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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기술, 일본 소부장의 비밀 - 왜 지금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에 주목하는가?
정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평점 :
[책 소개]
<작지만 큰 기술, 일본 소부장의 비밀>은 2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일본 부품소재가 강한 이유를 사회·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일본 통일 시기로 16세기를 중심으로 장인 정신과 장수 기업을 알아본 다음 7세기 이후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데지마(1636), <해체신서>(1774), 이와쿠라 사절단(1871)을 살펴보았다. 20세기 이후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노벨상과 이화학 연구소도 들여다보았다.
2부에서는 구체적인 기업 사례를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경쟁력을 갖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고찰했다. 부품 기업, 소재 기업, 기계 장비, 글로벌 기업 등 총 12개 기업으로 구성했다.
책 중간에는 쉬어가는 페이지로 일본과 함께 부품소재 양대 산맥의 하나인 독일의 중소기업과 히든 챔피언을 중심으로 독일 경쟁력의 원천을 분석해보고자 했다.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소부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
-일본 기업은 한국의 기업과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은 분.
-소부장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시는 분.
[서평]
19년 여름, 일본은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우리나라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에 들어가는 소재를 수출 제한하는 수를 뒀다. 이때까지 일본의 소재를 주로 사용하던 반도체 산업은 큰 타격을 입는 듯 했다. 하지만, 기업 총수들의 노력으로 인해 단기적인 큰 불을 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소재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일본의 수출 금지 사태처럼 미래에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반복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소재 산업의 수준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최근 중소기업을 상대로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성장을 돕는데 정책적 지원이 많은 이유다.
일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장인정신이다. 일본은 유독 장인들이 많이 존재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요리인 스시를 예로 보자. 스시는 쉬운 요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손이 정말 많이 가고 어려운 요리라고 한다. 그런 스시 장인들은 대대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술을 가지고 가게를 운영한다. 어떤 가게는 몇 대에 걸쳐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본의 장인에 대한 인식이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는 행위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한 장인으로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자연스레 장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말한다.
이 같은 장인정신은 과학계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과학이라고 불리는 소위 돈 안 되는 연구에 대해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의사가 되거나 해외로 뻗어나가거나 돈 되는 연구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천기술이라 불리는 부분에서 약체화가 되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런 돈 안 되는 연구를 개인에게 떠넘기기 보다는 국가가 주도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본은 장인 정신이 이런 부분에서도 발휘된다고 본다. 장인을 우대하는 국가적인 방향성이 원천기술을 키우는데 큰 공헌을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성공 이유를 배워 우리나라의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키워나가는데 쓸 수 있다면 미래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산업 근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책을 통해 일본 소부장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