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나니 허탈했다.

나는 남자 가족들이 ‘대다수‘인 경상도 흔한 집에서 태어나 ‘딸‘이라서 받은, 그 지독한 차별빼곤 김지영과 너무 다른 ‘여자사람‘으로 자라서이다.

김지영이라는 이름처럼 내가 태어나던 시절 가장 선호하던 ‘여자 이름‘을 나또한 가졌고, ‘딸‘이라서 혼자 이겨내야 하는 차별들을 10대가 되기 전에 인지했고, 그래서 너무 일찍 ‘독한 여자애‘ㅡ‘기가 센 여자‘가 되어서일까. 차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부터 ‘사회‘, ‘사람들‘에게 때론 묵묵히, 때론 작정하고 덤벼들며 살아서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양가 감정이 들었다.
결국 나도 다른 여자 후배들의 ‘권리‘를 뺏은 선배였을 뿐이었던가. 나의 치열했던 노력은, 유리 천장을 뚫어보려 욕을 먹고 또 먹으며 도전한, ‘나‘는, 또다른 김지영들에게 ‘나쁜 사람‘이었을까.

나를 어릴 때부터 ‘독하고 독한‘ 존재로 못 박은 내 남자가족들과 나에게 ‘여자는 그러면 안 된다‘ 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들이받으며 살아온 세월들을 졸지에 부정당해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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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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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솔직하게 요즘 나는 독서권태기를 겪고 있다.
그래서 한권도 제대로, 진득히 읽지 못하고 있었다.
전자책과 종이책들 사이를 오고 가며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을 뿐.

ㅡ 그래서 북플에 가입했다.
나에겐 강한 의지가 필요하니까.
사실 그렇게까지 하며 독서를 계속해야
하나 시니컬하게 생각했지만.

ㅡ 그러다 독서카페에서 추천해놓은 이 책
리뷰를 읽었다. 딱 한 구절만 눈에 들어왔다.
끝까지 읽지 않고는 못 배긴다.

ㅡ 그래서 오랜만에 결말을 알면
다시 읽기 싫어지는 스릴러물을 샀다.
그것도 종이책 정가로.

ㅡ 효과가 좋다.
나는 내일 출근을 위해서 멈추었을 뿐,
미치도록 책에 빠졌다.
출근을 생각하지 않고, 밤을 새며 독서를
하던 나이도 지났구나.

ㅡ 여튼....이 흥미로운 소설의 서문부터
소개한다.

`
조건은 세 가지였다.
72 시간 안에 이름 하나를 말해야 한다.
거절하면, 제안은 사라질 것이다. 영원히.
받아들이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선택을 번복할 수도 없다.
그녀는 이 낯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전에도 만난 적 없고, 오늘밤이 지나면 다시는 만날 일 없는 이 남자를, 그녀에게 빚을 지고말았다는 이 강하고 위험한 남자를.
 오로지 단 한 번의 거래, 평생 한 번뿐일 제안이었다. 그녀의 인 생을 바꿔놓을지도 모르는 거래.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 거의 확실한 거래.
악마와의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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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은 오디오로
듣는다는 사람의 말이 생각나서 시도해봤다.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 기계음을 듣고
있기란 쉽지 않지만 가치 있는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두단원씩 꾸준히 들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듣기를 하니 한결 수월하다.
게다가 설거지같은 집안일을 하며 듣기와
사색을 동시에 하다니!

미국처럼 발간되는 책이 전자책, 오디오책 등으로
다양했으면 좋겠다. 성우 목소리가 그립다.
어쨌든 심리학만 파던 내 안목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주옥같은 구절이 너무 많아, 다 듣고? 나면,
종이책을 구매해서 찬찬히 눈으로 음미하며
읽으려고 계획을 세웠다.

여러 철학자가 등장하지만, 중반을 달려가는
지금까지는 니체가 최고인 듯.
칼 융은 뺐다. 수십년 동안 편애했으니 반칙이다.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장 중‘
ㅡ ‘르상티망‘ 이란 간단히 설명하면 ‘시기심‘,
니체에 따르자면 우리가 르상티망이라고 여기지
않는 생각이나 행동까지 포함한 개념이다ㅡ

니체에 의하면 르상티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용기와 행동으로 사태를 호전시키려 들지 않기 때문에 르상티망을 발생시키는 근원이 된 가치 기준을 뒤바꾸거나 정반대의 가치판단을 주장해서 르상티망을 해소하려고 한다.

니체는 대표적인 예로 기독교를 들었다. 니체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던 유대인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 부와 권력을 거머쥔 로마인, 즉 지배자를 선망하면서도 증오했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도, 로마인보다 우위에 서기도 어려웠던 그들은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어 내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우리는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쪽이다. 부자와 권력자 들은 신에게 미움받고 있어서 천국에는 갈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웠다. 니체는 신이라는, 로마인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가공의 개념을 창조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강자와 약자를 반전시켜 심리적인 복수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열등감을 노력이나 도전으로 해소하려 하지 않고 열등감을 느끼는 원천인 ‘강한 타자’를 부정하는 가치관을 끌어내 자신을 긍정하려 한 사고관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김윤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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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 붓다의 생각을 꿰뚫는 스물네 번의 철학 수업
홍창성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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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욕망과 집착을 줄여야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데는 별로 이의가 없다. 그렇다 보니 내가 불교철학을 강의할 때마다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로 훈련된 미국 학생들은 꼭 한 번 위와 같이 묻는다. 나는 학생들을 위해 이 질문을다음과 같이 정리해 준다.

깨달음은 모든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야 가능하다.그런데 우리는 깨달음에 집착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1. 깨달음에 집착하면, 이 집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깨달음이 불가능하다.

2. 깨달음에 집착하지 않으면, 깨달으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깨달음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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