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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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장애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어쩌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무리일지도 모른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같은 반에 장애인 친구가 있다는 것을 불편해할 수도 있다. 장애를 가진 친구를 도와주고 배려하는 일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일이 많은데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은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어떤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야 할지 모를 것이다.

 

 

<바람을 가르다>에서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낯선 모습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아직도 세상에 나오는 것이 두려워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이제는 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이기에 낯선 모습은 아니다. 아니, 두려워서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편견이 불편해 나오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장애인 친구들보다는 주변 인물들에 모습이나 행동에 눈길이 간다. 결국 그들이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용재라는 인물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대부분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과 달리 용재는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찬우에게 다가간다. 뇌병변으로 인해 행동과 말이 느린 것에 대해 농담을 하고 거리낌 없이 대한다. 이런 용재가 찬우도 싫지 않다. 도우미인 다른 친구들이나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엄마보다는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용재가 좋다.

 

"오늘 소아과 병동에 갔다가 너랑 비슷한 애를 만났는데……. 걔는 너보다 더 흔들흔들 걷고 너보다 말을 더 못해. 와, 걔 말 듣다가 속이 터지는 줄 알았다니까." - 본문 35쪽

 

용재가 찬우에게 하는 말을 보며 놀리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친구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전에 무조건 도와주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용재는 찬우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 하고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대하지 않았다. 그냥 찬우라는 친구 자체를 바라본 것이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 그런 용재를 보면서 우리들이 어떤 모습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세 편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아이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조금씩 자연스럽게 변할 거라 생각한다. 이야기보다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이 더 큰 영향을 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말하면서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일이 많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이고 나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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