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삼촌이 나타났다! 단비어린이 문학
박선화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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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11>이 시작되었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며 눈길을 끄는 랩이나 래퍼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가사들이 가끔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어떤 면에서 시원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평소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못 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면에서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힙한 삼촌이 나타났다!>의 표지에 보이는 인물을 보니 떠오르는 래퍼가 있다. 다른 래퍼들과 달리 정서적인 가사를 담고 있어 가끔 듣고 있다. 그 때문인지 아직 책을 읽기 전인데 이 인물에게 호감이 간다.

 

용이의 삼촌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래퍼 '블키'이다. 동네 어르신들은 '블키'가 아니라 '봉삼'이라 부른다. 헐렁한 까만 바지, 티셔츠를 입고 눈썹에 피어싱한 모습이 탐탁지 않을 것이다. 용이의 아빠이자 블키의 형은 열심히 과수원 일을 하는데 동생은 일을 안 하고 건들거리며 노는 것처럼 보인다. 정직한 농사를 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무언가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동네 어르신들과는 달리 용이는 삼촌이 정말 멋지다, 언제가 인기가 많아져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용이는 같은 동네에 사는 천웅이와 단짝이다. 할머니들에게 여의주 이야기를 듣고 여의주를 찾으러 다닌다. 블키 삼촌이 용이의 플렉스라면 여의주는 마을의 플렉스다. 천웅이는 돈을 벌어 엄마와 아빠와 같이 살고 슈퍼 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여의주 슈퍼'라는 이름도 미리 만들었다. 두 아이는 여의주를 찾으며 나눠 갖기로 했다. 용이와 천웅이는 여의주를 찾을 수 있을까.

 

여의주를 찾는 순수한 아이들과 블키의 모습은 대조적으로 보인다. 보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꿈이나 희망은 다르지 않다. 소박한 시골 마음에 삼촌이 나타난 것만으로 화제가 된다. 어른들은 화려한 겉모습의 '블키'가 아니라 함께 살던 시절의 '봉삼'이로 기억한다.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이 있어 삼촌의 마음을 다들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용이에게는 삼촌이 플렉스이고 마을의 플렉스가 될 거라 믿는다. 우리의 플렉스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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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달팽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윤정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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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편견을 가지는 일은 없을까.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님에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반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움츠러들지 않을까. 당당함을 가지기 힘든 현실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모습을 응원한다.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기를 바란다.




동글동글한 집을 등에 얹은 달팽이들이 모여 있다.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알에서 깨어난 달팽이를 보고 모두 깜짝 놀란다. 아기 달팽이의 등에는 다른 달팽이들처럼 동글동글한 집이 없다. 아기 달팽이를 신기한 듯 쳐다보며 집이 없다며 수군거린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움츠러들지 않을까. '달팽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는데 다른 달팽이와 다른 모습이다. 아기 달팽이는 부끄러워 몸이 오그라든다.


아기 달팽이는 다른 달팽이처럼 집을 갖고 싶다. 집을 될 만한 것을 찾아 나서는 아기 달팽이. 비닐장갑은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고 플라스틱 빨대는 길어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걸려 지루하다. 반짝이는 캔 뚜껑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쏙 들어가려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 달팽이가 몸을 다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아기 달팽이가 사는 곳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에 낯이 뜨거워진다.


아기 달팽이는 힘을 내어 집을 찾아 나선다. 달팽이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태어났을 때 다른 달팽이들이 수군거리지 않았어도 이렇게 험난한 여정을 떠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모두가 가진 집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힘든 일인데 어린 몸으로 집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이다. 길을 가며 만나는 동물들마다 멋진 집을 가지고 있다. 아기 달팽이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아기 달팽이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소중한 것임에도 우리는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으로 내가 가진 소중함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을 가졌을때 우리는 당당함으로 마주하지 못한다. 아기 달팽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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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클럽 단비어린이 문학
김태호 외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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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보이는 여섯 아이는 개성이 넘쳐 보인다. 이 아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등장인물만큼이나 개성 있게 다가오는 작가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것은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 혼자 글을 쓴다면 내 마음대로 쓰겠지만 여럿이 의견을 맞춰가며 우리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고 하면 작가분들이 부담을 느낄까. 



