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의 빛나는 마법 단비어린이 문학
김희정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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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우리를 설레게 한다.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단어이다. 우리의 삶에서 마법 같은 일이 얼마나 찾아올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인걸 알기에 우리는 마법 같은 일을 꿈꾸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마법 같은 일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나에게는 그런 일이 찾아왔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나의 엄마는 이나를 보육에 맡기고 갔다. 엄마에게 버림받아 보육원에 사는 것을 친구들이 알게 될까 봐 두렵다. 샛별 마녀를 만난 이나는 나무가 되게 해달라고 말한다. 생명이 있는 동물로 태어나는 것도 두렵다. 동물들도 사람들에게 버려지고 있어 슬픔을 느끼는 동물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이나의 마음을 샛별 마녀는 알고 있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나에게 엄마가 되어주겠다고 말한다. 이제 이나는 버려지지 않고 엄마와 함께 살 수 있을까. 이제는 그들에게 꽃길만 남아 있을까.

 

아동학대와 관련된 기사들을 자주 만난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현실과 무관한 내용이 아니기에 동화 속 이야기로만 끝이 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숙제를 주고 있다. 책에서 만나는 이나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생명이 있는 모습이 아니라 나무가 되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아이, 삶의 의지가 없었던 아이가 샛별 마녀를 만나면서 변화한다. 

 

신기하게도 마법으로도 해결 못 한 것들이 해결되기 시작했어요. 질투, 시기, 비방, 험담, 따돌림이 점점 사랑으로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 에필로그 中에서

 

이나가 샛별 마녀를 만난 것은 마법 같은 일이지만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결국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우리는 마법 같은 일을 꿈꾸지만 어쩌면 늘 마법 같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많은 것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제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서로에게 힘을 주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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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메밀묵 단비어린이 문학
박상재 지음, 국은오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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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도깨비'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무서운 느낌도 있지만 친근함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을 괴롭히기보다 도움을 주고 친구처럼 다가오는 도깨비들이 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도깨비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도깨비와 메밀묵>에는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야기만큼 친근한 것은 삽화이다. 삽화를 보면 따뜻함이 느껴진다. 책 속에서 만나는 도깨비는 무섭지 않고 친구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도깨비와 메밀묵'에서는 의리 있는 도깨비를 만난다. 할머니를 위해 메밀묵을 사 가는 할아버지에게 배가 고프다며 달라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생각났지만, 메밀묵을 도깨비에게 준다. 할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할머니는 도깨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할아버지는 믿지 않는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같은 양의 메밀을 심었지만, 수확은 2배이다. 이렇게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는 것이 도깨비 덕이라는 것을 안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두 번째로 만나는 '허깨비가 된 허수아비'에서는 마음 아픈 사연이 있는 도깨비를 만난다. 가을 들판에서 만날 수 있는 허수아비를 보며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움직이지 않고 종일 서서 자신의 역할을 하였지만, 가을걷이가 지나니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참새는 허수아비를 쪼아대고 논 주인인 노 씨 아저씨는 허수아비에게 발길질한다. 놀아줄 친구 하나 없는 허수아비에게는 누가 친구가 되어줄까.

 

마지막으로 만나는 '허수아비가 된 게으름쟁이'는 못된 버릇을 고쳐주는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 만석이는 무엇 하나 부러운 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청년이 될 때까지 일도 안 하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았다. 늙은 아버지는 열심히 일하는데 술과 노름으로 세월을 보낸다.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

 

옛 이야기 속 도깨비들을 만나며 웃음을 짓는다. 삶의 지혜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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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풍선 대소동 단비어린이 문학
한수언 지음 / 단비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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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 만약, 상대가 비밀을 지켜줄 것을 약속한다면 더욱 그렇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거라는 걸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어떤 사람을 보면 가벼운 느낌을 받는다.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가끔은 내 마음속 무거운 짐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처럼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를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말풍선 대소동>에서는 친구들에게 '인마'라 불리는 나루를 만날 수 있다. 기분 좋은 별명은 아니다. 나루에게 말하면 소문이 퍼지니 친구들은 나루에게 말하기를 꺼린다.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을 살짝 이야기했을 뿐이다. 웃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친구들이 이제는 나루를 피한다.

 

"인간 마이크. 너한테 말하면 소문 다 퍼져서 안 돼." - p.24

 

소문은 정말 무섭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야기가 부풀려진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우리는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사실일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어느새 우리도 그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있다. 세상의 비밀은 없다고 하지만 너무 쉽게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퍼진다.

