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숨 / 죽음을 통해서 더 환한 삶에 이르는 이야기



지은이:

능행

"죽음도 삶의 한 여정"이라는 신념으로 모든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한 채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지난 15년간 1천여 명이 넘는 죽음을 배웅한 능행 스님. 우리나라 불교계에 제대로 된 호스피스 시설이 없음에 가슴 아파하던 그는 서원을 세운 후 탁발과 모금을 통해 정토마을을 건립,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도록 심리적, 영적 신체적 치유와 돌봄에 힘쓰고 있다.

부산의료원 행려병동에서부터 시작해 소록도 음성 꽃동네 등등을 전전하다 보니 이 사바세계에 신음하는 고통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것을 제치고 중생들의 고통을 찾아 나서며 살기로 마음먹었지만 한 사람이 고통 속에서 사라질 때마다 한 우주가 사라지는 것 같은 큰 절망을 느끼며 스스로 자책에 빠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기도 힘겨운데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다 보니 그들의 마지막을 위한 여비까지 마련하려고 걱정해야 했기에 더 힘들기만 했다.

어느 분을 끔찍하고도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보내고 능행은 그 길로 도망을 갔다. 가능하면 멀리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하필이면 내가 왜 이런 길을 택했을까. 사흘 동안 돌아다녔다. 사흘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능행은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둘로 보았을까. 이 멋진 수행을 두고 왜 다른 수행을 그리워했을까. 이 일을 하면서 받은 은혜가 너무도 큰데 나는 또 다른 그 무엇이 있는 줄 알고 방황했구나. 그는 다시 돌아와 인간의 고통만 본 것이 아니라 고통 중에서도 사랑과 희망과 자비심을 보았다.

그 희망의 서원을 모아 불교계에서는 처음인 독립형 호스피스 정토마을을 세웠다. 그렇게 10여 년, 능행은 이승과 저승의 간이역 정토마을에서 병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선고받은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 죽을 것인지, 그 마무리를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환자를 위한 불교 기도집』『불교 임상 기도집』『이 순간』등이 있다.

출처: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822908




내용:

책은 총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죽음이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니 죽음 앞에 절망하지 말고 사람이면 죽어야 하므로 품격있는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본인도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도 죽어가는 이를 돌봐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은 또 다른 삶이다 라는   1장 [ 흐르다  / 삶과 죽음은 하나다 ] ,   어떤 죽음이 괜찮은 죽음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품격있는 죽음을 위해서는  죽음에도 배움이 필요하다  라는   2장[  바라보다 /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다 ] , 축복과 애도의 시간을 갖음으로써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답게 정리한다는  3장 [ 함께하다 /눈부신 마지막 순간을 나누다]  ,   죽음의 항해를 앞두고 죽음 앞에서의 신념을 갖음으로써 행복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는  4장 [ 피어나다 /  또 다른 삶으로 향하다 ]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21

본래 죽음은 잔치였다. 한국 사회에서의 죽음, 특히 호상의 경우 상갓집은 축제였다.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가무도 행했다. 상여놀이가 그것이다. 상여꾼들이 출상 전에 장례식장에서 빈상여를 메고 운구를 준비하며 발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노는 놀이. 이것이 상갓집을 축제의 분위기로 만들었다. 고구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내려온 상가의 문화를 살펴보면 죽음이 비통하고 고통스러운 사건이 아닌, 죽음이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더 좋은 곳으로 가는 이를 보내는 축제의 날이었다.

-우리 나라는 예전에는 전통 유교 사회로써 대가족을 구성하고 있었으며 가족의 구성원중 누군가의 죽음은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떠나지만 태어나고 자란 마을 근처에 묻히고 그 죽음은 남은 가족 구성원들의 보살핌을 받게 됩니다. 대대로 내려온 이러한 죽음에 대한 태도가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죽음이 온전히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마을에 녹아들어 진다는 믿음을 주게 되었고 절망과 고독과 두려움만으로 가득찬 죽음을 맞이하게 두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핵가족이 주를 이루고 심지어는 일인가구가 급증을  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취업을 위해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고, 청장년기에는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노년기에는 기본적인 생활의 영위하기에도 급급한 현실은 우리에게 죽음을 준비할 시간이나 죽음에 대해 깊게 오래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들에게 도움말을 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말한마디를 전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P51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물음은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연결되어 있다. 죽음에 대한 걱정 때문에 삶을 망쳐서도 안 되고 , 너무 바쁜 삶 때문에 죽음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항상 죽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이 글을 읽고 잠시 상상을 해보니 무섭고 두렵습니다.



