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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을 쓸 때는 계획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 신중한 구상 윤곽이 있어야 하고, 작중 인물과 배경, 주요 사건, 함의에 대한 작가 메모도 꼭 필요하다. 내 경험으로는 많은 새내기작가들이 이 단계를 싫어해서, 차라리 무작정 뛰어드는 선택을한다. 어느 단계까지는 무방하지만, 조만간 자기가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을 가다듬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영화인들이 ‘트리트먼트‘라고 부르는, 대사를 비롯한 세세한 내용 없이 모든 등장인물과 벌어질 일들을 설명하는 개요 문서를 자기자신을 위해서 작성해두는 것도 고려해보라. 그 문서가 뚜렷한필연성으로 다가올 때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손질하다 보면 내가 쓰려는 이야기에 대해 단지 윤곽만 잡아놓았을 때보다 훨씬더 깊은 이해에 도달할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나중에 시간을절약할 수 있다. 작가에 따라서는 본문 - 아직까지는 작가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 에 대해 상세한 비평적 해설을 달아놓는게 도움이 된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작업 방식이 지닌 명백한위험은, 작품이 감동을 주거나 설득력을 발휘하기에는 너무 깔끔해진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