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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찰을 전하는 아이 ㅣ 푸른숲 역사 동화 1
한윤섭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평점 :
얼마 전 읽은 <봉주르, 뚜르>에서는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밝힐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분단 국가의 아픔을 소리없이 들려주는 책이였는데..
이번에는 동학 농민 운동의 이야기가 담긴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봉주르, 뚜르>에서는 봉주가 자신의 방에서 발견한 낙서의 주인공을 찾아 가는데 <서찰을 전하는 아이>에서는 아버지가 남긴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입니다.
보부상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떠도는 아이는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기신 서찰을 자신이 전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주 중요한 서찰이다.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 본문 30쪽
아버지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도대체 누구에게 전하는 편지이기에 아버지는 한 사람과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 했을까요?
'嗚呼避老里敬天賣綠豆(오호피노리경천매녹두)'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 서찰을 아이는 어디에 있는 누구에게 전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글씨를 모르는 아이는 자신이 가진 10냥 중 일부를 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글자를 알려달라 부탁을 합니다.
글자를 다 보여주면 누구에게 전하는 서찰일지 들통이 날까봐 두 자씩 글자를 잘 모르니 쓰는 것이 아니라 그려가면서 물어봅니다.
" (생략) 본디 배움이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진짜 제 것이 되는 법이다." - 본문 56쪽
이렇게 힘들게 알아낸 편지는 녹두 장군에게 전하는 서찰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동학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반, 천민도 없는 평등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세상을 만들려 했던 녹두 장군과 그런 세상이 올거라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아이는 아직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녹두 장군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