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지마 가문의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으면서,
자기와 다른 걸 보는 사람이 무서운 거야.

다들 자기가 제일 약한 존재고,
제일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해.

나도 마찬가지야.
나랑 다른 걸 보는 즈카사 누나가 무서워.

내가 보고 있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니까.
하지만 그건 일종의 개성 같은 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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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22
이마 이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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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다 본다고는 하지만 사실 우리는 우리 눈의 한계를 보고 있는 셈이에요. 책을 편집하다보면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모든 문장은 저자의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는 한계의 안쪽에서만 나오죠. 그래서 모든 책은 저자 자신이에요. 그러니 책 속의 문장이 바뀌려면 저자가 달라져야만 해요.
27.

ㅡ은 티스푼으로 커피를 저었다. 이미 충분히 섞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그건 옆에서 보면 두꺼운 알이 하얗게 보이는 안경을 쓴 ㅡ이, 아직은 사십대였던 ㅡ이, 평생 책만 읽은 가난뱅이 책벌레 ㅡ이, 꼼꼼한 교열자로 유명했으나 인터넷과 검색기가 교열을 대체하면서 20세기와 함께 쓸모가 사라진 ㅡ이 자기 머릿속을 뒤지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14.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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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숲으로 가서 천천히 나무 밑동과 고사리 옆으로 기어 들어갔고, 피곤해지면 땅에 몸을 눕히고 회색 이끼와 가지로 만들어진 그물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어디 다녀오셨느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잠깐 눈을 붙이고 왔다고 대답했다.
19 유령의 숲

여름의 책
토베 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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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도 들어와 보라요.
살아있으면 상처 한둘쯤은 있겄제요.

밤을 걷는 고양이 2
107 네코나키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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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잃어버릴 것 같을 때 더 살 가치가 있고, 흥미로 가득 차게 되지요. 그럴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그렇답니다. 젊고 강하고 건강할 때, 남은 시간이 당신 앞에 길게 뻗어 있을 때는 사는 것이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아요. 사랑의 절망 때문에, 때로는 과도한 불안과 초조 때문에 자살하는 건 거의가 젊은 사람들이죠. 나이 든 사람들은 삶이 얼마나 가치 있고 흥미로운지 알고 있답니다.
256_마플여사


두 여자들은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비난을 받았지만 그동안 받은 교육 때문에 남자의 비난에 존경을 표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좌절했고, 화가 났고, 하나도 뉘우치지 않았다. 프레스콧 양은 오빠에게 노골적으로 화난 시선을 던졌다. 마플 양은 뜨개질감을 꺼내서 내려다보았다.
284_마플여사 프레스콧양


라피엘 씨가 마지막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베 카이사르, 노스 모리투리 테 살루타무스.
(황제 만세, 죽을 운명의 우리들이 폐하께 경의를 표합니다.)
“제가 라틴 어를 잘 몰라서 유감이네요.”
“하지만 이 말은 무슨 뜻인지 알지요?”
“예.”
397_라파엘씨가 마플 여사에게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
애거서 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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