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 문학의 기원, 문명의 효시, 인생의 통찰을 찾아 떠나는 지적 여행
애덤 니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류최초의 문학작품으로 알려진 일리아스, 오뒷세이아와 이 두 서사시의 저자로 알려진 호메로스에 대한 지리적,역사적 배경, 여러가지 의문점들, 이 두서사시에 담긴 문학적의미등 모든것을 적고 있다.

집에 천병희선생님이 번역하신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가
오래전부터 당당하게 책꽂이에 자리잡고 있다.

일리아스는 10장정도까지 읽었고 오뒷세이아는 텔레마코스가 아테네여신과 함께
아버지 오뒷세이의 행적을 수소문하는 장면까지 읽었다.
하지만 그뒷장으로는 진도가 잘 나가지 못했다.
일리아스에서 그리스군대의 규모를 설명하는 장은 장황함으로 인해 그냥 건너띄울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천병희선생님의 번역본을 읽는다면 지루하지 않고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저자인 호메로스의 정체부터 의심해 볼 수 있는데 그가 여러명있다는 설
어느 특정시대의 한 인물이 아니라 대대로 내려오는 음유시인이었다는 설,
맹인이었다는 설등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

그리고 발이빠른 아킬레우스, 훌륭한 정강이받이를 댄 아카이아인등
거의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불필요한 설명적수식어가 붙은점과
6보격의 음운으로 이루어진 점등을 증거로 들어 문자가 아닌 노래의 형식으로
몇백년을 전해내려와 내용이 크게 변형되고 보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책에서 특히 흥미있게 읽은 장은 갱과도시로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그리스인들을 현대의 갱으로, 트로이를 도시인으로 묘사하며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그리스인들이 부자이며 세련되고 도시적인
트로이를 복수의 감정을 가지고 파멸시켰다는 점이다.
트로이의 지리적 위치는 현대의 터키로서 고대로부터 동서교역의 중심지였고
그로인해 많은 부를 누렸으므로 이를 시기한 그리스인들로부터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일리아스는 폭력적인 수위가 현대의 잔인한 고어물수준이다.
아킬레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영웅들이 트로이의 전사들을
죽이는 장면은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잔인한 슬래셔영화를 보는 듯하다.

전에 일리아스를 읽을때 서로 죽고 죽이는 묘사의 연속이고 인간의 훌륭한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올랐는지 의아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 까닭을 분명히 알수 있다.

교훈이나 저자의 훈계 또는 가식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폭로하여 삶의 진실함을 생생하게 묘사했고, 끝내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서로에 대해 화해하는 정신의 고결함이 이 오래된 서사시를 끝끝내 인류의 고전으로 살아남게 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다시한번 집에서 이 두 서사시를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1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천병희 번역의 《일리아스》를 읽으려고 몇 번 도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완역본 분량이 많아서 지루함을 참고 완독하는 일이 힘들었어요. ^^;;

박람강기 2017-01-12 18:58   좋아요 0 | URL
저도 전에 포기했는데 다시 도전해 보려구요...그냥 부담없이요..^^

oren 2017-01-1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 나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책으로 알베르토 망겔이 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과는 어떻게 달리 접근했는지 살펴보면서 이 책을 살펴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을 듯싶습니다.
http://blog.aladin.co.kr/oren/7356235

박람강기 2017-01-12 23:58   좋아요 0 | URL
기존 책들과 확실히 차별되고 작품외적인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재미있습니다.^^

AgalmA 2017-01-13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병희 선생님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도 진도 안 나갈 거 같아서 이윤기 선생님 번역 <변신>을 읽었다는^^;; 천병희 선생님 번역으로 다시 읽기 가야 하는데 갈 길이 멉니다ㅜㅜ

박람강기 2017-01-13 08:15   좋아요 0 | URL
너무 부담 가지지 않고 가볍게 천천히 읽는다면 언젠가는 완독하겠지요..^^
 
쓰레기가 되는 삶들 -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 What's Up 4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정일준 옮김 / 새물결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현대인들의 소외현상에 대해서 많은 저작을 남긴 지그문트 바우만이 91세를 일기로 영국의 자택에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17-01-10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이 떠나시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람강기 2017-01-10 10:10   좋아요 0 | URL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cyrus 2017-01-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막스 베버 다음으로 시대를 대표한 사회학자로 바우만을 꼽고 싶어요. 시대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그의 책을 감명 깊게 읽었어요.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사회 교과서에 바우만이 언급될 거로 믿습니다.

