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지 엄마 단비어린이 그림책 21
김인자 지음,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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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궁합이다. 김인자 작가와 한상언 작가의 만남이 늘 기다려진다. 그림과 글이 하나로 느껴지지 않고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두 작가의 만남은 그런 생각을 하지않게 만든다. 이 책은 두 작가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안 돼!"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닐까. 조금만 더 놀면 안 되요. TV 보고 싶어요, 늦게 자면 안 되요. 등 아이들이 말할때마다 우리들은 '되지.'라는 말 보다 '안 돼!'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부정의 의미를 가진 말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우리 생각에는 늦게 자는 것이 건강이 좋지 않고 할 일을 먼저 하고 놀기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말하지만 아이들은 잘 모를때가 있다. 어쩌면 이런 것들도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말을 한다는 것을 합리화시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안 돼 엄마가 아니라 되지 엄마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책에서 만나는 엄마는 아이가 어떤 말을 해도 '되지, 되지, 그래도 되지.'라고 말한다. 조금만 더 자겠다고 말해도, 밥을 안 먹는다고 해도, 안 씻는다고 해도 '되지'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 우리들은 웃으며 '되지'라고 말할수 있을까. 엄마가 '되지'라고 말했을때 아이들의 표정은 행복이 넘친다. 그 표정을 본다면 쉽게 안돼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안 돼!'라는 말을 하는 순간부터 아이와 엄마 모두 화가 난다.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여서일까.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지 않다. '되지' 라는 말 한마디가 힘든 것일까.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렇게 말하는 일이 많지 않다. 엄마라는 이름을 가져서일까. 읽는내내 마음이 무겁다.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즐겁지만 엄마는 미안한 마음이 큰 것이다. 이 한마디가 뭐가 어렵다고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것일까.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며 안 돼 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하고 싶은 말만 했던 것을 아닌지 반성해본다.

 

아이들은 신 나게 책을 읽는다. '되지, 되지. 그래도 되지.'를 노래처럼 흥얼거린다. 주문처럼 엄마 앞에서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먼저 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되지를 반복해서 말한다. 이 자체만으로도 즐거운가보다. 이렇게 책에서의 문장을 따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실제로 엄마가 이런 말을 해준다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안 돼 엄마가 아니라 되지 엄마가 되어주겠다고 속삭여본다. 혹시 안 돼 라는 말이 나올지 모르니 '되지, 되지, 그래도 되지.'를 마음속에 담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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