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기록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꿈일기장
언젠가 여행을 떠나 찜질방에서 잠을 청했던 적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였을까
꿈일기에는 내가 5만원을 들고 찜질방에 간 일이 적혀 있다
내 방에서는 집중이 안 돼
책이 없는 곳으로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으러 다녀올게
뜻 모를 말을 하고는 집을 떠나 찜질방으로 향했다고 적혀 있다
비가 오던 날이었다
가방에 짐을 한가득 넣어 갔던 것 같기도 하다
A4용지 한 뭉치와 초록색 일기장 조각조각 난 메모들
나는 과연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았을까
어떤 기억을 찾으러 떠난 여행이었을까
꿈에서 깨어난 지금 꿈의 기억들은 흩어졌지만
나는 끝없이 과거를 되짚어가고 있다 마치 모디아노 소설 속 인물들처럼
그 무렵 꿈일기는 기억 나는 게 많다
찾아오지 않을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어떤 카페에 하루 종일 앉아 있기도 했고
모든 꿈들에 책 이름을 붙여 보던 때
일기장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생각한다
남겨두어야 할 기록이란 무엇일까 고민한다
모디아노에 관련된 기록이라면 합격이다
즐겁고 행복한 기록들도 합격이다
다른 기록들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한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는다
정리가 오늘 안에 끝나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