박람강기 2017-01-10 16:48   좋아요 0 | URL
사후에 재평가 받을 만한 저명한 사회학자인건 틀림없습니다...
 
[eBook] 장미의 이름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무려 2년에 걸쳐 장미의 이름을 완독했다.

이 작품은 나에게 올 겨울 오랜만에 거대하고 황홀해서 숭고하기까지 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그동안 읽으리라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읽지 못하고 있던 중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 이 책에 대한 중대한 스포일러(?)가 있는 바람에

궁금증이 생겨 읽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까지 몇개의 책을 거쳐온 셈이다.

'서평쓰는 법'에서 언급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읽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 언급된 '장미의 이름'을 읽었으니 

연쇄독서의 좋은 본보기였다.


이 소설은 1327년 11월 북부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여드레동안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수도사와 수련사의 이야기를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적고있다.


저자인 고 움베르토 에코의 첫소설이라고 하는데 과연 첫 소설인지 의심할 정도로

중세수도원의 일주일간의 한정된 공간과 시간안에 

기독교에 대한 여러 알레고리들, 묵시록적 암시, 중세암흑기의 여러 인간군상들의 모습, 

이단과 정통의 차이,중세수도원의 모습,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추리와 반전등을

능숙하고 재미있고 깊이있게 그리고 있다.


군데군데 해박한 저자의 지식이 드러나는 등장인물들간의 심오한 길고 긴 대화와 종교적 논쟁등이 약간 어려웠지만 장르적 추리소설의 문법에 잘 맞춘 흥미로운 내용은 계속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해주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과연 진리란 무었인가?, 

진리에 지나치게 집착할때 나오는 인간의 추악함,

신앙과 이단을 가르는 기준, 영성과 청빈, 성스러움과 세속등 

여러 대비되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개념들에

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눈에 선한 마지막 장면의 수도원이 허망하게 불타는 모습을 뒤로하고 

두 주인공이 떠나가는 모습은 중세암흑기가 쇠퇴하고 인간중심주의의 근세가 도래하는

모습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강유원님의 300여개의 부적절한 번역에 대한 지적으로 더 완벽한 번역이 가능했다는 

역자인 고 이윤기님의 마지막 언급은 이 훌륭한 저작을 더 올바르게 음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훌륭한 선례를 남기었다.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 작품은 평생동안 나에게 인상깊었던 걸작중의 하나로 남아 있을 것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1-09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람강기 2017-01-09 13:09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로 꼭 봐야겠습니다...^^

cyrus 2017-01-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난 후에 소설의 결말을 알았어요. 영화 결말과 소설 결말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소설을 완독했어요. ^^

박람강기 2017-01-09 15:38   좋아요 0 | URL
영화도 꼭 봐야겠네요..결말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네요..^^

stella.K 2017-01-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홀하고 숭고하기까지 하다니 최고의 찬사 아닌가요?
저는 영화는 봤지만 책으로는 아직 못 읽었습니다.
책에 대한 말들이 부정적이고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그런데 언제고 함 읽어봐야겠어요.^^

박람강기 2017-01-09 15:37   좋아요 0 | URL
저만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처음에는 지루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좋았고 끝에 가서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오묘한 감정까지 이끌어 내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오랜만이었습니다..^^

samadhi(眞我) 2017-01-10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뼈와 혈액과 담즙 덩어리일 뿐이다(?)
라고 한 수도사의 대사가 와닿았습니다. 수도사 이름이 토머스였나 아무튼 오래 전에 읽어 가물가물합니다.

박람강기 2017-01-10 07:12   좋아요 0 | URL
윌리엄수도사가 한 말입니다..화형을 당할 처지에 놓인 여자를 두고 한 말이죠...
 

