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가는 날
염혜원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적 수영장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져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물이 무섭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물가에 가더라도 발만 담그는 정도였는데,

스무살 때 동아리 엠티로 바닷가에 가게 되었다.

물 근처에 가지 않는 나를 보고 짖궂은 선배와 동기들이 나를 들어 물에 던졌다.

충분히 깊이가 낮고, 바로 아무것도 아닌 듯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난 물 속에서 허우적 거리느라 나오지 못하고, 놀란 동기가 와 건져 주었다.

그 후, 남들은 신나게 노는 시간 난 놀란 게 커서 그런지 아팠다.

놀이를 주도했던 선배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긴 했지만,

놀란 기억까지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수영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고개를 숙여 물 안을 들여다 보는 것도 너무 겁이 났다.

몇 개월 수영 강습을 들었지만, 여전히 물에 대한 공포는 지울 수 없었다.



 

IMG_20180723_153659_edit.jpg


 

<수영장 가는 날> 표지 그림을 보고, 이 아이도 나처럼 물을 무서워하는구나 싶었다.

이 아이는 왜 물을 무서워하게 되었을까?

그저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나처럼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서일까?

다른 친구들과 다른 아이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IMG_20180723_153851_edit.jpg

속제목과 함께 그려진 그림은 노란 수영모자를 쓰고, 분홍색 수엉복을 입고 물안경을 손에 든 아이의 뒷모습이다.

아이가 바라 보는 수영장 물.

아이는 수영장 물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수영장 물이 끝없는 수평선을 보는 것만큼 넓게 보인다.

아이의 두려움이 느껴져, 내 어릴 적 모습인 것만 같아 꼭 안아주고 싶다.



IMG_20180723_153902_edit.jpg

달력에 표시되어 있는 매주 토요일의 빨간 동그라미.

그리고, 옷장에 걸려 있는 수영복.

일어나는 순간 아픈 표정을 짓는 아이.

남들이 말하는 꾀병일까?

아니면 수영장에 가고싶지 않아 생긴 마음의 병일까?

달력의 빨간 동그라미가 아이가 기대하는 날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시간을 아이는 어떻게 마주할까?



IMG_20180723_153920_edit.jpg

축 쳐진 아이의 어깨,

주변을 살피는 아이의 모습.

아이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이는 두려움을 떨칠 수 있을까?

수영장 가는 날이 아이에게 즐거운 날이 될 수 있을까?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책.

아이가 두려움을 이겨 내길, 용기를 낼 수 있길 바라게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