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행복은 간장밥 - 그립고 그리운 법정 스님의 목소리 샘터 필사책 1
법정 지음, 샘터 편집부 엮음, 모노 그림 / 샘터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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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갓 지은 밥에 참기름이나 마가린을 넣은 후 간장으로 쓱쓱 비벼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 아니더라도 이 맛을 아는 분들이라면 종종 해 먹지 않을까. 반찬이 없어서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도 간장밥을 먹는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반찬이 놓여있지 않아도 옹기종기 모여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가끔은 이런 소소한 행복을 모르고 살기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까이에 있는 행복들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는지.

 

 

<행복한 간장밥>은 법정 스님의 글을 엮은 책이다. 그립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종교를 떠나 법정 스님의 따뜻한 이야기들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잠시 쉬게 한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 욕심인지 모를 때도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짧은 글이지만 천천히 곱씹어 보게 된다. 내가 처한 상황들과 맞물린 이야기들이 많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내용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적게 가질수록 더욱 사랑할수 있습니다.

어느 날엔가는 적게 가진 그것마저도

다 버리고 갈

우리 처지 아닌가요. - 본문 중에서

 

많이 가졌다고 해서 누군가와 나누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 실제로 주변에서 봉사를 하는 분들을 보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라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알면서도 우리들은 지금의 상황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을 하지 못한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채우려 한다.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행복을 스스로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며 살아간다. 행복이 가까이에 있음에도 늘 멀리서 찾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글씨를 쓰는 일이 많지 않다. 대부분 컴퓨터를 사용해서 글을 작성하니 막상 쓰려고 하면 힘이 든다. 법정 스님의 '손으로 쓰는 기쁨'을 읽으며 다시 펜을 들게 된다. 좋은 만년필이 아니라 아이들이 쓰던 연필이라도 무언가를 쓰고 싶어진다. 글씨를 직접 쓰게 되면 무엇이든 천천히 생각을 하지 않을까.

 

좋은 글은 마음속에 담을 뿐만 아니라 글을 쓰며 남기고 싶어 한다. 많은 분들이 필사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이 책의 내용들도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사를 하며 내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필사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필사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다. 차분히 앉아 필사를 하며 책 속에 담긴 글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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