 

나루의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말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나루에게 입이 가볍다고 말한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루는 이제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할까. 우연히 만난 비둘기들은 나루에게 기운이 없어 보인다며 '소문 씨앗'을 준다. 비둘기들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라 말한다. 이제 나루는 기분이 좋아질까.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돌아보게 한다. 재미로 던진 말이 상대에게는 재미가 아니라 상처가 될 수 있다. 내 입장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루의 상황들을 보며 어른들은 더 많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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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에 새긴 약속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장세련 지음, 윤문영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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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 것은 아니었다. <마성에 새긴 약속>에서는 사람보다 임금에게 말을 바치는 말이 더 귀했던 조선 시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은 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일해야 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취재하면서 조선 시대에 100여 개가 넘는 마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책을 보며 '마성'에 관심을 가지고 숨은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종2품 가선대부에 임한다는 교지를 받은 전유상은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감동적인 순간이 찾아오면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나 보다. 전유상도 영광스러운 순간에 지난 시절이 떠오른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자신의 곁을 지켜준 칠복 아재가 생각난다. 

이야기는 전유상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시작한다. 유상이의 집안은 할아버지가 역모에 가담했다는 누명으로 망했다. 아버지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은 유상이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유상은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많다. 아버지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들 앞에 놓인 가난으로 인해 두 사람은 이별한다. 조세를 내지 못하면 방어진 목장에 석축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겨우 여덟 살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우리가 감히 가늠할 수 있을까. 아버지를 의지하며 살았는데 헤어진다고 하니 눈물밖에 흐르지 않는다.

언젠가 돌아오실 거라는 생각에 슬픔을 버텼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 마음은 어떨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서 열흘이 걸려 울산까지 갔지만 아버지는 만날 수 없다, 성을 쌓다 죽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며 아버지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를 보기 위해 멀리까지 온 유상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울분을 참을 수 없는 유상이는 성벽에 돌을 던지고 발로 찬다. 분한 마음을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다. 아버지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감목관은 유성이의 진가를 알아본 것일까. 유성이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칠복 아재에게 일자리를 주고 관아에 딸린 작은 방에 숙소를 마련해준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유상이는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마성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아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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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칭찬받을 만해 단비어린이 문학
임서경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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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배려, 예의는 기본적이지만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없다면 혼란스럽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도 많은 것이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해>를 읽으며 우리 삶에서 기본적인 것들이 흔들리면 어떤 일들이 생각하게 된다.



 

황제이는 물리 치료사인 엄마와 희망경찰서 생활 질서계에 근무하는 아빠, 한 살 어린 동생과 살고 있다. 직업 때문일까. 아빠는 생활 질서를 강조한다. 제이는 그런 말들이 잔소리처럼 들린다. 아빠를 닮아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동생 로이가 얄밉게 느껴질 정도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배려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지 않고, 질서를 무너뜨리면 이 세상은 엉망이 되어 가거든. 그래서 법이 필요한 거고. - p.63 

친구 가현이는 '푸실 마을'이라 불리는 곳에 살고 있다. 푸실 마을에서 가현아와 놀다가 집에 돌아가는데 덥고 힘들어 걸어가기 힘들었다. 집에 가는 길에 쓰레기장에서 본 빨간 자전거를 한 번 타보니 생각보다 잘 굴러갔다. 버려진 것이나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집에까지 타고 간다. 주인이 없는 자전거니 타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쁜 일은 어깨동무하며 온다고 했던가. 제이에게도 그런 하루가 찾아온다. 학교 화장실에서 한 아이가 새치기하고 급식실에서 앞을 보지 않고 친구와 이야기하던 남자아이와 부딪혀 넘어진다. 더럽혀진 옷을 갈아있고 나갔다가 빗물이 튀겨 다시 옷이 젖는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쓰레기장에 버려진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자전거 도둑으로 오해받는다.

 

이 일로 제이가 가볍게 여겼던 기본적인 것들을 돌아보게 된다. 학교에서도 질서를 지키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행동으로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 그것을 보면서 아빠가 했던 말들은 잔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힘든 시간을 지나서일까. 아이들은 성장한다.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질서를 지키고 서로 배려한다. '어린이 안전 지킴이'에 지원한 제이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벌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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