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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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크만의 전작을 모두 챙겨 본 독자로써 <베어타운> 출간을 기대하는 마음이 정말 컸다. 전작과 비슷하게 약 570페이지 정도로 책 볼륨은 높았지만, 베크만다운 담백한 문장과 긴장감 있는 이야기에 금방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소설 첫 시작에서의 (...)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라는 구절은 더 큰 몰입감을 심어주었고, 금세 베어타운에 빠져들 수 있었다.

 

소설 배경인 <베어타운>은 우리 사회의 축약본과 같다. 작은 마을이지만 그 안에서 권력계층이 구분되어 있으며, 선과 악을 지닌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마을의 젖줄이 되는 스포츠를 통해 쥐어진 권력과 그 권력의 피해를 입는 소시민까지, 베어타운은 우리 사회와 너무 많이 닮아 있었다. 특히, 베어 타운에서는 침묵과 수치심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p.50이 구절은 <베어타운> 그 자체를 드러낸다.

 

우월적인 권력을 지닌 케빈과, 그에게 고통을 입은 마야. 그런 마야와 함께 싸우는 소시민과 그런 마야을 비난하는 다수의 사람들. 이 모두가 우리 사회속의 실제 모습일 것이다.

가해자에게 성폭행은 몇 분이면 끝나는 행위다. 피해자에게는 그칠 줄 모르는 고통이다. p.248특히, 이 구절은 모두가 함께 들어야 할 메시지란 생각이 든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베크만은 정말 섬세하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과 연루된 인물, 또 마을 주민들의 모습까지를 세세하게 그려내 가해자의 심리와, 피해자의 고통과 주민들의 방관까지 모두 감정이입이 되고 나의 모습으로 투영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전작을 모두 읽고 나서 베어타운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비단 하키를 통한 성장 소설이려나 싶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베어타운은 더 무겁고 더 철학적이며 사회적으로 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이 소설로 많은 고민을 하였고, 긴 여운이 남았다. 또 베크만에 대한 기대를 계속 갖게 되었다. 베크만의 다음 작품을 얼른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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