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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입니다, 고객님 - 콜센터의 인류학
김관욱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콜센터 산업이 등장한 이유와 이것이 여성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그들이 어떤 근무환경에 처해있는지’를 전해준다.
저자는 50년전 ‘공순이’들로부터 시작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은 여성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 책에서 놀랬던 것은 콜센터 상담사들의 흡연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흡연을 권장하는 관리자들. 하지만 그 흡연의 모습은 타인의 눈에 띄지 않게(기업 이미지+오염되지 않는 몸으로 보이기 위해서) 가리면서 동시에 ‘여성’이니, 자궁을 가지고 있으니 임신을 위해 금연을 권장한다. 이 아이러니.....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상담원들의 업무 풍경은.. 콜센터가 얼마나 과도한 업무인지가 너무 잘 느껴진다. 진상 고객도 진상 고객이지만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정해두는 관리자, 상담원끼리 경쟁을 붙이고 실적 좋은 상담사는 ‘경주마’로 분류되어 관리된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
하지만 밖의 시선은 여전히 시헤적이고 감상적일 뿐이다.
’지금 전화 받는 사람이 당신의 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라는 말이.... 과연 도움이 될까?
이 책은 그들의 근무 환경을 좀 더 심도깊게 다루어 주어서 좋았다. 코로나가 퍼질 수 밖에 없는 사무실 구조, 그들의 감정 노동이 어떤 강도인지,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외국의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콜센터 상담사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하청구조를 벗어나야하며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는데 그들의 환경에 대해서는(정확히 말하자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