P56-57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은 다음 7일마다 불경을 외면서 재를 올려 죽은 이가 그동안에 불법을 깨닫고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빈다. 이것을 칠칠재라 부르고 , 이 49일간을 '중유' 또는 '중음'이라고 한다. 이 기간에 죽은 이는 생전의 이는 생전의 업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의 인연, 즉 생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죽음은 새의 다함이 아닌 이어짐인 것이다.

- 저는 종교가 없지만 예전 불교 신자이셨던 할머님이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염라대왕 앞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P122

나는 열반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그 의미가 깊고 철학적이어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모든 불교 수행자에게 열반은 궁극의 꿈이요. 희망일 것이다.

사전적 용어로 열반이란, 타고 있는 불을 바람이 불어와 꺼버리듯이 타오르는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 일체의 번뇌나 고뇌가 소멸된 상태이다. '니르바나'의 음역어로, 불가에서 흔히 수행에 의해 진리를 체득하여 미혹과 집착을 끊고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한 최고의 경지를 이르는 말이다.

-이런 뜻이 있었군요. 커트 코베인만 떠올리는 제가 참 아는게 짧습니다.




P151

병문안을 갔을 때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어떻게 안부를 물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좋아 보이네요" , "몸은 좀 어떠세요" 라는 인사보다는 "당신이 보고 싶어서 왔어요", "너무 늦게와서 미안해요" 와 같은 인사는 어떨까? 함께 있지 않았던 시간에도 당신을 보고 싶어 했고 그리워했다는 진정성 담긴 말들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환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 이건 기억해둬야 겠습니다. 실제로  쩔쩔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P156-157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죽어가는 것이 불편하지 않도록 공간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꺠끗하게 정리 정돈된 공간이 필요한데 1인 병실이나 자신의 방이면 충분하다. 단, 환기가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마지막 호흡이 점차 줄어들 때 피부는 필사적으로 호흡을 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얇은 옷과 이불을 덮어도 피부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창문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임종 전 하루 전날쯤에는 임종을 앞둔 이들의 몸을 향물로 깨끗이 닦아드리고 부드럽고 깨끗한 옷으로 입혀드린다. 환자복보다는 부드러운 면으로 만든 넉넉한 사이즈의 바지와 하얀 티셔츠면 좋다. 힘상 및 방바닥에 까는 요는 푹신한 것이 좋으며, 덮어주는 이불은 100그램이 넘지 않도록 한다. 향물로 몸을 닦아드리는 것은 사람이 죽어가면서 내뿜는 안 좋은 에너지들을 정화하기 위해서이다. 측백 나무 가지 같은 것을  따다 대비수를 묻혀 주변에 뿌리고 , 환자의 몸에도 뿌린다. 또한 임종 후에도 뿌린다. 부처님의 자비심이 담긴 물로 정화해 잘 가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일종의 의식이다.

- 이것도 기억해 둬야 겠습니다. 실무적으로 유용한 정보네요.



P179

하지만 정토마을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은 끝없이 가르쳐준다.

"아니야.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해. 지금 이 순간 마음을 열고 가슴 깊이 사랑해야 해.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해야 해. 왜냐하면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거든."

-맞는 말이라는데 머리와 가슴으로 동의하지만 그래도 먹고 살자니..... 현실은 현실이거든요. 좋은 말씀을 해줘도 행동에 옮기질 못하니 답답합니다.





감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장례식장에 많이 다녀봤지만 그저 부의금 봉투만 전할 뿐 이리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기회가 되도 의식적으로 피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피하지 않고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 책이 답을 주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할 계기를 주었습니다. 이제 죽음을 어찌 맞이해야 할지도 생각 해볼 용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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