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온 불량 손님 단비어린이 문학
한수언 지음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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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으로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다. 편견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와 너무 다른 모습이다. 인어가 맞는 것일까. 이런 모습의 인어를 만나는 것은 색다르다,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하다.



 

세별이는 방학이 즐겁지 않다. 단짝 친구 보라는 가족과 동남아로 여행을 갔고 희석이는 서울 사촌 형네 집에 놀러 갔다. 친구들은 어디론가 떠났는데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것이 싫증 난다. 할 게 없어 게임을 하는 것인데 엄마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한다고 혼을 낸다. 속상한 세별이는 바닷가로 간다. 그곳에서 인어를 만난다. 늘 보던 인어공주가 아니라 남자 인어다. 반질반질한 대머리, 깊은 주름이 있는 이마를 보니 할아버지처럼 보인다. 인어를 만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남자 인어라는 것이 더 신기하다. 생긴 모습만큼 이름도 특별하다. '나란다무궁소리넵데이오보매기'라고 소개하는 남자 인어는 무슨 일로 이곳에 온 곳일까.

 

세별이는 외항상선 항해사인 아빠와 베트남 사람인 엄마와 살고 있다. 아빠는 일 년에 한두 번 만날 수 있다. 가끔 전화 통화를 엄마, 아빠는 다투고 있어서 걱정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할머니는 세별이네 집으로 온다고 한다. 평소 무섭게 생각하던 할머니와 함께 산다고 하니 걱정이다. 할머니가 집으로 오니 불편하다. 식사할 때도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는다고 혼을 낸다. 세별이는 할머니와 잘 지낼 수 있을까.

 

"아니야, 포기하지 말고 틀린 건 틀렸다고 끝까지 얘기해야해. 세상이 좋아진 건 다 그릇된 일에 앞장서서 싸운 사람들 덕택이란다." - p.64 

 

우리는 사람들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때가 있다. 책에서 만나는 인어와 세별이의 모습을 선입견으로 바라본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희석이가 세별이에게 '다문화'라는 말을 하며 놀린다. 그 말을 듣는 세별이의 마음은 불편하다.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 우리의 마음도 불편하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더 모를 때도 있다. 무섭게만 느껴졌던 할머니의 비밀을 알고 나니 그동안 얼었던 마음이 녹는다. 이 책을 보며 가족의 사랑, 다문화, 우리가 가진 편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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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 - 열대의 색채를 찾아 떠나다 위대한 예술가의 시간
베레니스 카파티 지음, 에바 아다미.옥타비아 모나코 그림, 허보미 옮김 / 상상의집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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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 하면 떠오르는 것은 두 가지이다. 빈센트 반 고흐와 <달과 6펜스>이다. 고갱과 고흐는 항상 함께 불리는 이름이다. 둘의 만남은 불꽃 같았다. 오랜 우정을 나누지 못하고 2개월이라는 짧은 동거를 마치고 고흐는 귀를 절단하는 일을 벌인다, 그 둘의 이야기는 그림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다. <달과 6펜스>는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고갱의 그림보다 이 두 가지를 먼저 떠올린다.

 



상상의집에서 출간한 <위대한 예술가의 시간> 시리즈 중에서 <폴 고갱>을 먼저 만났다. 이 시리즈에서는 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예술작품에 문외한이라도 고갱의 한두 작품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고갱의 다양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고갱과 고흐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서로 취향이 다르면 함께 살기 힘들 것이다. 그들도 취향이 달라 결국 헤어진다. 좋게 헤어진 것이 아니라 심하게 다투고 고갱은 파리로 떠난다. 파리와 잘 맞지 않아 고갱은 타히티섬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형태의 그림을 그린다. 하루 종일 자연이나 하늘을 바라보는 그를 섬의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는 그림만 그리면 아무것도 못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 - 본문 중에서

 

누군가의 삶을 안다면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아는 인물이지만 당시에는 가난한 화가였다. 화풍도 다른 사람과 달라 힘들지 않았을까.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걸어가는 길은 분명 힘들다. 옆에서 따뜻한 위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비난의 시선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책을 보며 고갱의 삶을 모두 이해하고 알아가기는 힘들지만, 그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지 않을까. 그의 그림만큼 삶의 이야기는 그에게 한 발짝 다가가게 만든다. 작품명은 정확히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 '아~'라고 하는 작품들을 만난다. 우리들이 아는 대부분의 작품은 타히티에서 그린 그림이다. 타히티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며 그림을 그렸는지 알고 나면 그림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가 남긴 강렬한 색채 속에 그의 삶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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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안 돼, 안 돼! 오이 내 친구 악어 1
스미쿠라 토모코 지음, 전예원 옮김 / 상상의집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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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악어의 표정이 귀엽다. 악어는 무섭다는 선입견이 있다. 책에서 만나는 악어는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울타리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기에 저런 표정이 나오는 걸까.

 



<먹으면 안 돼, 안 돼! 오이]를 읽으면서 오성과 한음의 일화 하나가 떠오른다. 오성의 집 마당에 큰 감나무가 있었다. 이웃집 대감은 자기 집으로 넘어온 가지에 달린 감은 자신의 것이라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도 이웃집 대감처럼 악어도 고민에 빠진다. 대감처럼 쉽게 오이를 먹지 못하는 악어를 보면 웃음이 난다.