이야기의 공간은 장미 예술 기숙학교이다. 이 학교의 '미스터리 클럽'은 평범하지 않다. 만날 장소와 시간을 퀴즈로 보낸다. 이 퀴즈를 풀지 못하면 모임 장소에 갈 수 없다. 처음으로 만나는 퀴즈를 보며 '미스터리 클럽' 아이들이 어디서 모일지 궁금하다. 이 퀴즈를 해결하느라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미스터리 클럽 멤버 다연이가 무대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교장 선생님은 우연한 사고라고 하지만 석연치 않다. 다연이는 피 묻은 손가락으로 숫자 8을 남긴다. 다연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연이가 남긴 숫자는 자신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다연이의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추리하며 중요한 것들을 알게 된다.

다연이의 일로 누군가는 후회하고 상처받는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며 오해가 풀린다. 아이들은 자신을 돌아보며 잘못들을 하나씩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친구들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멋지다. 이런 모습을 보며 어떤 이유로 다연이가 다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교장 선생님 말씀처럼 우연히 일어난 사고일까.

아이들의 심리가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진실에 가까울수록 위험함이 느껴진다. 여러 사람이 범인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 한 사람이 범인일까. 아직 범인이라 단정 짓기 어려운 일일까.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며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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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행진곡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희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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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골목길을 걷다가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소리를 계기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떤 음악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따뜻하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듣기 위해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마다 마음속에 남는 소리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기타 소리에 마음이 움직이고 노랫소리에 감동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표지를 보면 경쾌한 음악이 들리는 듯 하다. 고양이, 아이, 할머니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어떤 소리가 음악이 들리는지 책을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미소 지으며 표지를 보게 되지 않을까.

 

<고양이 행진곡>에서는 7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표제작은 따뜻하면서도 슬픈 이야기로 다가온다. 할머니에게 피아노는 사랑하는 딸과 소중한 추억을 담고 있다. 딸과 함께 할 수 없으니 그녀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피아노라도 가리고 있으려는 마음이 느껴져 조금은 슬퍼진다. 할머니와 초롱이의 인연도 눈여겨보게 된다. 모두가 외면하는 길고양이지만 할머니에게는 의미가 있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서 '초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나는 장면이다. 할머니의 피아노처럼 사람들도 추억이 담긴 물건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보며 누군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말랑말랑 자전거>에서 만나는 민우를 보며 동생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언니, 형이 입던 옷이나 물건을 물려받는 일이 많다. 새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이해된다. 손재주가 좋은 아빠를 탓해야 하는 걸까. 그랬다면 다른 친구들처럼 새 자전거를 가질 수 있었을까.

 

7편의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낀다. 미소를 짓게 하거나 슬프고 화나는 일들도 있다.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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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로 쌓은 탑 단비어린이 그림책
김이삭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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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로 탑을 쌓으면 어떻게 될까요. 표지의 할머니와 아이의 모습은 다정해 보입니다. 아이는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작은 그림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누군가를 배웅하고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잠시 동안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이들은 누구이며 어떤 일로 헤어지게 되는 것일까요.



동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상추로 쌓은 탑>은 그림이 주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들을 볼 때면 따뜻함까지 느껴집니다. 누군가 모종에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은  다정스러움이 담겨 있다는 것이 전해집니다. 다음 장을 넘기니 모종을 들고 가는 할머니 뒤로 아이들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텃밭에 정성스럽게 상추를 심습니다. 작은 잎들이 어느새 먹음직스럽게 자랐습니다. 할머니가 소쿠리에 한 장 한 장 담은 상추는 탑처럼 높게 쌓여갑니다. 가족들이 먹기에는 정말 많은 양입니다. 

 

탑처럼 높이 쌓인 상추가 담긴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할머니는 어디로 가시는 걸까요? 이 장면들이 아이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의 우리들에게는 정말 익숙한 장면입니다. 방학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는 우리들을 위해 늘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가끔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들도 있었지만 맛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해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돌아오는 할머니의 손이 가볍습니다. 소쿠리가 가벼운 만큼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았을까요.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할머니는 상추를 놓이 놓이 쌓아갑니다. 가족들도 할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림 속 책상 위에 놓은 편지는 우리들을 울컥하게 만듭니다. 편지를 보니 할머니와 아이들이 배웅했던 인물인지 알게 됩니다. 

 

힘들어도 눈앞에 놓인 상황들을 마주하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한다'라는 표현이 없지만 할머니의 가족이 서로 사랑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상추로 쌓은 탑>을 보면서 어른들은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묵묵히 자녀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의 부모님이 생각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도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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