예상치 못하게 북플매니아로 선정되어 좋은 선물 주셔서 북플지기님 감사합니다.
올해에도 틈나는 대로 좋아요도 많이 하고 활동 많이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01-07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람강기 2017-01-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이라 더 기분 좋네요..^^

서니데이 2017-01-0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람강기님도 저와 비슷한 세트 받으셨네요.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박람강기 2017-01-07 17:35   좋아요 1 | URL
예...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려요..^^

[그장소] 2017-01-0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남기고 갑니다 ㅡ^^ 애쓰셨어요~^^

박람강기 2017-01-07 20: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며칠전에 메일보고 알았습니다..^^

캐모마일 2017-01-0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이쁘네요^^

박람강기 2017-01-07 20:52   좋아요 0 | URL
예..실제로는 더 멋집니다..^^

오거서 2017-01-0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마니아 선정을 축하 드립니다. ^^

박람강기 2017-01-07 20: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주말 잘 보내세요...^^

비연 2017-01-07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박람강기 2017-01-08 07: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비연님도 축하드려요..^^
 
[중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평점 :
판매완료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말하는 법은 무수히 다르게 응용할 수 있는 어구이다.


이를테면 '들어보지 않은 음악에 대해 말하는법','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등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경험한것처럼 말하는 경우이다.

살아가면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말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는 많다.

친구들간의 허풍가득한 대화나 미팅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과의 대화나 대학 신입생환영회같은 상황이다. 


살아가면서 남들이 하는 모든 것을 다 경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요새 인기드라마에 나오는 수백년을 산 도깨비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입다물고 있지는 않는다.

TV나 인터넷등을 통해서 ,전에들었던 이야기,읽었던 책등 간접적으로 체득된 경험담은 

충분히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도 말 할 수 있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책에서도 저자는 평소에 정독하지 않았지만 

해당 책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상식,관념,다른 책들에서의 연상등

어렴풋한 간접적인 경험으로 책에 대해서 말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인들과의 사교장소에서 , 책에대해 질문하는 선생앞에서, 해당 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작가앞에서 ,그리고 어쩌면 들통이 나면 차일 수있는 연인앞에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묘책을 들려준다.


그 묘책은 생각외로 단순하다.

우리들의 뿌리깊은 독서에 대한 선입견,관습,고정관념등을 떨쳐내고

책과 책들간의 상상력과 창조적인 자유롭고 느슨한 관계를 맺어

정독에 대한 강박에서 자유로워 지는것이다.


나는 때때로 1시간전에 며칠,몇개월에 걸쳐 힘들게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하찮은 기억력과 지능에 대해 원망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런 원망이 덧없음을 느낀다.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 독서에 대한 다른관점을 갖게 해주고 좀 더 넓은 시야로 확장시켜주었다.

이런 총체적 시각은 독서뿐만 아니라 다른 경험들에도 적용시켜도 좋을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0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 읽은 책이 있으면 안 읽었다고 얘기합니다. 괜히 읽은 척하다가 안 읽은 사실이 들통 나면 엄청 쪽팔립니다. 그 일이 지나가도 밤에 이불킥할 정도로 부끄러운 상황입니다. ^^;;

박람강기 2017-01-04 16:34   좋아요 0 | URL
물론 소설이긴 한데 책에서는 그 반대상황이 나옵니다. 영문학교수가 햄릿을 안 읽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가 교수자리에서 쫓겨나죠. ㅎㅎ 물론 저자도 거짓말 하자고 부추기는 건 아니고 안 읽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강박을 가지지 말자 라는 것이 책의 주제인것 같습니다..^^

yureka01 2017-01-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인데도 읽지 않는 듯한 낯선 책도 있고, 읽지 않았는데도 읽은 듯한 책도 있더군요.

문제는 읽었는데도 지나고 나면 읽지 않은듯이 점점 다 까먹고 지워지듯이 잊혀져가는
책이 점점 늘어납니다..ㅎㅎㅎ

박람강기 2017-01-04 17:01   좋아요 0 | URL
잊히면 잊히는 데로, 안 읽었어도 안 읽은데로 기죽지 말자 라는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서니데이 2017-01-07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따뜻합니다.
박람강기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박람강기 2017-01-07 16:55   좋아요 1 | URL
언제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