 

우리 집 마당에서 자란 거니까 내 것이 아닐까……? - 본문 중에서

 

돼지네 오이가 자라서 악어네 마당으로 넘어왔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악어는 돼지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울타리 너머로 돼지네 마당을 보니 돼지가 오이를 맛있게 먹고 있다. 이때부터 악어는 고민에 빠진다. 배가 고파서인지 오이가 너무 먹고 싶다. 악어는 오이를 먹을 수 있을까.

 

이야기 속 삽화는 단순하게 표현하지만, 돼지와 악어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두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된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있다. 미리 알면 재미없을 테니 궁금한 분들은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아이들은 돼지가 악어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크게 웃는다.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악어도 오이를 먹을지 말지 고민한다. 악어가 어떤 선택을 하지 궁금해하며 한 장 한 장 넘긴다. 악어와 돼지는 현실에서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 이야기 속에서는 누구보다 친한 친구처럼 보인다. 이런 설정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무서울 것 같은 악어는 누구보다 귀여운 모습이고 돼지와 우정을 나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우리들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이가 먹고 싶어지기도 한다. 맛있는 오이를 나눠 먹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누군가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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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똥을 누는 고래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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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똥을 누는 고래>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여덟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으로 누군가는 상처받으며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창피한 마음이 든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로움을 선택하게 된다면 어떨까. 향유고래는 아빠가 남긴 말을 마음에 새긴다. 외로움이 향이를 지킬 수 있다며 함부로 나다니지 말라고 한다. 향유고래가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것은 인간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는 향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았을까. 향유고래의 가족이 함께 살지 못하고 향이가 외로움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누군가는 편히 지내고 있으니 슬픔에서 나아가 화나는 일이다.



버려지는 물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버려지는 이유도 다양한다. 늘 버리는 입장이라 버려지는 것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쓸모가 없어 버려진다면 어떤 마음일까. 두 번째 이야기 <구두 한 짝>에서는 주인 잃은 가죽구두 한짝을 만난다. 주인이 누구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몸에 구멍이 송송 뚫렸다. 그러던 어느날 아저씨가 구두를 발견한다. 주인을 잃은 구두는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구두의 꿈이 이루어질까. 쓸모가 없는 물건이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용도로 태어난다. 이야기를 읽고나면 버리는 물건들을 다시한번 보며 고민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더 이상 발을 보호해 줄 수는 없어도 누구에게든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었어. - p.39

 

여덟 번째 이야기 <혼자가 아냐>를 읽으면서도 코끝이 찡하다. 눈을 다쳐 앞을 못 보는 유기견 몽실이. 엄마는 마음의 눈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엄마가 있어서 든든하다. 하지만 이제 엄마가 곁에 없다. 엄마가 없으니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엄마가 했던 말을 생각하며 주인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홀로서기를 한다. 늘 엄마를 생각하고 있어서일까. 항상 엄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엄마 냄새의 비밀을 알고 싶은 분들은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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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화만 내 단비어린이 그림책
소중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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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이다. 아빠는 정말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그런데 웃음이 난다. 아빠 뒤에 있는 아이와 강아지 때문이다. 아빠 눈을 흉내 내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맞나 보다. 아빠의 화난 표정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아빠가 웃고 있었다면 아이와 강아지도 웃고 있지 않을까. 반전이 있는 내용이다. 아빠가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아빠는 강아지 코코가 다리를 다쳤을 때, 아이가 넘어져 무릎을 다쳤을 때, 엄마가 차 사고를 냈을 때도 화를 낸다. 화가 많은 사람일까.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누군가 다치면 아픈 부위를 치료해주고 위로를 해주는 데 아빠는 화부터 낸다. 주희는 무릎이 아파서가 아니라 아빠가 무서워 운다. 화를 내는 아빠는 아이에게 공포로 다가가지 않을까. 아빠는 가족들에게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일까. 주희는 아빠를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빠를 낳아준 할머니한테도 화를 낸다. 

 

'아프면 내게 전화해야지. 왜 이장님한테 했어요?

병원에 나랑 같이 가야지. 왜 이장님하고 가셨어요?" - 본문 中에서

 

주희는 아빠와 할머니를 만나러 시골에 간다. 시골에서 본 아빠의 모습은 다르다. 할머니에게 발톱을 깎아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밤에 본 아빠는 화를 내는 아빠의 모습이 아니다. 그날 밤에 주희는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된다.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화를 내는 이유도 사람마다 다르다. '화'는 부정적인 감정이라 되도록 표출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도 화가 나는 일이 있다. 아빠가 화를 내는 이유는 단순히 감정적인 표출이 아니라 사람이 담긴 마음이라 아빠의 화가 이해된다.

 

아빠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보다 강아지 코코와 가족을 사랑하지만 표현하기 어려워 화를 내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이런 경험은 있을 것이다. 걱정되어 오히려 큰 소리를 내며 화를 내기도 한다. 가족의 사랑과 아빠의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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