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3 - 조선 그림과 글씨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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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 강의 제3권은 조선의 그림과 글씨에 대해 연대기순으로 설명한다.

 

 

조선 시대 미술사에 대한 배경과 흐름, 도화서 화원 체제의 확립을 설명하고

 

초기, 중기, 후기, 말기 등 연대기적 작가와 작품의 소개 이전에 초상화의 왕국이라는 다양한 초상화를 소개하고 있다.

 

역시 500페이지가 넘는 통사적인 구성으로 짧은 시간안에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했더라면 좋았을법 하지만 진행하는 일들에 짬짬히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는 독서로는 내용을 충실히 이해했다라고 하긴 어려울 듯 하다.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 내에 중국의 미술사의 흐름에 영향을 받은 한국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자 별책부록으로 중국의 회화사와 서예사를 수록하였다.

 

서성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동진의 서예가인 왕희지(307~365)로 시작하는 서예부터,

시불이라 불리며, 시, 수묵 산수회에도 뛰어나 남종 문인화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당나라의 왕유(699?~759)의 그림으로 영향을 받은 조선의 문인화까지 연대기적으로 차곡차곡 쌓여져 있다.

 

언젠가 한번 정리가 필요한 책으로 현재로서는 다만 이런 이런 내용들이 있었다는 느낌들만을 간직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조선 중기의 절파 화풍을 따른 나옹 이정, 탄은 이정, 김명국 / 말기로 분류되어 있는 퇴계의 제자인 고람 전기 등의 그림들에 마음이 흔들린다.

 

추사 김정희는 유배중에 아들 상우에게 보낸 글 중에 "모름중에 가슴속에 먼저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書卷氣)를 갖추는 것이 예법이 근본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문자향이란 말 그대로 글자에서 나오는 향기를 말하고, 서권기란 책에서 나오는 기운을 뜻한다. 혹자는 모름지기 만 권의 독서량이 있어야 문자향이 피어나고 서권기가 느껴진다고 한다.

 

전문인들의 시대이전 문인들의 일과예로서의 서화는 문자향 서권기를 강조하는 전인미답의 문인화라는 독특한 경지를 보여주는데 이는 퇴계의 시대에 이르러 정점으로 치닫는다.

 

이러한 흐름이 한국 미술사에 있어, 기술적 퇴보를 가져오게한 주범이라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대상의 묘사보다는 작가의 높은 교양수준을 바탕으로 한 심오한 정신의 세계를 그려내고자 한 조선 그림의 품격은 단연코 동아시아 미술사의 으뜸을 차지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 이 책이 보강판이 나오게 된다면 통사로서의 흐름외에, 동음이의어, 우의(알레고리), 고전명구나 일화를 상구하여 읽는 동양화 읽는 법에 대한 조언을 곁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동양 회화사의 전개를 살펴보면 수묵화는 역사발전의 시작과 발전단계에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난만한 채색화의 숲을 지난 원숙기에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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