-07-24 14:00   좋아요 0 | URL
앗! 감은빛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