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멋있다 소설의 첫 만남 1
공선옥 지음, 김정윤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펌프를 사용한 분들이라면 마중물에 대해 알 것이다. 마중물의 사전적 의미는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위에서 붓는 물'이다. 마중물이라는 단어는 펌프질을 할때만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창비에서 출간된 '소설의 첫 만남'이 그 역할을 한다. 영상매체, 게임, 웹툰 등에 익숙한 아이들의 호흡이 길지 않다. 내용이 많으면 부담감부터 갖는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한 손에 들어오는 책크기과 함께 분량이 많지 않다. 자간의 공백도 있어 이 책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다. 시각적인 관심을 가지고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게 된다.  이 시리즈가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한다.작은 관심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라면은 멋있다>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맛있다가 아니라 멋있다. 라면에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기에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평범한 가정의 민수는 남모르는 고민이 있다. 아직 학생이지만 연애를 시작한다.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전 여친에게 거절을 당한다. 그렇기에 여자 앞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이 보여지는 것이 두렵다. 책을 읽으면서 어른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살짝 마음이 아프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 연애를 하면서 벌써부터 경제적인 이유로 버림을 받고 학업보다는 알바를 해야하는 현실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절망보다는 희망을 보게 된다.

 

"세상에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으면 좋은 것이 있는 법이다." - 본문 66쪽

 

임대아파트에 살며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연주, 치킨 가게가 망해 집안이 어려워진 민수. 이들의 연애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일을 마치고 라면을 먹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연주에게 코트를 선물해주고 싶은 민수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 민수가 준 빨간 코트를 연주는 받게 될까. 현실을 투정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나 고마운 마음이 든다.

 

설레는 첫사랑의 느낌보다는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연주와 민수의 순수함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들이 위로를 받는다. 늘 먹는 라면이 지겨운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행복이다. 라면이 멋있다라고 말하는 두 친구가 더 멋있다.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연주와 민수를 보면서 공감하고 때로는 다른 친구들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아가며 이해하지 않을까. 책을 손에 잡는 것이 힘들지만 한 번 잡으면 쉽게 놓지않게 되는 책이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