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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는 사막이 필요하다 - 전세계 25개 사막을 홀로 건넌, 아킬 모저가 들려준 인생의 지혜와 감동의 기록
아킬 모저 지음, 배인섭 옮김 / 더숲 / 2013년 7월
평점 :
우리들은 여행을 가면 보통 눈에 담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볼것이 많고 우리의 눈이 쉴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리들에게 사막을 눈으로 담아오는 것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곳들이 많지만 사막을 생각해 본적은 없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사막뿐인 그 곳을 가는건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고 그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다. 그런 생각을 가진 내가 이 책을 보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전세계 25개 사막을 홀로 건넌 아킬 모저.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사람이다. 처음 여행을 시작한건 열일곱 살 때라고 한다. 6주 동안의 여름방학을 이용해 떠난 여행이 그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일수 있겠지만 우리의 아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시간들을 보낸 것이다. 열일 곱살이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을 위해 공부하느라 방학때도 학교에 나갈 것이다. 이 시기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고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모든 일들은 대학 입학 이후로 정해놓는 것이 다반사다. 그 나이에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훌쩍 여행을 떠날수 있는 환경이 조금은 부러웠다. 물론 그 나이에 꼭 여행을 해야하는것은 아니지만 다른 무엇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우리의 아이들은 그 시기에 공부와 대학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틈조차 없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열일곱 살 첫 여행 이후로 그는 중가리아 사막, 오다다흐라운 사막, 남부 사하라 사박, 고비 사막, 카이수트 사막, 시나이 사막 등 25개 사막을 혼자서 외로운 탐험을 한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폭염이라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더위는 그가 겪은 더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하라 사막은 대지의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혼자라는 것도 외로운데 더위와의 싸움에서도 이겨나가야하니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할말이 없다. 가끔은 무모할 정도로 더위, 외로움, 적막함과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누구에게나 사막은 필요하다."
이 말은 아시아 사막의 위대한 탐험가 스벤 헤딘(1865~1952)이 한 말이라고 한다. 조금은 다가가기 어려운 말이고 어려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 쉽게 갈수 없는 곳이고 떠날 용기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힘든지도 모른다.
내가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생각들을 떠올리는 곳이며, 때때로 상당히 부조리하게 변하는 인간 존재속에서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인식의 절정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곳이다. - 본문 45쪽
아킬 모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 그의 아내의 이야기도 잠시 나온다. 평범한 사람이라 그런지 이렇게 가족을 두고 혼자 여행을 다닐때 남아있는 아내의 마음을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아네 리타 모저는 몇달이고 혼자 있는데 익숙하고 위험을 무릎쓰고 여행을 하는 남편못지 않게 자신의 삶 또한 대단한 모험이라고 생각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큰 이야기 속 이렇게 작은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늘 뒤에서 묵묵히 지지하고 있기에 그는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자연 앞에서 느끼고 본 것을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사람이 사막을 탐험하고 여행을 한 내용만을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막은 그에게 또 다른 삶의 공간이다. 사막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